• 최종편집 2025-05-22(목)
 

심해저에 흐르는 거대 해류가 바뀌듯이 시대가 변했다. 기술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새 시대 경쟁의 본질은 첨단기술에서 질서 설계 능력으로 옮겨갔다.

 

특히 에너지 흐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피 말리는 경쟁이 시작됐다. 탄소 규범 공급망 규제 기술 표준이 이 전쟁의 신무기로 등장하고 있다.

 

화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고효율 이용 기술, 신재생에너지의 산업화를 모두 뛰어넘는 새로운 아젠다가 부상했다.

 

세계는 규범 선점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중 세계는 에너지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질서로 싸우는 시대에 들어섰다.

 

유럽은 탄소국경조정제(CBAM)를 앞세워 글로벌 무역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라는 새로운 게임 규칙을 만들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을 무기화해 첨단산업을 움켜쥐고 있다.

 

기술이 아니라, 질서로 싸우는 시대다. 기준을 세운 자가 시장을 지배하고 규범을 설계한 자가 미래를 통제한다. 국제정치의 본질은 질서를 설계하고 지키는 힘에 있다. 기술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오늘날 국가 간 경쟁은 규범 선점권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기술만을 붙들고 있다. 남이 만든 규칙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수출을 늘리려는 전략에 완고하게 집착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제는 기술 진보만으로는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기준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져도 우리는 늘 글로벌 게임판 위의 을()일 수밖에 없다. 새 시대에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과 기준, 규범을 동시에 장악할 때 비로소 완전하게 갖추게 된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언제까지 다른 이의 기준에 적응만 할 것인가?” “언제까지 추격자로 남을 것인가?”적응자는 영원히 추격자일 뿐이다. 스스로 규칙을 만드는 나라만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 개척자의 삶이 비록 피곤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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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질서’가 국가 미래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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