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9(월)
 

땅속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수소에너지가 묻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2022, 미국 지질조사국(USGS)인류가 수천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소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면서 대부분 수소가 경제적으로 채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체 많은 양이 있기 때문에 석유와 마찬가지로 전체 매장량의 10% 정도만 경제성이 있어도 1조톤 규모에 이르러 수소의 대량 사용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지층에 매장된 천연수소는 매우 드물기때문에 경제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비교적 다량의 수소 매장 층이 발견되면서 셰일층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할 수 있었듯 수소 채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매장된 수소는 석유나 가스처럼 뽑아내면 끝이 아니라 다시 지각 내에서 생성돼 빈 공간을 채울 수 있어 무한정 생산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과학자들은 20225, 옛 탄광지대인 로렌 지역에서 4,600만톤 규모의 천연수소(화이트 수소) 매장 후보지를 발견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수소 소비량은 연간 1억톤이라는 점에서 보면 그의 절반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와 알바니아 과학자들이 알바니아 광산지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천연수소 샘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알바니아 북동부 불키저 지역에 있는 이 광산은 세계 최대 크롬광산 가운데 하나로, 오피올라이트라는 암석지대에 있다. 오피올라이트는 해양 암석의 지각판이 해수면 위로 밀려 올라오면서 생성된다.

알바니아의 오피올라이트 암석지대는 수천만년 전 아프리카판이 유럽판과 충돌할 때 밀려 올라온 것으로 총 길이 3000km에 이르는 이 암석지대는 터키에서 슬로베니아까지 이어져 있다.

 

오피올라이트에는 상부 맨틀에서 유래한 철분이 풍부한 암석(감람석)이 포함돼 있어 이 암석이 고온, 고압에서 물과 반응하면 사문석이 만들어지면서 상당한 양의 수소가 발생된다. 이는 철이 물 분자로부터 산소 원자를 빼앗고 수소를 방출하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광산에서는 이미 1992년 이후 3차례나 수소가스에 의한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연구진은 광산에서 물의 흐름을 추적한 끝에 땅속 약 1km 지점에서 30크기의 물웅덩이를 발견했다. 이 물웅덩이로 뽀글뽀글 올라오는 기체를 분석한 결과, 수소 함유 비율이 84%나 되는 매우 순수한 천연수소였다고 말했다.

이 물웅덩이 하나에서 방출되는 수소만 해도 연간 11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다른 갱도와 동굴에서 채집한 기체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이 광산으로 흘러나오는 천연수소는 연간 200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이런 화이트 수소매장지는 미국, 동유럽, 러시아, 호주, 오만, 프랑스, 말리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런 백색 수소의 존재와 경제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이를 탐사하려는 벤처기업들도 늘고 있다.

호주의 스타트업인 골드하이드로젠은 202310월 호주 남부 요크반도에서 천연수소 채굴작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24년 말에는 실제 수소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하였다.

미국의 빌 게이츠가 동업자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는 콜로라도에서 수소를 탐사하고 있는 콜로마라는 기업에 9,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시추 장소 및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대호 주변, 동해안 지역 등에서 대규모 수소 매장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내추럴하이드로젠에너지사가 탐사 작업을 시작한 상태이어서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가시적 성과가 조만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이트수소 시추는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릴 수 있는 불확실한 사업이기 때문에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화이트 수소를 생산해서 상업화하려면 생산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개발이 필요하고 생산 비용이 다른 형태의 수소보다 비싸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생산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더욱이 생산과정에서도 일부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어 친환경 생산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연수소 생성경로를 3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첫째, 수소 공급원은 맨틀 상부에 널리 분포돼 있는 감람석이다. 철 성분이 풍부한 감람석이 고온에서 물과 반응해 사문석이 되는 과정에서 수소가 만들어진다. 철이 물 분자로부터 산소 원자를 빼앗고 수소를 방출한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북극해에서 아프리카 최남단을 잇는 대서양 중앙 해령에서 이 장면을 목격했다. 해저 화산이 밀집 돼 있는 중앙해령에선 지각판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맨틀 암석이 솟아오르면서 새로운 해저 지각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가운데 로스트 시티(Lost City)라는 열수분출 지역에서 해저로부터 솟는 다량의 수소를 확인했다. 이는 아이슬랜드의 지열 발전소에서도 비슷한 함량의 수소가 분출됐다.

 

둘째, 과학자들이 더 주목하는 것은 고대 대륙의 중핵부를 이루는 대륙괴(craton).

대륙괴 안에는 철분이 풍부한 암석지대, 이른바 그린스톤벨트가 있다. 먼 옛날 대륙 충돌 과정에서 압착된 해양지각의 산물이 그린스톤벨트다. 이곳에 있는 200도 이상 고온의 감람석을 비롯한 광물은 지표면에서 스며들어오는 물과 반응해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프리카 말리의 수소도 서아프리카 대륙괴의 그린스톤벨트에서 나오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우라늄, 토륨 같은 지각의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면서 지하의 물 분자를 쪼개 수소를 생성할 수도 있다.

2014년 캐나다 토론토대 바바라 셔우드 롤라 교수(지질학)네이처에 지구 수소의 80%는 사문석화 과정에서, 나머지 20%는 방사선분해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부 과학자는 지구의 핵이 수소의 공급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핵에 갇혀 있는 수소가 수천km의 암석을 거쳐 지표면까지 올라올 수 있다고 보지만 아직 까지는 가설일 뿐이다.

 

셋째, 미국 지질조사국은 동부해안의 해저 10km 깊이 맨틀 암석층과, 미네소타에서 캔자스에 이르는 중서부 일대의 맨틀 암석층을 수소 저장소로 보고 있다.

휴스턴의 셈비타 팩토리란 회사는 버려진 유전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수소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 말리에선 30개 유정을 시추한 결과 적어도 500만톤이 땅속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이드로마는 천연수소가 서아프리카지역에 번영을 가져다 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

 

이처럼 프랑스에 대규모 수소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연구자들은 해당 지질구조와 유사한 미국, 호주, 스페인, 독일, 코소보, 핀란드, 스웨덴, 폴란드,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의 수소 매장 가능성을 타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47일 전국 5개 지점에서 천연수소 부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는 국내 최초로 지하에 부존된 수소를 탐사하기 위해 2023년부터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전국 5개 지점에서 천연수소 측정장치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수소 발생을 확인, 정밀분석 중이며 지하에 부존된 석유를 개발하는 기술을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청정에너지원 확보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정확하고 안정적인 수소가스의 측정과 장기간 모니터링을 위한 천연수소 탐침장치를 개발해 328일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은 토양에 장치를 삽입해 지하에서 발생하는 기체수소를 측정하는 것으로 별도의 필터 및 배수 시스템을 이용해 토양 수소 측정에 가장 큰 제약 요인인 물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 한다. 그렇지만 천연수소에 관한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어떻게 생성되고 이동해서 축적되는지,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평균 생성량은 얼마나 되는지, 탐사·개발·생산 비용이 얼마일지, 탈탄소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부족해서 풍부한 수소를 대체 에너지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수소 에너지가 실제로 활용되기까지는 많은 기술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하고 많은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고 있어 2050 탄소중립에 활용하기에 많은 장애요인을 안고 있다.

그런데 땅속에서 많은 수소가 저장되어 있고 이를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또 다른 탄소중립의 대체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해 본다.

 

 

태그
첨부파일 다운로드
정책분석-1.jpg (9.1K)
다운로드

전체댓글 0

  • 69199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땅속에 묻힌 화이트 수소를 과연 활용할 수 있을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