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02(금)
 

서해가 저수온 탓에 텅 비었다. 먼 바다에서 지내다 수온이 오르면 연근해로 돌아오는 꽃게 등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보령시에서 50년 넘게 꽃게 조업을 해온 김상태 연안어업연합회장은 지금쯤이면 배에서 재는 수온이 23~25도는 돼야 하는데, 아직 20도를 못 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해에는 '청수'(연근해 바닥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냉수)15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보통 5일 정도 나타나다 사라지는데, 냉수가 바다에 머물자 보리숭어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어민들이 입을 모았다. 성어기인 4월 중순에도 꽃게, 숭어, 갑오징어 등 연근해 특산 어종이 잡히지 않는 이유다.

 

위판 실적도 급감했다. 지난해 3월 넷째 주 위판된 꽃게의 양은 441(t)이었는데, 올해는 76t으로 급감했다. 도매 가격은 두 배 뛰었다. 연안어업 충남지회장 충남 바다는 남북 어종이 교차하는 황금어장으로 불리는데, 지금 10분의 1은커녕 30분의 1 정도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충남 보령시 대천항 신흑수협위판장. 오후 1시에는 꽉 차있어야 할 위판장 수조가 텅텅 비어있다. 정은혜 기자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은 평년보다 0.5~1도가량 낮다. 위성 등을 통해 관측한 결과 지난 2월 말에 평년보다 1~1.5도 내려간 뒤 올봄 내내 1도가량 낮은 상태다.

 

수산과학원의 정래홍 기후변화연구과장은 저수온은 4월 중순까지 나타난 늦추위와 우리나라 해역을 지나는 황해난류와 대마난류 세력이 약해진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해난류와 대마난류는 구로시오(黑潮) 해류에서 파생돼 각각 서해와 남해·동해에 열을 수송한다. 수산과학원은 최근 5년 동안 황해난류와 대마난류의 세기가 평년보다 강했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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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시달리던 바다, 올해는 저수온에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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