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18(금)
 

요즈음 쌀 한 가마니 가격이 22만원을 돌파해 지난 5년 간의 평균 가격보다 35.4%, 1년 전보다는 17.1% 뛰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지속적인 쌀값 안정화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2020년에는 양곡관리 수급안정 대책이 도입돼 매년 10월 15일까지 수급안정대책 수립·공공비축미 매입·판매기준 마련 등이 제도화 되었고 지난해 12월 27일엔 ‘공익형증진직불법’을 제정하여 관련 예산 2조4,000억원을 반영하여 직불제 개편의 수순이 진행됐다.

 

사실 지난 10년 전 쌀 한 가마니(80kg)의 가격은 17만 원이어서 그 동안 농민들은 낮은 쌀값으로 생존권을 부르짖으면서 투쟁해야 될 입장이었다. “현행 쌀값으로는 생산비조차도 보전되지 않으니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느냐”며 거리로 나와 시위를 했다.

 

전국농업연맹은 “쌀값 하락의 주된 원인은 쌀 과잉생산이 아니라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되는 42만 톤의 저가 수입쌀이 주된 원인이다”라고 성토하고 있다. “쌀을 수입하기 위해 식량 주권을 팔아먹겠다”는 정부의 농정정책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면서 강력한 저항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위기는 근대화 농업의 위기와 세계화 농업의 위기가 겹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근대화 농업의 위기는 1980년대까지 진행된 압축된 근대화의 결과물이다.

 

농업 근대화 작업은 수확량을 늘리는 생산주의 패러다임에 입각하여 식량증산을 위하여 대량의 화학비료와 농약, 제초제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농기계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농업방식을 도입하여 20세기 미국의 산업적 농업방식을 모방하였다. 이는 결국 환경오염원인이 되어 수질오염, 토양오염을 심화시키는 꼴이 되었으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었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한 값싼 농산물을 수입하여 식생활을 의존하게 됨에 따라서 농촌을 황폐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곡류 자급률이 23%까지 낮아져 거의 모든 식생활을 해외에 의존하는 꼴이 되고 있다. 이런 먹거리의 위기는 기후변화로 식량생산이 감소되어 식품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없게 되었고 유전자 조작, 광우병, 조류 독감 등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낮은 식량 자급률로 세계적인 식량부족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화학농업의 결과 국민건강을 보호할 수 없게 되었다. 더욱이 유전자 조작 등에 의한 옥수수 등을 수입하여 사료로 활용하고 있어 식품안전성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게 한다. 이렇게 농업의 생산기반이 취약하고 농촌의 고령화현상으로 농촌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져 더 이상 지속가능한 농촌으로 되살릴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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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9월 30일, 정부는 쌀 관세율을 513%로 확정하여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하였다. 농림부는 수입 쌀이 국내 쌀보다 2~ 3배 높기 때문에 관세율을 513%로 적용하면 국내쌀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5%의 관세율로 매년 약 42만 톤에 달하는 해외 쌀이 의무적으로 수입되고 있어, 국내 쌀의 3분의 1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 농민들은 쌀값을 제대로 받고 매매할 수 없는 지경이다.

 

사실 2011년 7월, 정부는 세계 식량위기에 대응하여 식량자급률을 2020년까지 약 32%로 높이겠다는 ‘안정적인 식량 생산을 위한 장기 계획’을 발표하였다. 여기에 해외조달 33%를 포함하여, 2020년까지 약 65% 수준의 안정적인 식량확보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해외조달의 경우 한편으로는 해외농업개발을 통해 2018년까지 약 138만 톤을 확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는 국제조달체계를 통해 2015년까지 약 400만 톤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식량안보 문제는 재정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권말기인 2017년 이후로 미뤘다가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우리나라는 식량안보체제 구축을 지상과제로 삼고 식량안보법을 제정하고 식량주권을 되살려 나가는 곡물자급률 100%를 목표로 삼아 실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2016년 기준 전체 농가의 57%가 쌀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전체 농업소득의 25.3%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쌀 이외의 밭 농작물은 밀, 보리, 콩, 잡곡, 고구마 등이 있으나 자급률이 낮아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이에 식량 자급률 6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밀, 보리, 콩, 잡곡, 고구마 등에 대한 경작면적을 넓히고 해외곡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그간의 정부주도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민간 중심의 해외 곡물사업 진출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된다. 그런데 정부는 그간 재정부담을 이유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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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지난 40년간 경지면적은 28%나 감소되었고 농업인구는 84%나 감소하여 곡물생산량은 오히려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곡물 수입량이 4배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와 민간이 이러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식량위기에 취약성을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농민단체에서는 ‘경지이용률 제고, 생산성 증대기술, 쌀 타용도 개발,생산비 절감 등 생산력 기계화 기술개발’ 등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농촌 경제가 피폐화되고 농촌고령화가 급진전되면서 아무런 정책도 효력을 발휘할 수 없는 지경이다. 그래서 일부 지방정부는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 만들기’라는 귀농정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9월, 유엔에서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될 17가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설정하였다. 그중에 첫째는 가난퇴치이고 둘째는 기아 근절로 무엇보다도 식량문제를 해결해야만 인류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다고 선언하였다. 그런데 세계인구 78억 중 10억 이상이 이미 굶주림을 면하지 못할 만큼 식량부족 상태는 심각하다.

 

더욱이 국제 곡물시장은 풍부해진 미국 달러의 유동성으로 투기세력들이 곡물선물시장에 유입되어 곡물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밀, 대두와 같은 곡물 선물에 대한 투기성 순매수 포지션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수많은 투기 거래자들은 향후 곡물가격의 상승을 예상하고 식량위기를 유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식량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더욱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재해와 전염병 확산 등으로 식량부족이 심화되면서 식량위기로 치닫고 있어 세계 각국들은 자국의 식량안보에만 전념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농축물 수출국인 미국도 이미 식량안보법을 입법화되어 식량위기를 대처하고 있으며 EU 소속의 28개국들은 공동농업정책(CAP)을 펼치며 식량자급률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도 해외 농업을 통한 식량자급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스위스 헌법 104조(농업)에는 “정부차원에서 농업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고, 국민에 대한 공급안보, 천연자원의 보존 및 향토경관의 유지, 인구의 지역분산에 기여하도록 해야 된다”고 식량안보를 헌법조항에 명시하여 국가의 당연한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세계 각국들은 농업을 국가가 육성시켜 나가야 될 주요산업으로 인식하고 공익적인 가치를 헌법과 법률에 담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하여 적정한 농업 생산기반 수준을 마련하고 식량주권을 지켜나가도록 하는 ‘식량 안보법’을 제정해야 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식량안보란 온 국민에게 양질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중장기 식량생산계획을 수립하여 추진되어야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맛있고 몸에 좋으며 환경친화적인 곡물 생산기반을 마련하여 식량생산기반을 마련해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식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식량공급체제에서 식량안보를 지켜 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농촌경제를 되살려 식량안보도 지켜 낼 수 있으면서 국민들에게 양질의 식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체제로 전환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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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촌 살리기운동’을 전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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