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감축과 자원으로 활용되는 CCUS사업은?
탄소는 단순하게 쓰레기가 아니라 이를 재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산업군을 일구어 낼 수 있어 당진시는 탄소 재활용 기술도입에 매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세계 각국에서는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중단내지 감축시켜 나가기 위해서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래서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폐기물로 인식하고 이를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산화탄소가 쓰레기가 아니라 소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자원으로 인식되면서 각종 기술이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새로운 탄소저감기술로 각광 받을 뿐 아니라 탄소를 활용한 각종 자원이나 제품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는 기껏해야 드라이아이스나 탄산음료의 원료로 사용하는 정도이었다.
최근 CCUS(이산화탄소 포집 및 재활용)기술이 본격화 되면서 환경문제을 해결해 나가는 방안이 되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실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되는 화력발전이나 제철소 등에서는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려는 CCS기술은 오래 전부터 개발되어 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복스(Vox)’에서는 최근 CCUS가 2030년까지 약 1조 달러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시킬 수 있는 ‘유망한 산업군’ 라고 특집 기사를 게재하였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서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2050년까지 전체 저감량의 약 19%를 CCUS기술이 담당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CUS기술이란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에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며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메탄에서 추출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 경제성을 그나마 확보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경우 탄소는 필수적으로 발생하게 되므로 CCUS 기술은 불가피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실 지구생태계는 이미 수천만 년 동안 광합성을 통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포도당을 만드는 탄소 사이클이 존재해왔다. 만일 이런 원리를 통하여 탄소를 활용한다면 자연스럽게 화석연료로 배출된 탄소를 감축시켜 나갈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학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 후 미국 에너지부(DOE)는 탄소자원화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채택, 지금까지 100여 개 이상의 탄소자원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중에서 핵심기술은 오일회수증진(EOR) 기술로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이밖에도 석유화학, 시멘트 및 발전부문의 대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들도 추진중에 있다.
유럽에서도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기술의 일환으로 CCUS(탄소포집 활용 및 저장 기술)개발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특히 독일의 경우에는 2013년, 바이엘은 화력발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세계 최초로 고품질 폴리우레탄 폼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2015년부터 독일 도르마겐 지역에 수천 톤의 폴리우레탄 폼생산 공장을 건설하여 이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탄소를 저장하는 경우 안전한 저장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즉 지하 약 1,000m 깊이의 대염수층 및 석유/가스층, 석탄층 등을 찾아내어 저장고로 이용해야 하고 주변 지역주민들이 절대반대에 부닥쳐 추진하기에 한계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포집된 탄소를 활용하여 자원이나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 널리 개발되어 CCU가 이산화탄소를 감축시켜 나가는 주요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 화학연구소에서 펴낸 ‘2020 이산화탄소전환(CCU)기술백서’에서 “CCU는 화력발전, 제철소, 시멘트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다음 압축, 수송과정을 거쳐서 지하 또는 해저에 저장하거나 부가가치 높은 탄수화합물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포집, 저장하는 기술인 CCS와 포집, 재활용하는 기술인 CCU로 구분할 수 있다.
CCU기술은 크게 이산화탄소를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으로 전환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비전환 직접 활용기술과 이산화탄소를 다양하게 유용한 제품으로 바꾸는 전환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비전환 직접 활용분야는 작물수확량 향상(온실, 해조류, 요소, 비료), 용제활용(석유회수 증진, 카페인 제거, 드라이클리닝), 냉방이나 냉장을 위한 열전달 유체, 식음료 생산, 용접, 의료 등을 들 수 있다.
전환활용분야는 메탄, 메탄올, 메틸렌, 개미산과 같은 유기산 등 다양한 플랫폼 화학물질(중간체), 건축자재(골재, 시멘트, 콘크리트) 등을 들 수 있다.
2019년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이산화탄소제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2억3천만톤에 달한다고 밝혔고 가장 큰 시장은 비료산업으로 연간 130만톤, 다음에는 석유회수 증진분야에 70 -80만톤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대기 중의 산소나 수소와는 달리 이산화탄소나 메탄의 경우 열(적외선 파장)을 복사하여 방출하기 때문에 대기 온도를 상승시킨다.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인류가 경제활동을 통해 배출한 탄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많은 기업과 연구소들이 CCUS 연구를 진행해왔다.
최근까지 탄소를 재활용하는 기술개발에 대한 방향을 살펴보면 앞으로 탄소를 활용하는 기술개발분야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첫째, 바이오 연료로 전환
이산화탄소를 생물학적으로 고정하거나 인공광합성 과정을 통해 연료로 전환하는 분야는 CCU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분야이다. 즉 실효성있는 생물학적 고정으로는 이산화탄소 흡수와 생장이 빠른 클로렐라, 플랑크톤 등 미세 조류를 활용해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방안이다. 즉 미세조류를 활용할 경우 배출가스에서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바닷물, 폐수 등 거의 모든 물을 활용할 수 있으며, 재배 주기가 약 하루로 짧다.
현재 미세조류 1톤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1.8톤에 달하나, 전체 가치사슬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안시 바이오매스 1톤당 이산화탄소 순감축량은 0.5톤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순감축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생산능력이 높은 미세 조류 균주 개발, 필요 부지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광생물 반응기 등 혁신적 조류 재배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화학 제품의 원료로 활용
현재 대부분의 화학 제품들은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따라서 탄소를 화학 제품의 원료로 활용할 경우 배출 저감효과는 물론 원료 사용도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카보네이트(Carbonate) 계열은 탄소의 구조와 거의 유사해 그대로 탄소를 삽입,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기존 공정에 활용될 수 있으며 폐수 및 부산물 발생도 거의 없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2차 전지와 연료전지용 전해질 물질로 사용되거나 단열재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전구체로 사용될 수 있다. 더욱이 LCD 제조 공정에서 세척제나 대표적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의 원료로도 이용될 수 있어 높은 부가가치의 창출이 기대된다.
셋째, 광물탄산화를 통해 건축 자재 생산
바다 속 산호, 조개가 이산화탄소를 포착해 석회석 등의 광물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흉내 낸 광물탄산화 기술은 널리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키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철강생산량은 7,100만톤으로 세계 5위의 철강생산국이다. 이에 따라 발생되고 있는 슬래그의 양은 약 2천만톤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슬래그에는 칼슘 및 마그네슘과 같은 알칼리 금속이 약 20-40 wt.% 함유되어 있다.
이의 추출방법을 최적화 및 저비용의 공정기술이 확립된다면 이산화탄소 저감 물질로서 활용될 수 있다. 즉 슬래그로부터 400만톤/년 CO2를 저감 할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약 800만 톤의 부가적인 탄산화물질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은 건축자재 및 자연산 석회석 시장의 대체는 물론 환경보호와 새로운 산업 창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광물탄산화 방식은 용광로나 화력발전소 설비에 접목시켜 슬래그나 석탄재 등의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기존 시멘트 생산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또한 생체모방적 이산화탄소 전환 방식을 통해 건축 자재를 생산할 수도 있다.
CCU의 기술은 수소화 전략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수소에너지 수요는 2015년에 비해 약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7%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경제를 크게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레이(Grey) 수소, 블루(Blue) 수소, 그린(Green) 수소이다.
그레이 수소는 기존의 화력발전소 또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 즉 부생 수소와 천연가스 개질 등을 말한다.
블루수소는 그레이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CCU 기술을 활용하여 탄소배출을 줄이고 수소만 걸러낸 것을 일컫는다.
마지막으로 그린 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수전하여 생산된 수소로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공정을 말한다, 그런데 그레이 수소에서 그린 수소로 넘어가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 또한 단계적으로 봤을 때 블루수소 경제를 거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대신 화석연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산업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에쓰오일 같은 경우는 수소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부생 가스를 공급하고, 동광화학은 CCU로 부생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정제해 산업 및 식품용 액화탄산과 드라이아이스를 생산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산업군은 에너지 및 석유화학과 정유 회사들이다. 특히 쉘, 셰브론, BP, 엑손모빌 등의 기업은 지하 퇴적층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함으로써 원유 펌프질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석유회수증진 방안을 택하고 있다. 다만 이를 통해 감축된 탄소배출량은 단순히 석유를 더 많이 증산하려는 것이라는 ‘그린 워싱’의 질타가 존재하여 아직까지는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탄소 포집에 사용되는 투자금과 해당 기술로 상쇄된 탄소배출량을 고려하면 오히려 탄소배출권 도입과 탄소 자원화를 위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 및 제도적 체계 조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탄소 포집과 정제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과 결합해 탄산칼슘을 제조하는것에서 더 나아가 메탄올도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CCU설비를 공장 굴뚝에 설치하여 탄소를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의 생산 원료로 사용하거나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으로 만들어인근 중소 화학사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충남 보령에 연간 25만톤의 블루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 생산기지 건설을 위해 2조 5,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2025년 중반 즈음에 수소 생산 및 판매까지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 공정은 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원과 환원제가 존재하는 산업으로, 탄소자원화에 매우 적합한 업종이다. 철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석탄과 환원 반응을 일으키는 제선 공정에서 탄소가 주로 배출된다.
독일의 티센크루프는 이산화탄소를 탄소로 전환하는 ‘탄소에서 화학물질 (Carbon2Chem)’과 석탄을 그린 수소로 대체 환원하는 ‘수소 도로’를 시도하고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암모니아, 메탄올, 고분자, 알코올 등과 같은 화학 물질로 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웨덴의 싸브와 유럽 1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 또한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적용한 공장을 이미 신설하였다. 특히 싸브의 경우, 2026년에 세계 최초로 석탄 등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 ‘그린 스틸’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포스코는 수소 사업 진출 선언에 이어 산업가스·수소사업부 및탄소중립 제철기술 개발 조직인 저탄소 공정연구 그룹을 신설하였다.
한편, 미세조류를 활용한 기관 중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열병합발전소 배기가스를 활용한 미세조류 광배양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이 개발될 경우, 발전소에서 내뿜는 배기가스를 30% 가량 감축하고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의약품, 건강식품, 화장품, 사료로 이용되는 항산화물질인 아스타잔틴의 순도 80% 이상 추출도 가능해 보인다.
이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활발한 활동도 눈 여겨 볼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캐나다의 카본엔지니어링과 미국의 글로벌서모스탯, 그리고 스위스의 클라임웍스 등이다.
카본엔지니어링은 흡입기를 이용해 공기를 빨아들이고, 수산화포타슘 용액으로 이산화탄소를 분리한다. 글로벌서모스탯은 다공성 세라믹 소재를 이용해 표면적을 최대한으로 넓히고 아민 기반 흡착제를 결합시켜 스펀지처럼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데, 이는 자동차의 촉매변환장치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고 한다.
클라임웍스는 흡입기로 공기를 빨아들인 뒤, 흡착제 성분이 들어간 필터로 이산화탄소만을 포집한다. 이 회사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비닐하우스에 제공해 작물을 잘 자라도록 돕거나 코카콜라 스위스에 공급하여 탄산음료를 제조하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클라임웍스는 카브픽스와 온파워등의 기업과 함께 아이슬란드에 최대 규모인 ‘오르카(Orca) 프로젝트’ 또한 수행하고 있다. 클라임웍스의 기술로 걸러낸 순도 높은 이산화탄소를 카브픽스가 2년 안에 탄산염 광물로 바꾸고 광물화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는 온파워가 지열에너지로 공급하는 삼각 협력모델을 구축하여 진행하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 탄소를 그대로 사용하는 기업으로는 노바셈이 있다. 이 기업은 최근 포틀랜드 시멘트 1톤을 대체할 때마다 공기 속에서 0.75톤의 이산화탄소를 마그네슘 규산염을 사용해 영구히 붙잡아 고정하는 ‘녹색 시멘트’ 개발에 나섰다.
시멘트산업에서의 탄소 저감이 중요한 이유는 원료인 석회석을 1,500°C의 고온으로 가열하는 데 연료가 많이 드는 데다, 원료 속 탄산칼슘을 가열해 생석회로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기업으로는 미국의 란자테크가 있는데 실제로 버진애틀랜틱항공과 협력하여 탄소포집 활용 방법으로 추출된 지속가능항공연료( SAF)인 에탄올을 생성하여 2018년에 보잉747을 운행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와 같이 탄소는 단순하게 폐기되어야 할 쓰레기가 아니라 이를 재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산업군을 일구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당진시는 탄소 재활용 기술을 도입하여 새로운 산업군을 일구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