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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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 사이언스 창간 8주년 기념 포럼을 지켜보고 나서
    지난 5월 9일 2시,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목련홀에서 과학저널 노벨사이언스 창간 8주년 기념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날 포럼 주제는 ‘노벨평화상 탄생과 과학기술문화 저변확대’로 우리나라 전반에 걸친 과학기술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시니어 과학기술인이 중심이 되어 이뤄졌다. 특히 일본은 29명이 노벨상을 수상 하였고 이중 노벨과학상은 25명이나 되고 중국에서도 노벨상을 12명이 받았는데 이중 노벨과학상은 9명이나 된다. 그런데도 한국은 10대 경제대국이라면서 단 한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다는 것을 사실상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걱정하는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의 방안이 제시되었다. 사실 과학저널지 노벨사이언스가 10년전 이런 생각으로 창간해서 2달에 한번씩 과학지를 발간하면서 올해로 8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스웨덴 노벨상 위원회는 매년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6개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노벨상은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학 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6개 부문에서 시상하고 있다. 특히 노벨과학상은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학 의학상 3개 부문이나 되고 있고 이는 국가의 기술수준을 결성짓는 지표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고 노벨과학상에는 단 한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였다. 이는 오랜 시간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는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응용과학에만 집중적인 투자를 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벨과학상을 받을 수 있는 토양과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이에 과학저널지 노벨사이언스가 나서서 매년 노벨과학상 수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여 혁신적인 연구환경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연구실적들을 널리 세계적으로 알려 노벨과학자 수상대상자로 스웨덴 노벨상위원회에 추천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일들을 과학저널지 노벨사이언스는 지난 8년간 묵묵히 수행해 오고 있다. 일본에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레오 에사키는 노벨상을 받는 방법에 대한 5가지 원칙을 내세웠다. 첫째, 경험에 얽매이지 말라, 대부분 과학자들은 30대의 업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젊었을 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한 사람들이 노벨상을 받는다. 둘째, 권위에 의존하지 말라 노벨수상자의 제자들이 노벨상을 받기 어렵다.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특유의 창의력을 발휘해야 수상자가 될 수 있다. 셋째, 불필요한 것에 매달리지 말자 자기 분야에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부문만을 집약해서 몰두해야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 넷째, 도전하라. 경쟁을 피하지 말고 자신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상대방의 이의제기를 수용해야 한다. 다섯째,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호기심을 잃게 되면 중도에 포기하기 쉽다. 호기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몰두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런 노벨과학상 수상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하루 이틀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20, 30년간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과학저널지 노벨 사이언스는 매년 노벨과학상 수상 대장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연구실적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일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8주년을 맞이한 2024년 노벨과학상 수상대상자 다음 4명을 선정하여 이들의 연구실적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한다. - RNA와 유전자 조절연구로 RNA 분야를 개척한 서울대학 석좌교수 김빛내리 - 반도체의 소자공정 핵심원천기술 확보에 크게 기여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사업단 단장 김형준 - 플라즈마 바이오의과학의 신융합과학을 개척한 광운대학교 최은하 교수 - 최첨단 원자력 현미경개발과 기술분야를 육성한 조상준 (주) 파크시스템스 전무 김빛내리 교수는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 2004년부터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로 근무하면서 RNA와 유전자 조절을 연구하고 있다. 전령 RNA의 분해를 막는 ’혼합꼬리‘를 발견(2018, Science)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의 원인인 SARS -COV-2의 RNA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2020, Cell)하는 등 독보적인 성과를 창출한 RNA분야에 세계적인 석학교수이다. 때마침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에 유행함으로써 김빛내리 교수의 연구실적을 기반으로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어 2022년 한해에만 6천만명의 생명을 구제하게 되었다. 이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세계적 권위 있는 학술원(미국 국립과학원, 왕림학회)에서 모두 회원으로 선정되어 한국인으로서 가장 유력한 노벨과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가 개발한 RNA는 인간 몸에는 유전자 발현 조절자 역할을 하는 miRNA로서 수백 종에 이른다. miRNA가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재료 물질인 기다란 miRNA 전구체가 '드로셔 단백질'과 다이서 단백질에 의해 순차적으로 절단되는 과정을 통해 miRNA가 생성된다. miRNA 생성에 관여하는 드로셔 단백질과 다이서 단백질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내 miRNA 전구체가 어떻게 절단되는지를 규명하여 유전자 발현과 관련된 생명현상과 질병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는 염기서열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대신 백만 개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병렬 분석법'도 개발하여 활용하였기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다재다능한 RNA는 코로나 백신으로 활용되었을 뿐 아니라 암 백신, 단백질 치료인 인슐린, 각종 유전자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어 세계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데 새로운 기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독성물질로 되어 있는 약품을 통하여 각종 질병으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이젠 이런 독성물질이 RNA를 통하여 각종 치료제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기존 백신은 독성을 약화시켜 항체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많은 비용과 5년이상 개발 기간이 요구되었다. 그런데 이번 개발된 백신은 RNA유전자를 활용한 결과 많은 비용절감은 물론 백신개발에 단 1년 이내에 단축시키는 획기적인 유전자의 혁명을 일어날 수 있었다. 앞으로 생명공학이 세계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김형준 단장은 미국 노스캐롤리나 주립대학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한 후 1986년부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서 반도체 소자와 공정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실로콘 반도체 소재에 활용되는 고유전율 및 저유전율 박막을 연구하고 차세대 메모리인 RERAM 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디. 그리고 2022년부터는 과기부와 산자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 핵심원천기술확보를 위해 차세대지능형 반도체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는 3%의 저조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술력의 취약성을 안고 있다. 그렇지만 시스템반도체를 대표하는 CPU, GPU, AP, CIS 이미지센서 등에는 이미 강력한 선두주자들인 인텔, 엔비디아, 퀄컴, 소니 등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기술력을 강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이다. 로봇이 일반화되면서 지능형 반도체가 미래 반도체 시장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어서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은 초저전력·고성능의 신소자 및 인공지능반도체 원천기술 개발, 상용화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지능형 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각오이다. 또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새로운 먹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인공지능반도체인 NPU 분야에 국가 기술 역량을 집중하면 미래 반도체 경쟁력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 분야는 기술의 원천성과 혁신성이 높고, 시장에서의 선점 경쟁이 치열한 만큼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반도체는 이미 자동차, 스마트가전, 첨단기계·로봇, 실감 미디어, 스마트시티, 빅데이터·모바일, 에너지, 바이오 등 주요 산업의 핵심부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은하 광운대학 교수는 KAIS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광운대학 전자비아오물 과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저온 대기압 프라즈마 바이오 과학분야의 전문과학자로 플리즈마 바이오 의과학의 신융합 과학을 개척하였다. 플라즈마 기술은 항공우주, 생물학, 의료기술, 환경공학, 농식품, 대체에너지 등 다양한 활용처를 가진 기술로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친환경 가술이다. 2022년 설립한 플라시드는 농업, 축산업, 수산업, 건강기능성 음료, 식품, 생활건강 등 다방면에 적용되는 농산물 분야에서 친환경 플라즈마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대기압 플라즈마 방생 장치로 이를 이용하여 NO활성종(일산화 질소)를 발생시키는 장치이다. 물속이 아닌 기상상태에서 대기압 방전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방전 전압을 낮추고 낮은 에너지의 자전력, 고효율 구동이 가능한 절전형 친환경 기술이다. 더욱이 농작물의 발아부터 재배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상호 호르몬 분비를 증강시키고 미생물을 살균 제거하는 효과까지 입증되어 농촌경제 진흥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을 더욱 촉진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에 플라사드는 플라즈마 팜의 화학물질 제거, 토양 및 지하수 오염물을 감소시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조상준 파크시스템스 전무는 원자 현미경이라는 나노기술을 연구하는 장비를 제적하는 파크시스템스의 연구센터를 이끌어 나가는 주역이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을 세계 최초 개발하는 박상일 대표가 이끄는 회사로서 세계 최고의 나노기술력을 뒷받침하는 장치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파크시스템스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 신소재,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노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로써 세계 유수의 반도체 업체의 90% 이상은 물론 하버드, 스탠퍼드, 버클리 등 대학연구소의 연구장치를 제공하고 있다. 조상준 전무는 1998년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뇌에서의 호르몬 조절기전의 연구로 신경과학 박사를 취득한 후 웨인 주립댈학 의과대학에서 분자 및 세포 수준에서 물질분배 및 전달기전을 원자력 현미경(AFM)으로 연구하면서 파크시스템스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파크시스템스에서 주사탐침현미경(SPM)의 일종으로 미세한 탐침을 시료 표면에 근접하거나 접촉할 때 탐침과 표면 간에 작용하는 상호 작용력을 측정함으로써 시료 표면의 이미지를 얻는 고해상도 표면 측정 장비를 개발하였다. 지난 15년간 파크시스템스 연구센터를 이끌어오면서 세계 최고의 원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최고의 원자현미경을 발판으로 나노계측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발휘하여 세계 나노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이 과학저널지 노벨사이언스는 오직 우리나라에 노벨 과학상 수장자가 나올 수 있는 토양과 여건을 조성하여 한국을 세계적인 과학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벨과학상 수장대상자를 선발하고 그들의 연구실적이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일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고 세계적인 과하기술력을 만들어 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한국의 기초과학의 중흥을 위해서 과학저널지 노벨사이언스의 노력을 한층 더 강화시켜 나갈 것을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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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나루의 아침
    2024-05-13
  • 취임 2년을 맞이한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나서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보고와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이에 국내 각종 주류 언론들은 일제히 총선 민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했으며 종전 입장만 되풀이하는 내용들이어서 절망스럽다는 비난이 쏟아냈다. 그리고 70여분 간 기자회견을 지켜본 국민들은 “한심하다”, “복장 터진다” “이런 기자회견은 무엇하러 하나” 등과 같은 실시간 댓글이 쏟아졌다.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도 틀렸고 태도도 틀렸다고 채점했다. 그런데 오답을 써 놓고 정답이라고 우기는 기자회견이 아니길 바란다.”며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전면 수용과함께 채상병 특검법 전면 수용을 약속해달라는 2가지 약속만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사건의 빌미가 되었던 윗분이라는 녹취록은 사실상 위례신도시라는 말을 윗분이라고 조작했다.”고 실토함으로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조작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관련 수사에서 장시호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담당 검사의 위증교사 사실이 밝혀져 특수통 검사들의 수난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레임덕이 본격화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앞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9일 대통령 기자회견은 약 20분간 대통령의 국민보고로 시작되었다. 여기에서 “민생의 어려움이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국정 방향은 올바르고 그 동안 많은 발전을 해왔고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지난 날의 잘못에 대한 사과하지 않은 채 이대로 3년간 국정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결국 민주당이 총선에서 내세운 윤석열 심판과 이채양명주(이태원, 채상병,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주가조작 등 특검)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무시해버린 것이다. 오히려 대통령실에 민정수석실을 신설, 검찰인사권을 장악하고 보다 검찰력을 강화하여 현행 그대로 유지 시키기 위해서 검찰력에 강화에 초점을 맞춘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속셈을 내보이고 있다. 기자회견에서는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과 의료 개혁, 물가 상승 및 저출생 관련 정책, 한미일 동맹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었다. 그런데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질문에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며 국민에게 처음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부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의견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추후 수사에 영향을 미치거나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책임 회피성 답변만 내세웠다. 다만 새로운 정책으로 내놓은 것은 유일하게 저출생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사회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었다. 정치란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카타르시스란 마음속에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심리 요법이라고 할 것이다, 이는 곧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말 한마디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말에는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있어야 국민들이 용서하고픈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피란 진정성에서 나오는 말이어야 하고 땀으로 노력의 대가로 얻어낼 수 있는 일이어야 하며 눈물이란 상대방에게 배려하는 여유를 가져야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없다는 국민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오만과 독선만 내보이고 있으니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국정운영을 운영하겠다면 구태여 기자회견을 하여 국민들의 심정을 뒤틀리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통하여 오만과 독선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니 국민들의 염장을 저질러 놓은 결과가 된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의 잘못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뇌일 수밖에 없게 된다. 정치를 손바닥에서 왕(王)자를 쓰고 대통령 선거 토론회에 나왔던 모습을 우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애시당초 대통령이 아니라 왕노릇을 하겠다는 속셈을 갖고 대통령 선거에 나왔고 그 오만과 독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축출하고, 자기 말 잘 듣는 김기현을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 나경원, 안철수 등 경쟁자를 압박하여 결국은 여당을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시켰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도 24차례의 민생토론회를 강행하면서 각종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였다. 이것은 분명한 관권선거로 헌법 위반인데도 이에 전혀 개의치 않았으나 총선에서 참패를 거뒀다. 그 결과 국민의 힘도 등을 돌린 당선자들이 많이 있고 심지어 당대표의 제1순위가 당 외곽에 있는 유승민 전 대표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도 정부와의 관계를 수직관계에서 수평관계로 개선시켜 나가겠다고 구조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검찰권을 동원하여 무리한 수사를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대통령의 의무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무리한 수색 작전을 강요해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를 죽게 만들었고 이태원 참사는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 경호와 마약수사로 경찰력을 빼돌려 기초적인 질서 유지 의무조차 다하지 않았다. 더욱이 채 상병 사망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해병대 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려고 대통령실의 개입했다는 증거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빼돌렸다가 호주 상원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였다. 이에 21대 마지막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의 특별법과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면서 검찰권 남용에 대한 특검이 곧 시작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검찰권 남용사례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우선 검찰은 영장 범위를 벗어난 압수 자료를 폐기하지 않고 서버에 저장해 지속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캐비넷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수사기관이 강제력을 행사할 때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서만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는 헌법을 위반이다. 그리고 수원지검에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술파티사건 등이 들어나면서 민주당은 사건 조작과 검찰권 남용사례를 철저히 조사하여 강경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특별조사팀을 구성하고 있다. 한편 미·일 편중외교로 불필요하게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면서 미국과 일본에는 저자세 굴종외교로 일관해 오고 있다. 미국의 의도에 따라 일본과 밀착하느라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서 일본 편을 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 논리를 홍보하는 등 친일적 행태로 지속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 정부가 일본에서 메신저 서비스(라인 야후)를 하고 있는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고 나가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에 항의조차 못 하고 보따리를 내줄 셈이다. 더욱이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한 것은 묵인하고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분노를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를 엉망으로 치러 세계적인 망신을 당했고, 부산시 엑스포 유치에 과도한 국고를 낭비하면서 예상 밖의 큰 표 차이로 사우디에 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런 연이은 외교안보 실패에도 이를 반성하고 수정 보완하려는 노력없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오만과 독선으로 외교 안보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경제문제에서도 무리하고 공격적인 부자 감세로 지난해 56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세수 펑크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를 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신3고’ 현상이 이어지면서 사상 최초로 실질임금이 2년 연속 줄어들어 국민들은 배고파 못 살겠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대파 한 단에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우기는 오만과 독선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에게 국민들에게 25만원 지원금을 지급하여 선순환체제로 전환시켜 줄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를 반대만 하고 있다. 더욱이 대통령실 이전과 해외 순방에는 몇백억씩을 펑펑 쓰면서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R&D 비용을 크게 삭감시켜 과학 인재들을 해외에 추방시키는 꼴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은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고 이를 뒷받침하는 장기 계획이 요구되는데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으로 국가 백년대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면서 9번의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즉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이다. 이에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되면 즉시 이를 복원시키는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방침을 밝히고 있어 윤석열 정부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같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으로 국민경제는 무너지고 국격을 추락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아무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지금까지 잘해 왔고 앞으로도 국민과 소통하여 민생을 세심하게 챙기겠다는 말뿐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이 국가라고 내세우는 오만과 독선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총선을 통하여 심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있는 불통 대통령은 특검을 통하여 하나씩 그의 비리가 백일하에 들어나게 되고 결국에는 탄핵바람이 불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상은 작용과 반작용을 통하여 헤겔의 정반합의 논리로 역사는 흘러가기 마련이다. 이런 역사의 흐름속에서 국가는 진화발전하게 되고 국민들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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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13
  • 어머니의 강(江)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어머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항상 봄처럼 꿈을 가져라, 항상 봄처럼 새로워져라.... 그때는 그 말의 속내가 무엇인지 가슴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불혹이 넘어서 비로소 그 말에 눈을 떴습니다.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혼신을 다해 생명을 탈환하는 노력을 보고, 어린 자녀들에게 ‘부지런해라‘고 말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을 깨달으며, 항상 봄처럼 꿈을 가져라고 당부했습니다. 화단의 나무에서, 연못과 들에서 움트는 대지의 새눈들이 경이로워 딸아 너도 저렇게 새로워져라고 일렀습니다.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여기 서 있는데 왔다간 건 그들입니다. 이젠 아들이 손자에게 같은 말을 전합니다. 부지런해라, 새로워져라, 꿈을 가지라고. 어머니 말씀은 그렇게 대를 이어가며 전해지겠지요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을 잠깐 살다가는 여름밤의 꿈이라지만, 유독 그리움만 겁을 넘습니다. 마치 태양이 헐었다는 소리를 못 들은 것처럼. 이 세상에서 생명력이 가장 길고 영원한 향기를 내는 것, 그리움이 아닐까요?. 사람은 그리움을 먹고 사는 영물입니다. 5월은 많은 생각을 부릅니다. 생각은 그리움을 키웁니다. 어머니는 내게 유독 많은 그리움을 남기셨습니다. 오늘도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그리움이 바람을 타고 산과 강을 건너 퍼집니다. 언젠가는 내가 좋아했던 공단 치마저고리를 차려입은 어머니가 저 하늘에서 내려올 것만 같습니다. 부모가 죽으면 불효한 자식이 가장 서럽게 운다지요. 내가 그렇습니다. “서방님은 어머니한테 할 만큼 하셨어요. 우리가 못했지.” 형수님은 늘 그런 말을 해도 나는 잘못한 것만 생각납니다. 그런 일들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왜 그걸 못해드렸을까.” 아쉬움이 커지면 가슴이 시려옵니다. 떠나신 지 30년인데 지금도 어머니 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짠합니다. TV에서 어머니 얘기를 듣다 눈시울이 붉어진 적도 많습니다. 지난해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아내 바바라 여사(94)가 세상을 떠났을 때 슬픔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유난히 숱이 많은 순백의 백발은 그녀만의 캐릭터였습니다. 다음날 뉴욕타임스에 만평 한 컷이 실렸습니다. 그림판 하나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그녀의 백발은 결코 화사하지 않은 슬픔이었기 때문이죠. 병을 앓던 어린 딸이 일찍 세상을 뜨자 백발로 변한 것입니다. 얼마나 슬픔이 컸으면, 딸이 그리웠으면, 그녀의 금발을 하루아침에 백발로 만들어버렸을까?.... 그림판은 백발의 여사가 흰 날개를 달고 천성 문을 향해 나르고 있고, 반대편에서는 어린 천사가 흰 날개를 퍼덕이며 그리운 어머니를 영접하러 나오는 장면입니다. 한 컷의 그림판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시키는구나... 그리움이 슬픔이고 슬픔이 그리움이란 것을, 작가가 잘 포착해 낸 것입니다. 어머니가 그리운 날엔 한강에 나갑니다. 오늘같이 안개까지 내린 날이면, 강뚝에 앉아 딱히 정한 곳도 없이 강자락에 싸여 흘러온 세월을 돌아봅니다. 푸른 물 겹겹으로 가슴 휘두르며 나홀로 걸어가셨던 당신의 세상을 생각합니다. 강은 흐르다 돌에 부딪치고 바위에 깨져도 이내 한 물로 흘러갑니다. 그곳에 얼마나 많은 상처가, 아픔이, 슬픔이 있었을까요. 당신은 이 모든 것을 넉넉한 품으로 안고 가셨습니다. 눈물을 삼키시면서... 그래서 물색이 저리도 검푸른가봅니다. 오늘도 새벽처럼 찾아오시는 어머니, 담장너머 아득한 안개 속으로 문풍지 같은 나의 떨림을 들으시나요? 당신의 자리는 억겁을 두고도 돌아오지 못할 흘러간 강물이신가요?. 소설가 이관순의 손편지
    • 오피니언
    • 기고
    2024-05-13
  • 지구촌은 왜 난파선이 되어가고 있나?
    세계 인류는 아직도 지구생태계의 주인이어서 지구촌을 자기 멋대로 짓밟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착각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지질학계에서도 “인간 활동에 의해서 지질학적 변화가 일어났고 이를 정상화 시키기 위한 역할을 인류가 담당해 나가야 된다”는 홀로세에서 새로운 인류세의 전환을 선언하겠다고 결의하였다. 결국 세계 인류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만 지속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대전환시대가 개막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세계 인류는 지배하고 뺏고 뺏기는 경쟁시대를 청산하고 나눔과 협력에 의한 새로운 공생발전시대로 전환시켜 나가야 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성공적으로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1만년간 살아왔던 세계 인류의 생활방식에서 새로운 나눔과 협력체제의 공생발전사회로 전환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반성이 있어야 마음이 바뀌게 되고 마음이 바꿔야 행동이 바뀌게 되는 의식개혁이 전 세계 인류들에게 이뤄져야 한다는 어려운 난제가 가로 놓여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구환경은 인간에 의해서 화석연료를 너무나 많이 사용하였고 자신의 편의위주의 생활을 하면서 지구생태계를 짓밟고 망가뜨린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실 지구환경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1972년 러브록의 ’가이아 가설‘의 논문에 의해서 이다. 처음 가이아의 이론이 나왔을 때에는 많은 과학자들은 근거가 부족하고 지나치게 서정적이라며 이를 무시했다. 그렇지만 20세기 들어서 지구온난화, 플라스틱 쓰레기 등 지구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이를 해결해 나가야되는 입장에서 지구환경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영국 ‘가디언’의 환경 전문기자인 조나단 와츠는 "만일 러브록이 없었다면 전 세계 환경 운동이 훨씬 더 늦게 시작됐을 것이다"며 “지구환경이 왜 이렇게 오염되었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규명조차 하지 못한 채 세계 인류는 아직도 헤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 인류는 하나님의 천지창조설을 굳게 믿었고 이에 기초로 한 천동설을 믿고 지냈다. 그런데 갈리레오가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뒤 100년 후인 1632년에 과학적으로 이를 증명하게 되면서 지동설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화석에 의해서 각종 생물체의 역사가 밝혀지면서 지구생태계는 천지창조설에 의해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서 지구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렇지만 지구환경은 세계 인류가 해결해 나가기에는 너무나 벅찬 과제로 환경오염이 세계 인류의 생존문제로 부각되면서 많은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지구 대기의 약 0.03% 정도를 차지하였던 것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화석연료의 사용, 산불, 화산활동 등에 의해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그 비율이 0.04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지구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기후변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수 없게 되어 각종 기상이변이 일어나 기상재앙으로 많은 인류들은 생명의 위험에 처해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각종 기상재앙도 따지고 보면 이산화탄소량이 갑자기 증가하여 ‘가이아’가 생명력을 유지하여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열대우림이 파괴되면서 지구가 자체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조차도 상실하게 되면서 지구생태계 멸종까지 맞이하게 될 운명이라는 것이다. 지구의 탄소 비중은 0.03%라는 매우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나 원시 지구의 탄소 비율은 금성, 화성과 비슷하게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렇지만, 지구가 생명체를 배태하면서 이 생명체가 지구의 대기 성분이 바꾸게 되었다는 이것이 진화 발전되면서 오늘날 지구촌이 형성되었다는 유기체설이 러브록에 발표되면서 이것이 사실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즉 광합성을 하는 세균, 조류(藻類) 등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뿜어 동물세계가 형성되고 이들이 공생발전하는 먹이사슬이라는 네트워크에 의해서 지구촌은 진환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산소가 존재하지 않던 원시대기에 광합성 박테리아의 출현 이후 산소 농도가 계속적으로 증가 시켰고 현재 상태인 21% 수준이 유지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구 기온은 평균 15도를 이루면서 생물체가 살기에 알맞은 지구환경을 조성하면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지구라는 거대한 생명력을 가진 주체가 이를 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지구환경이 이뤄진 것이다.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과거 2억 년 동안 15∼20% 범위에서 유지돼왔다. 이것은 지구가 생물권에서 일어나는 광합성과 호흡양의 조절, 그리고 물질순환을 통해 대기의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지속적으로 조절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생명의 탄생에 있어 첫 단계는 핵산과 아미노산 등 생명을 구성하는 단순한 유기물이 만들어지는 화학 반응이었다. 1953년 이뤄진 밀러-유리 실험은 물, 메탄, 암모니아, 수소가 있는 혼합 기체에서 번개의 역할을 하는 전기 스파크로 그런 분자들이 만들어짐을 확인하였다. 밀러-유리 실험에 쓰였던 혼합 기체는 원시 지구의 대기와 조성이 같지는 않았으나, 이후 원시 지구 대기와 좀 더 유사한 조성을 사용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최근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지구가 형성되기 전부터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그러한 유기물이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같이 생명이 탄생하면서 자신과 유사한 자손을 낳는 능력 (자가증식),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결함을 고치는 능력 (물질대사), 음식이 들어오고 노폐물이 나가며, 원치 않는 물질은 막아내는 경계막 (세포막) 등으로 진화 발전하게 되었다. 그 이후 식물 전성시대를 거치면서 식물들은 광합성 작용을 통하여 탄소화물(포도당)을 만들었다. 이 탄소화물들은 동물들의 먹이감이 되어 먹게 되면서 동물과 식물은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더욱이 식물들은 탄소로 호흡하고 산소를 배출하는데 반해 동물들은 산소로 호흡하고 탄소를 배출하면서 이들은 서로 생존하기 위한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같이 식물들이 탄소동화작용을 통하여 탄수화물을 만들면서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게 되었다. 동물들은 식물들이 만들어 놓은 탄수화물을 먹이로 삼고 산소를 흡수하고 탄소를 배출하면서 동물과 식물들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존하여 나가는 공생발전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만심으로 화석연료를 너무나 많이 사용하고 지구생태계를 자기 멋대로 짓밟아 더 이상 지구환경이 진화발전시켜 나가는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지구촌은 난파선이 되어가고 있다. .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지역의 빙하가 해빙되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수 염도까지 낮아져 기후변화의 핵심역할을 담당해 왔던 대서양 해양교류를 중단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적도 지역의 더운 해수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지구 기온을 평온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던 대서양 해류교류가 중단되면서 기상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극한 기상이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런 기상이변을 제임스 러브록은 ‘가이아의 ‘복수’라는 저서에서 “지구환경이 항상성을 유지시켜 나가기 위한 자기회복을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몸부림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지구환경의 역습은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인수 전염병의 창궐, 지구생태계의 멸종에 이르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하면 지구생태계가 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 오피니언
    • 해나루의 아침
    2024-05-07
  • 22대 국회의 진로는 어디로 갈 것인가?
    요즈음 정치권을 보고 있노라면 앞뒤가 맞지 않고 논리적이지 않은 혼란스러운 쓰레기 같은 말들만 퍼붓고 있다. 뉴스를 보면 양 진영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진영논리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논리만을 내세우고 있다. 진실을 외면한채 사실을 왜곡시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전쟁논리를 도입하고 있다. 이것은 주권자인 국민들을 의견을 취합하여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논리를 짓밟고 전쟁 논리를 도입하여 독재정치를 하겠다는 노골적인 국민의 배반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면 주권자의 국민들을 위해서 논의하고 의사결정하는 기구이어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 나가는 토론이 있어야 한다. 영수회담에서는 최고 통수권자의 자세는 분명 ’상대방을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전쟁의 논리로 정치를 하겠다는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지난 29일, 2시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영수회담이 열렸다. 이재명 대표는 여의도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는 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오늘 여기까지 오는 데 720일이나 걸렸다고 실토하였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 결과 여당의 참패로 매듭됨에 따라서 독자적인 행정력으로만 국가운영이 어렵다는 한계에 부닥치면서 협치를 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을 의식해서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하여 야당 이재명 대표에게 영수회담 제의를 하였다. 그리고 “나는 이제부터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랑하였던 일이다. 그렇지만 얼마 안 가서 민주당이 제시한 의제에 난감함을 표시하면서 1, 2, 3차 실무회담을 연기하면서 영수회담 자체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재명 대표가 오히려 역제안으로 의제없이 만나자고 하여 겨우 성사되었다. 영수회담은 이재명 대표가 민심을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15분짜리 원고를 읽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곧이어서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전면으로 반박하면서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영수회담을 하였다고 하니 결론은 협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부인하고 절대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대립정치를 선언한 꼴이 되었다. .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민심을 윤 대통령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성과를 얻어냈고 윤석열 대통령은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확인시켜준 셈이어서 결국 앞으로 정치는 협치가 아니라 국회위주의 독주체제로 전환될 수 있는 빌미를 마련해 준 결과라고 할 것이다. 지난 3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재창당 수준을 넘어선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전당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화급한 민생과 당 혁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며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관계를 조화롭게 개혁하겠다”고 지금까지 대통령 수직관계를 청산하고 수평관계를 유지하는 개혁을 주장하였다. 당초 6월 말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 관리형 비대위원장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개혁을 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면모를 갖출 수 없다는 당내 여론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윤석열정부와의 수직관계를 유지해 왔던 판도를 수평관계로 전환시켜 나가는 전당 개혁에 촛점을 맞춰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어서 3일, 22대 국회의 민주당 원내대표에 박찬대 최고위원이 선출되었다. 그는 “22대 국회 개원 즉시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 때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추진하겠다”며 “ 민생회복지원금 추가경정예산 확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직 확보 등 행동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171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이 윤석열 정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어 향후 정국운영은 윤석열 대통령 중심에서 국회 중심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국회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행정부란 레임덕 현상에 빠질 수밖에 없고 미래 권력을 위한 행정체제로 전환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결국 야당주도형 행정체제도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지난 2일, 21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국회 임시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고 그리고 ‘구제후 보상’을 내용으로 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까지 통과되었다. 이어서 민주당 단독으로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특별법까지 통과됨에 따라서 무능했다는 비난을 받던 국회가 이제 겨우 모면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은 원칙적으로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자동 폐기된다. 따라서, 제22대 국회가 개원되면 다시 발의하여 논의해야 한다. 그렇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9개 법안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였기 때문에 집권야당이 된 민주당의 입장에서 이를 재 발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윤석열 정부는 특검정국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특별법’에 대해서 국민의 힘과 대통령실은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임에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10번째 특검 거부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정치 평론가들은 여권 내에서 채상벙 특검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영남권에서 공천 탈락자가 26명이나 되어 이들이 회의에 불참 할 가능성이 높아 재의결 정족수는 180명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거부권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21대 국회에서는 거부권을 부결시킨다면 윤석열 정부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정국은 가파르게 전환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지난 22일, 민주당은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을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는 수원지방검찰청의 '술판 진술 조작 회유' 의혹과 관련된 범국민적인 제보를 받기 위해 제보센터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민형배 단장은 "수원지검을 시작으로 근래에 이뤄진 검찰의 정치공작 실체를 밝혀나갈 것"이라며 "위법한 사실을 짚어 관련자를 징계하고 필요하다면 탄핵소추도 추진할 것이다. 또한 수사권 남용 사례를 축적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완전 분리 입법의 밑거름을 삼겠다. 최종적으로는 검찰이 시민을 위한 정부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특별대책단 간사에는 박균택 당선인이, 신상조사 팀장과 특검탄핵추진 팀장, 검찰개혁제도개선 팀장에 각각 주철현 의원, 김용민 의원, 이성윤 당선인이 선임됐다. 제보센터 운영은 김문수 당선인이 담당한다. 박균택 간사는 “그동안 검찰이 보여 왔던 여러 부당한 행태들, 예를 들어 과잉 소환이나 악의적인 피의사실 공표 반복 행위 그리고 야당 대표를 정치적 사냥물로 삼아서 수사권을 남용한 행태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한 진상 조사 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윤석열 정부는 식물정부로 전락될 수밖에 없어 향후 특검, 탄핵문제가 급진전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89년, 노무라 경제연구소 오쿠무라 경제조사실장과의 ‘88올림픽 이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한 대담을 나눈 적이 있었다. 그들은 경제전망을 국민의식의 질과 방향을 철저한 설문 조사를 통하여 이뤄지는데 많은 경제전망기관들 중에 가장 적중률이 높다고 자랑하였다. 경제도 국민의식의 질과 방향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가 국가운명을 결정한다고 과언이 아니라면서 정부가 88올림픽 이후 기업경영체제를 ‘주인과 머슴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이냐?에 따라서 한국경제의 장기전망은 크게 엇갈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결국 모든 조직의 운명은 그 시스템에 운영체제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대체로 정치 권력의 운명도 국민들이 먹고 살아가는 경제문제, 국민들의 갈등을 완화시켜 나가는 안정적인 국정운영 유지라는 네트워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는 지난 2년간 국민들의 먹고 사는 경제적인 문제나 국민들의 갈등을 완화시켜 나가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여 주권자인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당하고 있어 이를 수정 보완해 나가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결국 소멸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성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다. 4월 총선에서의 민심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라고 명령을 내려졌는데 조금도 변하지 않는 윤석열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급진적으로 쇠퇴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정치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22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레임덕을 겪는 행정부와 국회주도형 행정체제가 혼란을 야기하는 정치혼란 상태가 진행되는 레임덕 현상이 본격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오피니언
    • 사설
    2024-05-07
  • 아빠가 미안하다, 널 몰랐구나
    며칠 전 전국 청소년 글짓기 심사를 끝내면서 갖는 유감입니다.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받들어 유한재단이 해마다 5월이 되면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백일장을 개최합니다. 올해로 28년째니 연륜이나 규모면에서 전국 규모로 열리는 대표적 청소년 백일장입니다. 올해는 천여 명의 청소년이 아카시아 향이 흩날리는 유한공고 교정에 모여 초?중?고별 글제에 따라 글 향기를 뽐냈습니다. 씁쓸한 것은 ‘내가 아버지라면’ 이란 글제를 놓고 중학생들이 보여준 아버지에 대한 의식 때문입니다. 글제를 택할 때 10대의 자녀들이 평소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글을 통해 아버지 상(像)을 유추해보자는 의도가 있었지요. 글제를 내면서 ‘혹시나’ 했는데, 적지 않은 학생에게서 아버지의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못함을 확인하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은 아버지가 칭찬에 인색하다는데 불만이 컸습니다. “잘했네” “알았다” “수고했어.” 등과 같은 정감 없는 아버지의 말투에 아이들도 묻는 말에나 답하는 단답식 대화가 늘어남을 알 수 있었지요. 아버지의 칭찬이 있을 때도 그 뒤에 따라올 말에 신경을 쓴답니다. 때 아닌 칭찬이 의심스럽다는 눈초리죠. “그래 그건 잘했어. 그런데 넌...” 한숨까지 섞인 조언을 듣노라면 작은 희망조차 웅크려진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순수한 칭찬에 목말라합니다. 아버지의 특징으로 감정표현이 없다고 합니다. 무뚝뚝한 아버지, 어려운 아버지라고 쓴 학생이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원합니다. 내 이름을 자주 불러주는 아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빠를 기다립니다. “이리와 봐” 식의 부름보다 격려의 부름이, 사랑의 부름이었으면 한답니다. “넌 왜 엄마를 통해서 말하지?” 아버지의 불만도 이해는 되지만 사실 자초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평소 대화가 부족했다는 방증이지요. 아이들은 철부지가 아니었습니다. 속에 담아놓고 말을 안 할뿐,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는데도 다가서기가 쉽지 않은 분일뿐이지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버이날, 친구들과 나눈 에피소드입니다. 어버이 날이라고 아들이 전화를 했을 때, 예전에 우리는 첫마디를 이렇게 말했지요. “그래 나다. 기다려 엄마 바꿔줄게” 아들이 그게 아니고요 하면 “벌써 돈 떨어졌냐?” 그래도 아들이 용기를 내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때의 대답은 더 걸작입니다. “미친 놈, 뚱 단지 같긴!” 옛날 자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파안대소했습니다. 자식의 마음을 알면서도 멋대가리 없는 말을 했다고. 따지고 보면 그렇게 큰 아들이 지금의 아빠들입니다. 대를 이어 배워온 언어의 관습이 그렇다면, 누구를 탓할 입장도 아니지요. 대화도 훈련이 되지 않으면, 끊기고 단절되기 싶습니다. 대화의 부족이나 불만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정서적 불만으로 이어집니다. 갈수록 멀어지는 아버지, 외톨이가 되는 아버지는 어쩌면 현대사회가 만든 자화상일지 모릅니다. 피곤에 절어 밤늦게 퇴근하고 새벽처럼 나가는 아버지... 가뜩이나 어려워진 자영업자 아버지... 그 침통함이 무의식중에 그렇게 비춰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의 노고에 감사하면서도 강한 이미지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아이들은 크면서 아버지가 힘없는 존재라는 것을 압니다. 엄마가 자녀들과 대화를 독점하고 있을 때 혼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고 합니다. “나 요즘 힘들다”고 엄마에게 말할 때는 아버지 어깨를 누르는 책임감도 느껴졌답니다. 좋은 세상이 된 줄 알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아버지란 존재가 외롭기는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사람은 태어난 후 ‘아빠, 엄마‘ 로 부르며 성장기를 보내다가 때가 되면 ’아버지 어머니‘로 바꿔 부르기 시작합니다. 멀리 이스라엘에서도 같은 호칭을 사용한다고 해 놀랐습니다. 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를 담임하다 정년퇴임하고 거창으로 내려간 친구 이재철 목사가 전하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을 갔을 때, 누가 아빠하고 뒤에서 부르더랍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이스라엘 아이가 자기의 아빠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뜻의 어휘지만 ’아빠‘와 ’아버지‘는 의미가 사뭇 다릅니다. 아빠는 아버지를 뜻하는 아람어고, 아버지는 역어인 헬라어입니다. 아빠로 불리는 아버지는 자식에게 무한책임을 지지만, 아버지로 부르는 아들은 부모를 섬기는 모습을 뜻합니다. 그런 역할과 기능이 어휘에 담긴 거지요. 지금은 자녀들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아빠의 자리에 있습니다. 모든 헌신으로 아이들을 키우지만, 어느 날이 되면 아버지의 자리로 옮겨 앉아야 합니다. 그 과정이 아름다우려면 아버지가 자녀들과의 대화에 새로운 눈을 떴으면 합니다. “아빠가 미안하다. 네 맘을 헤아리지 못해서”라는 생각으로. 소설가 이관순의 손편지’
    • 오피니언
    • 기고
    2024-05-07
  • 난파선이 되어가는 지구촌 되살리기
    ‘2024 부산 세계지질과학총회’가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여기에서 지금까지 1만년간 지켜내려온 홀로세를 마감시키고 새로운 인류세 전환을 선언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한다. 이에 세계 지질과학총회 조직위원회는 최근 지질과학분야 주요 쟁점인 달자원탐사 등 우주지질,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등 탄소중립, 방사성폐기물 지층처분, 에너지 개발, 지질공원 등을 주요 주제로 대형 전시 홍보관이 마련된다고 밝혔다. 인류세(Anthropocene)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위기와 생물 다양성의 상실, 인공 물질의 확대, 화석연료의 연소나 핵실험에 의한 퇴적물의 변화 등 지질학적 변동이 모두 인류 활동이 원인으로 꼽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선언함으로 지금까지 인간들이 살아왔던 역사적인 사실을 반성하고 새로운 인간상을 창출시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가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로 언급되며 한 해 600억 마리가 소비되는 닭고기의 닭뼈를 인류세의 최대 지질학적 특징으로 꼽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지구에 있는 전체 포유류 생물량의 60%는 가축이며 인간이 36%이다. 나머지 4%만이 야생 포유류가 차지하고 있어 포유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야생 포유류가 멸종되고 이젠 겨우 4%만 남아 있도록 인간이 지구생태계를 짓밟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생물다양성 과학기구(IPBES)에서는 “동식물종의 25%가 절멸 위기에 처했고 모든 곤충종 중에서 40%가 감소하고 있으며 수십 년 안에 절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화분을 매개하는 꿀벌이나 나비와 같은 곤충이나 동물의 배설물, 사체를 분해하는 곤충, 수중에서 산란하는 곤충의 멸실 가능성은 더욱 높아 지구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위험성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종자식물의 75%와 식료 공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작물의 수분은 곤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앞으로 식량부족 현상은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후위기로 세계적으로 물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식량부족과 물부족이 가속화되면서 지구생태계는 생존의 위험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지구촌이 난파선이 되어가고 있는데 세계 인류는 그 책임을 통감하고 다함께 난파선이 되어 가는 지구촌을 되살려 나가는 일에 집중해야 된다는 것이다. 기상청이 최근 발간한 ‘2021년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서는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6,500만년 동안 280ppm 유지해 왔으나 산업혁명 이후 250년 동안에 화석연료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여 최근에는 423ppm까지 1.5배나 상승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유엔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지구온난화는 1.5도 이하에서 억제되어야 지구환경을 되살릴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450ppm을 유지 지켜나가야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2019년 이후 탄소농도 연평균 증가율은 2.7ppm으로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10년 내에 1.5도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어서 지구환경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마지노선을 얼마 남겨놓지 못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세계 각국들은 지구환경을 되살리겠다는 다짐보다는 국익을 챙기에 여념이 없어 전쟁 준비와 전쟁을 일삼고 있으니 세계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23년,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전 지구적 탄소감축 이행점검’을 실시한 결과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현재의 계획이 한참 부족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당사국들이 제출한 2030년 국가 탄소감축목표(NDC)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지키는 것보다 203억~239억톤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탄소중립 목표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는 국가가 단 한 곳도 없고,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할 가능성은 1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탄소 배출량 감축이 시급한 만큼 각 당사국의 감축 계획을 더 높이자고 합의하였으나 묘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세계자연기금(WWF)은 “2030년 이전까지의 약속을 재검토 및 강화하고, 2030년까지 43%, 2035년까지 60%의 배출량을 감축하는 2035년 목표를 발표해야 한다”며 “다양한 목표 격차를 해소하는 이행 경로의 수정을 담은 강력한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두바이 당사국 총회에서 198개 당사국들은 지구 온도 상승 억제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 부문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UAE 컨센서스”를 채택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내용은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확충하고 에너지 효율을 2배로 증대하며, 원자력 및 탄소 포집 활용·저장(CCUS) 등 저탄소 기술을 가속화하는 내용 등을 합의하였디.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이 현재 7%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2023년까지 세계 평균 재생에너지 비중을 68%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는 목표설정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결국 앞으로 6년에 지금 재생에너지 비중의 10배나 되는 목표를 달성하여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을 안게 되었다. 2021년에는 메탄 감축 국제협약을 내놓았다. 메탄은 전지구 온실기체(가스)로 인한 온난화 효과의 16%에 기여하고 있고(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2021),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 21배나 높으며 대기 중 체류기간이 약 9년으로 짧아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탄소중립을 완성시키는 가장 빠른 방안이라는 것이다. 산업화 이전에는 지구 평균 메탄 농도는 722ppb이었는데 2021년 지구급 관측소인 하와이 마우나로아에서는 1,896ppb로 기록, 2.6배나 증가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매년 17ppb씩 상승하고 있어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한다.”는 국제협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부분 국가들이 서명하였다. 한편 2022년 12월, 생물다양성 당사국 총회에서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채택하였다. 여기에서는 지구생태계의 생물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연과 조화로운 삶'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육상 및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지역 등으로 보전·관리하고, △훼손된 육지 및 해양 생태계를 최소 30% 복원하며, △과잉 영양유출을 절반으로, 살충제 및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부정적 위험을 줄이고, △침입외래종의 유입 및 정착률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이전과 비교해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실천목표가 채택됐다. 더욱이 2050년까지는 전 지구적으로 육상 및 해양의 50%를 생태보호 지역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세계 경제가 지구환경을 되살려 내기 위해서는 탄소중립과 생태보존이라는 2개의 날개로 비상할 수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녹색성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될 과제는 우선 화석연료를 무탄소 청정에너지로 전환시키고 ICT를 적용한 에너지 수요관리 플랫폼을 구축하여, 지역 공동체 내 이용자끼리 에너지라는 공공재를 거래하는 에너지 공유경제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는 사물인터넷(IoT), 기계와 기계(M2M) 등 기술개발로 연결 범위가 확대시키는 초연결사회가 되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저탄소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되는 초연결 저탄소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력발전 설계수명이 통상 30년 수준으로 감안 할 때, 선진국에서는 2030년까지 잔존 수명이 남아 있는 비중이 79%, 2040년까지 약 43%가 되고 인도, 중국 등 신흥국의 경우 2030년 기준으로 83%, 2040년 기준 약 61%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CCUS(탄소 포집 저장 활용)기술을 개발, 도입하여 LNG발전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단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CCUS는 개발 도입초기단계에 있어 운영비용은 탄소배출권의 100배 이상이나 부담해야 되는 실정이어서 언제부터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알 수 없다. 더욱이 재생에너지 시설확대도 기존 송배전시스템을 활용할 수 없어 재셍에너지 시스템을 탈탄소化, 분산化, 디지털化로 전환시켜 나가는 3D운동을 통한 새로운 송배전시스템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재정부담을 해야 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따라서 실용가능한 기술을 활용하여 탄소중립을 추진해 나가는 지혜를 모아서 단계적으로 접근해 나가는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탄소중립의 길은 멀고 많은 난관이 가로 놓여 있다. 세계 인류가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전혀 새로운 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세계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함께 난파선이 된 지구촌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되살려 나가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해나루의 아침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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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덫에 걸린 남자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갚아야 할 때를 애써 몰라 할 뿐. 원래 인간은 배은망덕한 존재입니다. 동시에 남의 배은엔 혀를 차는 존재죠. 망덕으로 덮어씌우는데도 능하답니다. 그러니 애초 은공으로 엮일 자리엔 비켜서는 게 상책입니다. 하지만 인간사를 그 같은 단순 셈법으로 풀기엔 역부족입니다. 사노라면 알면서도 역사의 덫에 말려드는 아픈 경우가 있어요. 올가을 단종의 혼이 어린 영월 청령포를 바라보며 떠올린 단상입니다. 사약을 내리라 충동한 사람, 모양새를 만들어 사약을 내린 사람, 사약을 들고 찾아간 사람, 시신을 수습해 무덤을 만든 사람, 이들 모두 은공의 그물 짜기에 가담한 사람들입니다. 세조 3년에, 금성대군이 모반을 기획했다는 고변이 들어온 후 넉 달간 조정은 피로 물듭니다. 주군인 단종을 사사하여 모반의 뿌리를 뽑으라는 정인지, 신숙주의 주청을 받아 세조는 사약을 내립니다. 조정은 사약을 받고 승하한 어린 단종의 육신을 강물에 던진 뒤 시신을 거두는 자 3대를 멸한다는 어명을 내렸지요. 물위에 뜬 옥체가 물길 따라 빙빙 돌다 되돌아오고 그때마다 곱고 여린 열손가락이 수면에 떴습니다. 이를 통곡한 영월 호장 엄홍도가 한밤에 시신을 수습해 노모를 위해 준비해둔 관에 옥체를 염하여 장사를 지냈습니다. 역사는 그의 충절을 높이 사 충의공이란 시호를 내렸지요. 하지만 한 사람이, 역사의 기록에서 빠졌어요. 영월로 귀양 가는 단종을 호송했고, 유배지로 사약을 들고 갔던 의금부도사 장방연입니다. 주군을 배은하고 은공의 가시밭길을 걸은 사람의 고뇌는 무엇일까?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야 울어 밤길 예놋다.” 그가 남긴 시조에는 단종을 향한 애끓는 충심이 절절하지만, 역사는 그의 행적을 지웠습니다. 240년 후 쓰인 숙종실록에 한 차례 이름이 오를 뿐이죠. 때마침, 서울에서 11월 8일까지 국립창극단이 무대에 올린 팩션 창극 ‘아비, 방연’과 만났습니다. 계유정란을 배경으로 군권을 노린 수양대군의 책사 한명회에 간계로 역사의 덫에 빠지는 왕방연을 그렸습니다. 극은 강직한 충신이 주군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부성애’로 풀면서 굽이치는 감동과 굵은 서사를 전합니다. 난세의 영웅이 될 건가. 딸을 지키는 평범한 아비가 될 건가. 신하된 신념과 현실의 삶 사이에서 고뇌한 아버지 왕방연을 부부예술가 서재형(연출), 한아름(작)이 그의 숨은 삶을 복원시켜 역사의 결을 다듬었습니다. 한 밤 북한산 기슭에서 수양대군이 어린 사슴의 목에 칼을 꽂으며 말합니다. “김종서를 비롯한 불충한 자들을 베고 어지러운 종사를 바로 세우려 한다. 그대들 뜻은 무엇인가?” 한 무리 사내들이 소리 높여 “忠!”을 외칩니다. 이제 수양은 조카를 폐위하고 스스로 왕이 되는 운명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단종이 총애한 무인 방연의 운명도 마찬가지입니다. 혼례를 앞둔 어린 딸을 지키기 위해 명을 받드는 아비니까요. 혼례 날 밤에, 단종 복위를 모의한 혐의로 사위가 체포되면서 또 다시 광풍이 붑니다. 딸이 공신노비로 보내지는 것만은 막아야 하는 아비의 고뇌는 깊어지고, 간특한 한명회가 사약을 전하는 사명을 주지요. 방연은 딸을 구하려고 한양에서 영월까지 달려갑니다. 땅이 일어나고 강물이 출렁이도록 사흘 밤낮 말을 달리는 아버지 방연의 모습에서 오늘도 가족을 위해 치달리는 현대의 아버지들이 떠오릅니다. 이 시간도 어디선가 말 달리는 슬픈 아비가 있겠지요. 덫에 걸린 무대 위 남자가 고통을 창으로 쏟아냅니다. 창극은 극도의 정한을 표현하지 못할 때 판소리로 풀었습니다. 오로지 소리의 힘으로, 포효하는 한 인간의 통한을 해일처럼 밀어내자 객석 여기저기 흐느끼는 소리가 높아집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지요. 세조실록(세조3년 10월 21일)은 단종의 사인을 자살로 변조했습니다. “임금께서 명하시길 송헌수는 교형에 처하고 나머지는 논하지 말도록 했다. 노산군(단종)이 이를 알고 스스로 목메어 졸하니 예로써 장사를 지냈다.” 세자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565년 전 단종이 승하한 10월 그날처럼, 올가을도 청령포를 둘러싸고 흐르는 서강(西江)은, 어진 햇볕아래 남빛 물결을 반짝이며 무심히 흐를 뿐입니다. (글 이관순 소설가/ daumcafe/ leer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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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15
  • 지부상소(持斧上疏)의 선조들의 뜻을 받들어 정치풍토를 개선하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군주로서는 조선 시대의 선조를 대부분 꼽는다. 조선 14대 선조 임금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나라를 누란의 위기에 빠졌는데 국난을 극복할 생각을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웠던 임금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실 선조는 조선왕조 최초로 적통 출신이 아닌 국왕이다. 명종의 보위를 이어받을 순희 세자가 급서하자 명종과 인순왕후의 양자로 입적해 왕위를 이어받게 되었다. 16세에 갑자기 임금이 된 선조는 총명한 머리로 태어났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후계자 수업을 받지 않았던 탓에 사대부간의 붕당에 휘말려 제대로 선정을 베풀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국정을 운영해 왔다. 그래서 선조는 이율곡의 10만 양병설을 무시했고 동인ㆍ서인의 붕당정치에 매몰돼 안일하게 왜적에 대처해 임진왜란을 겪게 되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육전 불참을 항명으로 몰아 파직하여 하옥시키고 백성을 내팽개친 채 자신의 보위를 지킨다고 평안도 의주로 몽진함으로써 비겁한 왕이란 비난을 모면하지 못했다. 이런 선조 때 지부상소(持斧上疏)를 한 고응척(高應陟)이라는 충신이 있었다. 그는 대과 문과에 급제해 함흥교수로 부임했으나 2년 재임 후 사직하고 그 후 다시 풍기군수, 회덕현감, 경주부윤 등의 외직을 잠시 역임했다. ‘선조실록’에 의하면 1603년(선조 36년)경북 선산에 낙향하여 살던 고응척은 선조 임금에게 13가지 병폐를 고하는 도끼 상소(訴)를 올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지부상소란 도끼를 들고 대궐 문 앞에 엎드려 시정의 폐단을 논박하는 상소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즉 임금이 자신의 상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그 도끼로 자신의 목을 치라는 뜻을 담고 있는 지부상소는 국난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선조실록에서 사관(史官)까지도 고응척의 상소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할 정도이었으니 그 당시의 언로는 우리나라의 지금보다도 낫다고 할 것이다. 사관의 기록을 살펴보면 ”임금은 진실로 깊이 권장해주어 언로가 열리고 두렵게 생각하며 수양하고 반성하여 하늘의 꾸지람에 응답해야 할 것인데 임금이 자만하는 기색으로 그런 사람을 천 리 밖에서 거절해 버리고 듣기 좋은 말만 들어주고 좋은 말(바른말)을 들으면 가상하게 여겨 절을 하는 미덕은 볼 수 없다. 그러니 구언(求言, 임금이 신하의 바른말을 구함)한다는 것이 한 장의 겉치례에 불과하게 됐다.”라고 선조의 무능을 사관조차도 비난하였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윤석열 정부를 조선 시대의 선조에 비유하곤 한다. 무능과 무지를 넘어서 국격을 너무나 무너뜨려 부끄럽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쌍특검에 거부권를 행사한 것도 모자라서 주권자인 국민의 주권을 파기시키는 정치테러범의 수사를 은폐하는 일까지 저지르고 있으니 너무나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공화국이다. 국민이 주권자로서 권력을 갖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있는데 지부상소는 하지 못할망정 그 권력에 기생하겠다고 날뛰는 기생 권력자들이 너무나 많아 우리들을 놀래게 만든다. 해방 후 80년간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사람들이 희생되었고 고난의 세월 속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가? 그런데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자신의 부귀영달을 위해서 권력자에 비리 붙어살겠다는 그들은 민주화를 역행하는 간신배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력이란 본래 일장춘몽과 같은 것인데 백일홍에 반해서 저렇게 추악한 짓까지 감수하다니 정말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추락했단 말인가? 도대체 대한민국의 정치권이 이렇게 추락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정치권이 권력의 추종자들에 의해서 멋대로 움직이는 정치 권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여야가 극단으로 갈라져 붕당에 빠져 있어도 정치 권력을 놓지 않고 잡으려는 기생권력자들이 득세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풍토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된다. 이는 국민들은 자신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를 뽑는데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로 갈려 고정 지지세력들이 30%씩 양편으로 갈라져 있다. 즉 영남이 보수의 텃밭으로 항상 30%의 고정세력들이 지지를 보냈고 호남은 진보의 텃밭으로 항상 30%의 고정세력이 지지해 왔다. 이런 지역 정서를 배경으로 우리나라 정치권은 이념에 사로잡혀 프레임 정치를 하고있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책 개발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상대방이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비난하면서 내가 유리한 입장을 고수하면 정치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프레임 정치만 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 사대부 정치는 막강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 세자 책봉까지도 직접 개입하고 각종 모략과 권모술수로 자기 패거리를 지키기 위해서 임금까지도 바꿔치기를 할 수 있는 막강한 사대부 정치를 조선 시대에 있었다. 그래서 임금도 당파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대부의 눈치를 보면서 그들의 주장을 무시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하고 무능함을 내 보였다. 그래서 정치권에 기생하는 기생 권력자들은 부귀영화를 누려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어서 일본 시대의 강압정치를 하기 위해서 앞잡이 정치를 해왔고 여기에서 날뛰던 끈나팔이나 앞잡이들이 오늘날 권력의 기생세력으로 남아서 민주공화국의 정치풍토를 망가뜨리고 있다. 진정으로 국민들을 섬길 줄 모르고 나풀대는 기생 권력자들은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의 암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세력들을 기반으로 정치 권력자들이 독재정치를 획책하고 붕당으로 자기세력들을 지속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들의 책임이 무겁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과 상식을 들고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더니만 검찰조직을 사당화하여 상대편을 편파적으로 압수수색으로 일관하면서 자기편들은 범죄사실은 눈감아 주고 상대방만 때려잡는 검찰로 타락하고 있으니 어떻게 이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있겠는가? 더욱이 언론기관을 장악하여 조작된 가짜 뉴스를 뿌리고 뉴스 보도시간에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양편 패널들이 나와 내편이 옳고 네편은 틀렸다는 식으로 갈라치기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이는 주권자의 눈과 귀를 막고 있으니 왜곡된 사실을 믿게 만드는 우민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며 지속적으로 자기 세력화를 통하여 독재정치를 지속하겠다는 속셈이 아니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이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이에 저항하는 민심을 알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고집을 바뀌지 않고 독재정치를 하겠다는 그대로 일관되게 국민들을 무시하는 정권을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이를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있겠는가? 당장 먹고 살아가기 망망해 하는 민초들의 눈물을 누가 닦아 줄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나라 선거는 프레임 대결이라고 한다. 야당에서는 검찰 독재를 심판하자는 프레임을 내세웠고 여당에서는 586세대를 청산하자는 내용을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믿지 못하는 언론기관들이 기생 권력자가 되어 권력자의 비호만 내세우고 있으니 국민들은 속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런 4월 총선에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비전이나 정책 없이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는 기생 권력자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젠 기생세력들이 판치는 정치권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섬김 정치를 이뤄나갈 대표자들이 모여 있는 국회의사당이 되어 민초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카타르시스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오랜 역사의 질곡에서 피와 땀과 눈물에 대한 보상 없이 희생만 당해온 민초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섬기는 정치풍토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국민들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정치풍토를 만들이 내는 4월 총선을 기대하면서 오 대한민국을 외치고 싶다.
    • 오피니언
    • 해나루의 아침
    2024-02-05
  • 이젠 우린 인류세라는 새로운 역사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세계지질과학총회가 '홀로세‘에서 ’인류세‘로 역사전환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2024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인류세를 공인하는 장이 마련될 것인지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4년 8월 부산에서는 ‘하나뿐인 지구, 함께하는 지구과학’이라는 주제로 세계지질과학총회가 열린다. 세계지질과학총회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과학 학술행사로 1만 명의 연구자가 참여하며 자연사 및 층서학, 지구물리학, 지형학, 환경지리학, 인류세, 에너지와 탄소중립, 자연재해 등 41개 주제에서 6천편 이상의 학술 발표가 이뤄진다. 2022년 8월, 국제지질과학연맹(IUGS) 국제층서위원회(ICS)은 인류세워킹그룹(AWG)을 구성하고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라는 지질시대에 들어섰는지 확인하는 일련의 투표에 돌입하여 2023년 봄께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질시대란 지구가 형성된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지구 지층 역사를 통하여 지구시스템의 변화 을 살펴 미래의 지구 상태를 예측하려면 이전까지 지구의 변화 양상을 파악해야 하기에 지질시대를 구분하고 있다. 지질시대에서는 지질학적으로 큰 변동이 발생하면 새로운 지질시대로 전환된다. ▲대규모의 화산 폭발 ▲빙하기의 도래 ▲운석의 충돌 ▲급격한 기후변화와 같은 지질학적 사건이 지구시스템을 크게 변화시키면 새로운 지질시대가 도래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지질학적 변동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증거가 필요한데, 암석이나 빙하코어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층은 암석과 토사로 이뤄져 있기때문에 암석을 관찰하면 지층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빙하코어에 포함된 메탄, 이산화탄소 등의 구성물질을 분석함으로써 과거의 기후변화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지질학적 변동은 생물종의 멸종이 일어나기 때문에 대표적인 생물학적 변동은 ‘대량 멸종’이 라고 할 수 있다. 대량 멸종은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이 아니라 소행성의 충돌과 대규모의 화산 활동 등 지질학적 변동에 의한 갑작스러운 생물종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생물종의 변화는 화석을 통해 파악될 수 있다. 이는 생물이 죽으면 오랜 시간 땅속에 묻혀 있다가 화석으로 굳어지면서 형성된다, 화석을 통해 고생물의 ▲생존 기간 ▲분포 면적 ▲서식 환경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며, 최근에 생긴 화석일수록 진화된 생물의 화석들이다. 즉 존재하던 화석의 종류가 급변한 지질학적 사건이 그 시대의 생태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지질시대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뉘는데 신생대에서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로 구분된다. 지금은 신생대 홀로세로 11,700년 전 시작되었다. 홀로세 이전의 시기인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생물종과 지층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그리고 홀로세가 도래하면서 빙하가 소멸 되면서 매머드 등의 포유류가 사라졌으며, 빙하에 덮여있는 지층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동식물이 발견됐다”는 의미에서 ‘모든 화석이 새롭게 구성된 시기’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인류세(Anthropocene)란 ‘인류가 빚은 지질시대’라는 의미로 “지구의 일부에 속하는 인류가 우점종으로 자리 잡아 지구시스템을 급속도로 파괴시키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지질시대가 열렸다”는 뜻이다. 한국환경연구원에서는 2022년 초 , '인류세 도래에 따른 녹색전환의 가치와 중장기 전략 발굴 연구'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여기에서 "기후위기는 인류세로 지칭되는 새로운 지질시대 도래를 알리는 핵심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인류세는 나날이 가속되는 환경위기를 효과적으로 포착하는 메타포이자 위기의 원인을 인간 활동에서 찾아 즉각적인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규범적 개념으로 기능한다"라고 설명했다. 시대 및 지층을 구분할 만큼 인류가 지구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로 제시된 대표적인 것은 폭발적인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과 닭 사육량이 꼽혔다. 먼 미래에 누군가 지구의 지층을 살폈을 때 인류세의 지층에서 플라스틱과 닭뼈 등이 대거 발견되는 특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과도한 대기중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배출, 닭 사육 및 소비 외에 인류세의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꼽히는 것은 생물의 대멸종이다. 오늘날의 생물 멸종의 속도 역시 과거 대멸종과 유사한 속도로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는 태평양에 거대한 섬을 이뤄 떠다니고 있으며 플라스틱은 동물의 먹이 사슬 속에서 순환하고 있어 ‘플라스틱식성(Plastivore)’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2016년 기준 15억 마리의 돼지가 소비되는 동안 닭은 658억 마리나 소비됐다고 밝혔다 ‘인간이 지질학적 힘’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은 그간의 인간의 역사와 자연의 역사를 더는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없는 모든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이다. 즉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에서는 사람을 제외한 비인간 존재들은 무대 위에 수동적인 입장에서의 행위자로 취급하여 주체적인 능력을 부여하지 안했다. 그렇지만 코로나 19와 같이 미생물들도 변이바이러스를 통하여 인간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을 공격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능동적인 존재로 변화되고 있어 전혀 새로운 인류의 역사의 시작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가 디페시 차크라바르티는 “인류세에 들어서서 인간의 역사와 자연의 역사를 갈라놓고 있던 벽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며 “인간의 역사와 자연의 역사가 같은 지구역사로 얽히게 되었으며 사회, 정치, 제도 역시 지구환경의 물적 기반과 연관되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자연과학과 분리된 영역에서 그 자체의 법칙에만 따르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새로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제 정신세계를 컴퓨터에 업로드하고 기계적 보철 장치로 신체 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인간의 몸속에 진입시켜 함께 살아 가야 되는 세상이다. 그래서 인류세는 인간이 투공성의 존재이며 주변 환경과 모든 비-인간 존재들과 연결되어 운명을 함께 하는 존재이다.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도 물질적인 세계의 구성요소의 하나라는 생태적 인식을 가져야하는 새로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할 것이다. 인간을 특권적인 종의 지위에서 끌어내리고, 다양한 생명체 중 하나로서 위치시키고 이를 통해 인간중심주의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대안적인 세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인간이 지배하고 누리겠다는 욕심을 벗어버리고 자연생태계로 복귀하면서 지구환경에 순응하는 자세로 살아가는 행복하고 편안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포트프 휴먼세상이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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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024-02-05
  •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화석이 되고
    인간만이 지닌 고귀한 것은 무엇일까? 누구는 ‘지능’이라 하고 혹자는 ‘말’ 또는 ‘글’ 이라고 합니다. 이 모두 창조주의 귀한 선물이지만 인생을 살면서 ‘기억’ 만큼 소중한 것도 없습니다. 지능이 모자란 사람도 행복할 수 있고, 말이나 글이 서툴러도 사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나름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어요. 하지만 기억은 그 자체만으로 행불행을 나누는 선이 됩니다. 기억을 상실한다는 것은 한 인생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기억한 만큼이 한 사람의 인생이 되고 존재한 삶이니까요. 기억은 부부, 가족, 친구, 사회를 연결하는 회로입니다. 기억의 공유가 없으면 사랑마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죽음 다음으로 공포를 갖게 하는 것이 기억상실증입니다. 치매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되겠지요. 언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언젠가부터 익숙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고 수십 년째 사는 동네에서 길을 잃고, 그러다 어느 날 기억이 뿌리째 뽑혀 나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일입니다. 치매 환자 가족이 기억을 살리려고 옛 추억을 꺼내는데, 한 노인학자는 치매 환자에게 과거 일을 자꾸 묻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 보다 정답이 없는 열린 질문이 효과적이라는군요. “엄마, 여기 온 거 기억나요?”라고 묻지 말고 “엄마, 꽃이 참 예쁘죠?” 이렇게 지금의 얘기, 아무 말을 해도 답이 되는 말을 권합니다. 이런 대화가 언어를 잃은 치매환자와 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고 조언합니다. 노인이 되면 외로움을 탑니다. 그 모습이 안타깝고 슬프지만, 뒤집으면 기억이 온전하다는 방증이기도 해요. 지난 9월 ‘너무 외롭다’고 광고를 낸 영국의 한 할아버지 이야기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아내이자 영혼의 동반자인 아내 조(JOE)를 잃었습니다. 친구나 가족이 없어 대화를 할 사람이 없어요. 24시간 계속되는 적막이 견딜 수 없는 고문과 같습니다. 나를 도와 줄 사람 없나요?” 은퇴 물리학자 윌리엄 씨(75)는 외로움에 사무친 나머지 자택 창문에 이렇게 쓴 포스터를 내걸고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슬하에 자식 없이 아내 조와 35년을 사랑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져 있던 5월, 췌장암을 앓던 아내가 갑자기 떠나자 삶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생의 동반자를 잃은 뒤 밀려오는 외로움과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적막강산인 집에서 하염없이 아내 사진만 쳐다보며 말입니다. ‘기억’ 은 이렇게 무섭기도, 슬프기도 합니다. 누구는 기억 상실로 가족을 불행에 빠뜨리고, 누구는 온전한 기억 때문에 절절한 그리움을 떨칠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문학평론가 고 김현은 기형도 유고시집 ‘입속의 검은 잎’에 붙인 해설에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육체가 죽을 때, 또 한 번은 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모두 사라질 때”라고 썼어요. 그렇다면 윌리엄 씨의 기억엔 여전히 살아 있는 아내의 두 번째 죽음이 남아있으니, 얼마나 긴 세월을 외로워하면서 또 그리워해야 할까. 내게도 살아 있는 기억 하나가 있습니다. 3형제로 구성된 한국의 3인조 록 밴드 ‘산울림’이 30년 활동을 접고 해체하면서입니다. 2008년 11월 발매된 ‘산울림 전집 박스 세트’ 에 남긴 보컬 김창완의 글은 아직도 명료한 기억으로 빛납니다. “이제 바람은 멈추었다. 모든 색은 합쳐져 하나의 작고 검은 마침표가 됐으며, 모든 빛은 합쳐져 수억 겁의 미래로 가버렸다. 산울림, 그들의 노래는 화석이 되었다.” 겨울초입에 친구 아내가 하늘나라로 이사를 했습니다. 눈 내리는 적막한 들판을 혼자 걷는 순례자의 모습으로. 퍽이나 좋아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선율을 사뿐히 지르밟으며 조심조심 방문을 열고 갔습니다. 기억은 늘 애잔하고, 슬프고, 그립습니다. 옷은 낡아지면 갈아입지만,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화석이 되어 풍화를 이깁니다. 생전에 했던 말대로, 이방인처럼 찾아온 그대여! 이방인처럼 떠나간 그대여! -글 이관순 소설가/ daumcafe leer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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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05
  • 혼란한 사회를 극복하려 했던 공자의 이야기
    요즈음 뉴스를 보고있노라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면 될 일을 양편으로 갈라치기를 해서 네가 오르냐? 내가 오르냐? 싸움을 하고 있다. 누가 잘못을 했는지 무엇이 옳은지 도무지 알수 없게 만든다. 결국 언론이 나서서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조작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일에 앞장 서고 있으니 어떻게 나랏 일이 잘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언론은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보장시키기 위해서 있는 그대로 진실된 것을 알려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의무를 내팽개치고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사회 혼란의 가장 큰 주범이라는 부담을 지워야 할 것이다. 이론 혼란된 사회를 어떻게 극복하고 국민들이 서로 믿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에서 공자의 논어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공자는 약소국가이었던 노나라에서 태어났다. 그 당시 주나라가 세상을 통일하고 모든 지역을 나눠서 제후국가로 다스렸다. 주니리의 문왕과 그의 아들 무왕은 상나라의 폭군 주왕을 몰아내고 그 때 당시 유명한 강태공의 도움으로 전국을 여러 지역으로 나눠 제후를 임명하고 대리 통치를 하도록 하였다. 이는 처음에는 땅이 넓어 통치권이 미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제후가 그들의 아들을 내세워 통치하게 됨으로써 중앙정부를 불신하게 만들었고 제후들은 전국 통일을 누가 할 것인지에만 관심을 갖게 되는 춘추 전국시대를 열어나가게 되었다. 제후들은 혼란을 안정시켜 백성들을 토탄에서 구하여야 할 텐데를 이런 의무를 망각하고 모의 작당을 하여 전국통일을 꿈꾸는 사람들과 제휴를 통하여 새로운 나라를 만들려고 하였다. 이에 공자는 혼란된 나라를 안정시키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어 백성들을 토탄에서 구하고자 제후들을 찾아다니면서 설득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노자나 장자와 같은 도가 사상가들은 혼란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가자고 노래를 불렀다. 그렇지만 공자는 난세의 원인과 대책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기 위해서 역사를 연구하고 골몰한 끝에 결국 전통적인 예법인 인과 예라는 사실을 잃고 자기 자신의 잇속만 챙기려는 못된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인과 예를 가르쳐 세상을 바로잡고 태평성대를 누릴 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공자는 인(仁)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가르쳤다. 어짊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며 이것이 바로 인간에 부여된 본성이라고 했다. 부모가 자식을 돌보고 신하가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친구가 친구를 살피는 일도 바로 인에서 나온다고 여겼다. 결국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 즉 어짊을 말하는 것이며 사람다움의 핵심내용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예(禮)란 예절을 말하는 것으로 어른을 보면 인사를 올리고 친구를 보면 손을 내밀고 반가운 사람을 보면 웃으면서 대접하는 것이 예라고 했다. 예절이 무너지면 인간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으며 아무리 가까운 친구일지라도 예를 꼭 갖춰야 인간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세상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인간관계가 원만해져야 사회질서가 안정되며 서로가 서로를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사회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한 삶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각자 맡은 일을 해나가면서 힘든 일은 돕고 좋은 일은 나누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공자의 인과 예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을 무시하지 않고 지켜나가야 될 덕목으로 바로 이런 것들을 잃게 되면서 결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인과 예를 지켜 나갈 것을 널리 알려서 모든 사람들이 인과 예를 지켜 편안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믿었다. . 한편 인조 때 큰 가뭄이 들어서 농작물이 모두 타버리고 인심이 흉흉해져 인조대왕은 베옷을 입고 신하들과 함께 남한산성에 올라가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제로 하늘이 감동을 해서 굵은 빗방울을 내리기 시작하였고 만조 백관들과 백성들은 얼싸안고 비를 맞으면서 춤을 추면서 기뻐했다. 인조대왕도 함떼 춤을 추면서 기뻐했는데 그 때 어느 선비가 비가 오니까 황급히 갓끝을 붙잡고 비를 피해 처마 밑으로 달려갔다. 아니 고마운 비가 내리는데 이를 처마 끝으로 가서 이를 피하다니 고얀 놈이라고 인조 대왕은 화가 나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저 놈을 당장 잡아서 끌어내라” 신비는 졸지에 비를 피한 죄로 고역을 치루게 되었다. “네 이 놈 3년 동안 내리 가물어서 짐이 신하들과 베옷을 입고 지성으로 기우제를 올려 하늘이 감복해서 내린 비인데 어찌 이런 고마운 비를 피했는가? 당장 형틀에 묶고 주리를 틀도록 해라” 이에 선비는 “전하, 하늘이 감복해서 내린 비인데 어찌 저같이 비천한 몸이 맞을 수가 있겠습니다. 한 방울이라도 메마른 땅을 적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말인 즉 그 선비의 말이 옳았다. 세상에 함부로 자기 판단이 옳다고 판단해서 상대방을 그 잣대로 평가하고 심판해서는 안 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헤아리고 배려해야만 세상은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마음을 언론기관이 나서서 방해하고 가짜뉴스와 사건을 은폐 조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으니 세상이 편할리 없는 일이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있을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협조해 나갈 때 사회는 편안해지고 혼란이 안정을 되찾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독불장군을 비호하고 두둔하는 언론들의 행패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혼란된 사회를 보다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 인과 예를 갖추는 세상을 만들고자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각지를 돌면서 제후들을 설득했던 공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인과 예를 갖추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배려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모두가 인과 예를 갖추지 못하는 사람을 책망하고 바로 살 것을 권유하는 사회가 될 때 사회적 혼란은 극복될 수 있는 법이다.
    • 오피니언
    • 해나루의 아침
    2024-01-25
  • 탄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지혜
    기후위기의 주범은 이산화탄소이다.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키고자 세계 각국들은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시켜 나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탄소가 없어져야 기후위기는 극복되고 세계 인류는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탄소는 이 세상에서 없어질 수 없는 모든 생물체의 구성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생물체의 먹이사슬을 연결시켜 주고 이를 통하여 지구촌은 유지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46억년전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분리되었을 때 불덩어리인 지구는 95%가 넘는 탄소덩어리이었다. 이런 지구를 오랜 동안 식물들이 번성하면서 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태양에너지와 물로 탄수화물(포도당)이라는 먹이감을 만들어 내면서 모든 생물체들은 탄소순환과정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식물들이 만들어 놓은 탄수화물을 동물들은 먹이로 삼고 살아간다. 그리고 식물이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밷는 것과 반대로 동물들은 산소를 흡수하고 탄소를 내밷으면서 모든 생물체의 몸속에는 산소와 탄소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지구생태계가 진화발전해서 오늘날과 같은 살기에 편한 세상이 만들어졌다. 지구환경은 평균 기온이 15°C, 대기권의 원소 및 해양의 염분 농도는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항상성을 유지 지켜 왔다. 즉 지구의 대기권은 질소 78%, 산소 21%, 아르곤 0.93%, 나머지 기체(이산화탄소, 네온, 헬륨, 수소 등)들은 극소량으로 구성되고 있다. 그런데 지구상에 0.03%에 불과했던 이산화탄소 비중이 화석연료 사용 급증, 산불, 전쟁, 화산활동 등으로 갑자기 크게 늘어 나면서 탄소농도가 크게 높아져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지역의 빙하가 해빙되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수 염도까지 낮아져 기후변화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대서양 해양교류를 중단시키는 것이 지구환경에서 극한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적도 지역의 더운 해수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북쪽은 따뜻해지고 남쪽에 차거운 물이 내려감으로써 지구촌의 온도가 조절되어 정상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대서양 해류교류가 중단되면서 기상시스템이 무너지고 극한 기상이변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폭염, 가뭄, 산불, 열돔현상이 일어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폭우, 태풍, 지진 등이 일어나는 극한 기상이변이 지속되는 기후위기속에서 세계 인류는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의 ‘복수’라는 저서에서는 “이런 기상이변은 지구환경이 항상성을 유지시켜 나가기 위한 자기회복을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몸부림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지구환경의 역습은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인수 전염병의 창궐, 지구생태계의 멸종 등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있어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시키는 2050 탄소중립을 전 세계 각국들이 감축 목표를 설정, 의무적으로 감축시켜 나가기로 결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탄소중립은 탄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탄소 비중이 갑자기 커짐에 따라서 지구환경의 항상성을 유지시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생겨나는 기상이변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따라서 탄소중립은 지구환경이 정상적인 항상성을 유지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구환경에 배출되는 탄소비중을 감축시켜 나가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산화탄소 감축량 중 57%를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수 있는 과제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 해결방안으로 탄소 소재가 급부상하고 있다. 탄소 소재로 항공기 등 수송수단을 경량화해 에너지 소비량을 절감하고, IT제품에 탄소 소재 채용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나갈 수 있다고 한다. 일본 도레이(Toray)는 에어버스에 항공기용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장기 공급하고 있는데 이는 날개와 동체의 대부분에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적용되면 기체 중량의 50%(대당 35톤)에 달하는 규모라고 한다. 이처럼 금속으로만 가능해 보였던 항공기의 기체를 탄소섬유가 대신할 수 있고 다른 소재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에너지를 절감시키는 장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즉 알루미늄에 비해 중량은 4분의 1에 불과하면서도 철에 비해 강도는 10배나 높다. IT부품의 경우도 그동안 금속산화물 계열 소재를 사용해 터치스크린 필름 등을 만들어 왔으나 최근에는 이보다 전기전도도가 좋은(저항이 낮은) 탄소 소재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기술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재는 성분이나 응용 분야에 따라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소재 성분으로 분류했을 때 금속, 화학, 세라믹으로 구분한다. 탄소소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세 가지 소재들의 장점들을 두루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철과 같은 금속에 비해 강도는 몇 배 높으면서 또한 가볍다. 화학적 내성이 크면서도 전기는 매우 잘 통한다. 이런 것들이 가능한 이유는 탄소 원자가 배치된 구조에 따라 물질 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탄소 소재인 흑연과 다이아몬드를 비교하면 흑연은 전기가 잘 통하지만, 다이아몬드는 전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동안 가장 널리 알려진 탄소 소재는 흑연이었다. 연간 60만 톤 정도가 생산돼 2차 전지 음극재, 원자력 발전 감속재, 제철용 전극봉, 반도체 실리콘 등의 제작에 사용돼 왔다. 그런데 가장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 2차 전지 음극재로 널리 활용되면서 큰 폭으로 수요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활성탄(Activated Carbon)은 대나무, 야자 잎, 톱밥 등을 태워서 만든 탄소 소재를 말한다. 주거 공간에 냄새를 없애는 탈취제나 장을 담글 때 쓰는 숯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수기 안에 들어가는 여러 종류의 필터 중 하나에도 활성탄이 담긴 필터가 들어있어서 1차적으로 정수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들어서는 상수도 처리장에서 오염물질과 악취 제거 등을 위해 활성탄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활성탄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석탄 화력발전소로 배기가스에서 중금속 수은을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석탄 화력발전소 비중이 50%가 넘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배기가스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활성탄을 채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카본블랙(Carbon Black)은 석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납저유) 또는 석탄 슬러리에서 생성되는 물질(크레오스트 오일)을 불완전 연소 또는 열분해해서 만든 것이다. 95%가 타이어, 호스 등 고무제품의 충격 보강재로 사용되며 그 외에도 프린터 토너 등 흑색 안료, 건전지 소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있는 분야는 탄소섬유다. 탄소섬유란 이름 그대로 탄소 성분으로 이뤄진 실 형태의 소재를 말한다. 보통 폴리아크릴로나이트릴(PAN)이라는 석유화학제품이나 석유찌꺼기 피치(Pitch)를 원료로 해서 실 형태로 만든 뒤 이것을 탄화시켜 만든다. 시장조사 기관 루신텔 (Lucintel)에 따르면, 순수한 탄소섬유 시장 규모는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에너지와 환경 분야로 항공우주 분야는 물론 프리미엄급 자동차 분야, 전기전자, 에너지 저장 및 발전 분야 등 그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나노소재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 즉 나노박막장비, 초고압투과 전자현미경 등 공정기술과 분석기술의 발전은 나노소재의 성장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나노기술의 영역 안에서 소재, 공정, 분석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나노소재의 등장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그래핀(Graphene), 나노다공성 탄소, 탄소 나노폼(nanofoam)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린 탄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탄소시대에 살고 있다. 어찌보면 탄소중립이란 이런 탄소의 쓰임새를 찾아내서 재활용하고 재자원화하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CCUS(탄소포집저장 활용)기술이 부각되면서 여기에서 포집된 탄소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즉 CO2 활용 무기탄산염 생산, CO2 활용 일산화탄소 생산, CO2 활용 메탄올 생산, CO2 활용 연료 생산, CO2 활용 기초유분 생산 등에 대한 기술이 개발되고 치열한 경쟁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당진시민들이 탄소중립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당진지역에 알맞는 탄소의 쓰임새를 찾아내서 몰락해 가는 화석연료 업체들을 대신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우리 모두 탄소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당진시에 필요한 탄소쓰임새를 찾아내서 제2의 당진경제를 도약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사설
    2024-01-25
  • 키리에 엘레이손 Kyrie Eleison
    8월은 잔인했습니다. 광복절 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발표하자 마자 탈레반이 전광석화처럼 진격하더니, 베트남 사이공(호치민)처럼 눈 깜짝할 사이 수도 카불의 함락 소식이 들렸습니다. 국경을 향한 육로마다 수백만의 난민 행렬이 늘어섰습니다. 주변국은 철조망을 두르고 장벽을 치고 국경을 봉쇄했는데도 꾸역꾸역 밀려드는 아프간인들. 막힌 건 땅길에, 하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블 공항엔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인 으로 장사진을 쳤습니다. 미군 수송기에 매미 떼처럼 붙어 몸뚱이 하나를 쑤셔 넣으려는 사람들의 비장함이 삽시에 비행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지요. 움직이는 수송기에 매달리다 떨어지고 깔리고, 구명대 하나를 놓고 죽기 살기 매달리는 모습에서 1950년 12월 흥남 부두에서 사투를 벌이던 피난민들이 오버랩 됩니다. 그때나 이때나 똑 같은 아우성···. 그 시각. 한쪽에선 참혹한 인간 도륙이 시작됐습니다. 탈레반이 동족을 줄 세워 꿇어앉히는 순간, 총구마다 불을 뿜습니다. 볏단처럼 쓰러지는 사람들에 다가가 2탄 3탄을 쏴대는 광란의 춤판이 펼쳐졌지요. 그 눈 뜨고 볼 수 없는 잔혹한 동영상이 인터넷 SNS 공간을 유령처럼 떠돌았습니다.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며 정신까지 너덜너덜해진 사람들. 아프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저주의 땅으로 변해 버렸지요. 그런 가운데 또 한쪽에서는 숭고한 생명이 꽃핍니다. 콩나물시루 같은 수송기 안에서 여인의 출산 소식이 들렸습니다. ‘오, 아가야 어쩌자고 이 시각에 태어나니?’ 탄식이 명치 끝을 가시가 돼 찌릅니다. 그래도 찾아온 생명이니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축복 송은 불러주어야 하겠지요. 무구한 생명 앞에 불행 운운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으니까요. 벌써 비행 중인 수송기가 고향이 된 아기가 셋입니다. 최고의 행복 속에 불행은 잉태되고 최악의 상황에도 행복이 배태된다. 아, 이것이 우리네 삶의 현장임을 여실히 짚어줍니다. 기내의 생명 탄생은 까마득한 옛 기억까지 소환합니다. 무너진 집터를 지나다 마주친 경이로운 순간의 기억. 깨진 기왓장을 들추자 짓눌린 풀포기의 가녀린 얼굴에서, 생명의 경건함에 소름이 돋았어요. 베트남 패망 때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1974년 4월 30일. 사이공 함락 직전의 긴박했던 곳은 미국 대사관입니다. 밖은 대사관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고, 대사관 옥상엔 흙빛 얼굴들이 하늘을 봅니다. 얼마나 급박했으면 헬리콥터가 앉지도 못하고 상공을 맴돌다 밧줄만 내렸을까. 한 사람이 밧줄에 매달리기 무섭게 헬기는 상공으로 치솟고, 대사관의 성조기가 내려졌습니다. 미군 철수의 마지막 종언이었죠. 미국 대사관에 들어왔으니 살았다고 안도한 그 많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안에는 현지의 건설 현장 철수를 지휘하다가 미처 나오지 못한 두 분의 우리 회사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해안선이 긴 베트남은 바다로 뛰어든 난민 100만 명을 받아냈습니다. 세계 언론을 뜨겁게 달군 ‘보트 피플’의 슬픈 탄생입니다. 그중 운 좋은 사람은 수장을 면했지만, 아프간에는 뛰어 들 바다도 없습니다. 베트남 패망을 연민의 눈으로 지켜본 사람은 월남에서 사선을 넘어 온 32만 참전 용사들입니다. 그렇게 비원을 안긴 베트남은 그 후 기적처럼 살아났습니다. 깨진 기왓장 사이로 생명이 꽃을 피웠습니다. 광기의 칼춤이 난무하는 아프가니스탄은 언제라야 나라다운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국처럼, 베트남처럼, 세월이가면 아프간 사람들도 희망을 노래할 날이 오면 좋으련만. 이념보다 무서운 건 신념입니다. 71년 전 한국, 47년 전 베트남이 이를 경험했습니다. 다음은 아프가니스칸 차례입니다. 허망한 이념과 신념의 너울을 벗고 기적의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두려움을 키우는 건 지금의 어려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연함입니다. 그래도 한강의 기적이 있었고, 메콩 강의 축복이 있었으니 그날을 꿈꾸며 피투성이가 돼 있더라도 살아만 있으라. 살아만 있으라···. ‘키리에 엘레이손(kyrie Eleison)’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소설가 / daumcafe leeretter 이관순의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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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25
  • 세상 사람들은 쉽게 변할 수 있을까?
    요즈음 가면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가면성 우울증이란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나 속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에 유독 힘이 빠져 내내 피곤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칫 도박이나 마약, 술 중독에 빠져 인생의 대부분을 허비하기가 일쑤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가면성 우울증이 크게 확산되는 추세를 멈추고 편안하고 행복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우울증의 원인은 소통 부재로 인한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생기게 된다고 한다. 소통 부재란 결국 내 주변 사람들을 믿을 수 없게 되어 아무와도 이야기하기를 거부하게 된다. - 정치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 목사가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도 거짓말이다. - 판사가 법과 원칙에 따라서 판결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 검사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 기자가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진실만을 알리고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이런 믿을 수 없는 세상에 누구와 말을 나누고 누구와 소통할 수 있겠는가? 라는 불신감이 팽배하게 되면서 모든 일들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불안, 초조한 생활이 쌓이면서 우울증은 심화되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은 이제 정말로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자신의 오만과 편견에 쌓여 평생을 자기만의 굴속에 살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정말 사람들은 변할 수 없다는 것일까? 변할 수 있다면 어떻게 변하게 되는 것일까? 요즈음 인성개발, 의욕개발, 리더십 교육, 세일즈맨 교육 등 사람의 마음을 바꿔 인생을 바꿀수 있다는 의식전환 교육과정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런 의식개혁 교육이란 결국 내자신이 풍부한 소질과 능력이 잠재하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주의 법칙을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여 실패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 자각에서부터 출발하게 된다. 그리고 사실을 인식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말겠다는 결의를 통하여 의식전환이 이뤄질 때 새로운 인생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자기 변신을 위한 의식개혁에는 7단계의 과정이 요구돤다고 한다. 첫째, 말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어야 한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듯이 매일매일 사용하는 말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아니다. 안 된다. 할 수 없다”등 부정적인 말로 생활하면 결국 자기최면에 걸려 부정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나는 할 수 있다. 그래서 해야만 한다”는 자존심과 사명감으로 무장하면 결국에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둘째로 위대한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 내 자신이 과장으로 만족한다면 정말 과장밖에 되지 못한다. 그렇지만 멋진 상무, 멋진 사장의 이미지를 설정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정말로 멋진 상무, 멋진 사장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셋째로 마음의 자력에 대한 비밀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석에는 일반 쇠붙이와 달리 자력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마음에도 자력이 있어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면 성공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마음의 자력이란 결국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질 때 생겨나 무서운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로 자존심을 키워 나가야 한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성공만 있을 수 없다. 때로는 시행착오나 실패를 당하게 되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경우에 피해의식을 갖지 않고 자존심을 내세워 무력감을 물리칠 수 있는 사명감을 가질 때 실패에서 헤어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남에게 질 수 없다는 자존심과 기필코 실현시키고 말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로 정신적 보상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정신적 보상작용이란 슬퍼서 울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고 어려움이나 고통을 극복하고 나면 오히려 더 큰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할 때 의외로 훌륭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여섯째로 내 자신의 편견이나 아집을 버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차가 마련되어 있을지라도 깨끗이 비운 찻잔이 마련하지 않으면 이를 마실 수있는 기회는 상실하게 된다. 그래서 항상 마음을 비운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지 않으면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없어 결국에는 기회를 포착할 수 없게 된다. 일곱째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생명은 조화롭게 발전하여 나간다는 우주의 법칙을 이해하고 이에 호응해야 한다. 자연이란 그 안에서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의 힘으로 생성 발전하여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주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에 대하여 이질감을 갖거나 대립적이면 결국에는 물의 흐름을 역류하는 것과 같이 어려움만 가중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연에 내재하고 있는 동질성을 이해하고 이를 조화시켜 나갈 때 발전하여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같이 사람이 변화한다는 것은 이런 7가지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이 바뀌고 마음이 바꿔서 행동까지 바꿔져야 사람이 바뀔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결코 바뀔 수 없으며 타고난 성격을 갖고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하고 이는 결국 내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적응력이 생겨날 수 없다. 때문에 자신의 편견과 아집으로부터 벗어나 주변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야 이 세상을 편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변할 수 없다고 하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서 적당히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게 되며 이 세상을 편하게 선도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법이다.
    • 오피니언
    • 해나루의 아침
    2024-01-22
  • 우리도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의 신안군 모델을 벤치마킹해야
    요즈음 인구소멸위기 위험지역 1위이었던 신안군이 2022년부터 햇빛연금을 지급한 이후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목표치인 해상풍력 8.2GW가 완료될 경우, 군민소득 연간 3000억원, 기업 450여개 유치, 12만개 일자리 창출 등이 기대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부푼 꿈을 안고 있는 지자체로 변해가고 있는 신안군을 많은 다른 지자체들은 부러워하고 있다. 이에 희망제작소의 송정복 자치분권센터 센터장은 2021년 12월에 ‘신재생에너지 기본소득은 가능한가?’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여기에서는 2017년 중앙정부 산업통상부가 주민참여제를 만들어 태양광발전소 반경 1km(풍력발전 5km) 이내 1년 이상 주민등록상 거주자 중 5인 이상 주민이 참여하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추가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런 재생에너지가 지역주민들의 기본소득원이 되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원수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말 황폐한 섬들이 모여 있는 신안군에서 이런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서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빛이 되어 새로운 발전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전라남도 남서부에 위치한 신안군은 유인도 72개, 무인도 953개 등 1,025개 섬으로 이루어져 섬의 수가 국내 전체 섬의 약 25%를 차지하는 다도해로 이루어졌다. 행정 구역으로는 2개 읍과 12개 면으로 구성된 총면적 655.60㎢이다. 주요 토지구성은 임야가 49.60%, 밭이 16.42%, 논이 15.73%이고 염전이 5.64%로 구성되어 있다. 2022년 9월 말 기준 인구는 38,981명이며 2021년 기준 재정자립도는 6.61%로 전국 평균인 45.2%,에 비해 월등하게 부족한 전국 최하위권이었다. 그런데 신안군은 타 지역보다 좋은 일조량과 여러 개의 섬이라는 특징 때문에 타 지역보다 저렴한 토지가격 및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이 가능한 대규모 염전과 농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강점을 갖고있다. 전국 최고의 태양광 입지 여건을 갖추었으며, 서울시의 22배에 이르는 공간 면적, 서남해안 최고의 평균 효율성 및 육지 이격거리 및 낮은 수심으로 인한 전국 최고의 해상풍력 입지 여건도 갖추고 있다. 이런 강점을 이용하여 담대한 주민참여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추진하여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2018년 신안군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섬별로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조합비는 1만원으로 이제까지 기업이 90% 받던 대출 중 4%를 조합이 받아 출자하였다. 그리고 최종 상환 책임은 발전사업자가 지도록 확실히 해둬 지역주민들은 아무런 부담없이 수익배당을 받게 되는 구조로 재생에너지 생산체제를 구축하였다. 조합비 1만원만 내면 식구 수대로 평생 이익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데도 처음에는 주민 설득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처음으로 안좌도에서 조합을 구성하는 데 1년이 걸렸다. 2021년부터 수익이 실제로 주민들에게 돌아가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2년간 발전수입 75억 원을 주민들에게 나눠줬고 이에 따라서 정책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자라도에서 가장 많이 배당받은 한 가족은 한 분기에 240만 원을, 사옥도에선 423만 원을 가져갔다. 이와같이 태양광발전으로 24MW를 생산하는 자라도는 주민 한 명당 한 분기에 17만 원~51만 원, 안좌도(96MW 생산)는 12만 원~36만 원, 지도(105MW 생산) 11만 원~26만 원, 사옥도(45MW 생산) 22만 원~60만 원, 임자도(100MW 생산) 10만 원~40만 원씩 받았다. 신안군이 제시한 2021년 9월 30일 현재 “신안군의 태양광발전 설치현황”에 의하면 신안군에는 2006년 6월 1일부터 2,190개의 태양광발전 시설이 허가되었으며 그 총발전용량은 879MW에 이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대상 설비로 확인 완료된 주민참여형 태양광발전소 현황은 전국 총 183개소 약 961MW이다. 이중 신안군이 183개 중에 83개로 45.36%를, 발전용량기준 961MW중 380MW로 39.54%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로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를 추진한 신안군의 경우, 주민들에게 재생에너지로 발생한 이익을 공유하는 제도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 전국 최초로 신안군 안좌면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배당금 지급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약 84억원이 주민들에게 지급됐다. 2030년에는 전체 군민의 45%가 재생에너지를 통해 수익배당을 받게 된다. 더욱이 신안군은 2030년까지 태양광 2GW, 풍력 8.2GW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는 원자력발전 6기 규모이다. 한편 유럽연합은 RE100(기업 사용 전력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을 수입 조건으로 걸고 있어 이 조건 못 채우면 수출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대량으로 구입해야 될 입장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구입을 위한 자금이 흘러들어 올 수 있어 재생에너지 생산업자들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해서 지역주민들은 소음이나 경관 훼손 같은 피해는 보고, 이익은 외지 기업에만 돌아간다고 반대하였다. 그래서 대부분 재생에너지 사업하는 회사들 90%는 대출받아서 처리하고있는 실정이다. 2017년, 정부는 재·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 우대제도를 도입하여 지역주민이 일정 규모 이상의 태양광발전사업에 일정비율 이상 참여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우대가중치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해 주민참여사업 태양광 용량기준을 1MW에서 500kW로 완화하였고, 주민참여방식을 지분형뿐만 아니라 채권·펀드형으로 다양화하였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세계 각국의 탄소감축 실적을 점검해 본 결과 산업혁명 이후 1.5도를 억제시키겠다는 ‘2050 탄소중립’을 사실상 성공적인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고 이를 만회시킬 수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는 세계 각국이 “현재 재생에너지 시설을 2030년까지 3배 이상 확대시키고 에너지 효율성을 현재 2배 이상 확대 시키자”는 국제협약을 제안, 이에 118개국들이 참여하기로 서약했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참여하기로 서약했으나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은 전체의 7%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당초 계획인 21.6%만 달성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였다. 그렇지만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세계 평균 수준인 68%를 달성시켜 나가야 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7%의 10배에 해당 되는 재생에너지 시설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6년 내에 현재의 10배에 해당되는 목표를 달성시켜 나가야 되기 때문에 결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생산시설 확대를 위한 각종 대안을 제시해 나가야 할 입장이다. 당진시도 재생에너지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대거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지역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나눠주는 계기가 되고 신안군과 같이 인구를 증가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 오피니언
    • 사설
    2024-01-22
  • 나는 무엇을 지키는 자인가?
    사람들이 쓰는 언어에서 그들이 사는 세상이 보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정’ ‘가족’ 이상의 소중한 가치를 지닌 것이 있을까 싶지만, 사회가개인 중심의 늪에 빠지면서 이기적 생각이 일상을 지배합니다. 고통을 주려고 상대 가족을 범죄 대상으로 삼는 건 영화 속 얘기만이 아닙니다. 자녀를 납치하고 아내를 폭행하고 가족을 볼모로 한 범죄가 계속 느는 것은 사람에게 가장 아픈 곳이 가족이어서죠. 우리 생활에 가족이란 용어가 일상화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아요. 전엔 투박하지만 정감 있는 ‘식구(食口)’란 말을 많이 썼는데, 언젠가부터 가족이란 말로 대체된 모양새가 됐습니다. 가족은 사전적 의미로 ‘부모, 자식, 부부 관계로 맺어져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라는 뜻이지만, 식구는 ‘같은 집에서 같이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을 이릅니다. “여섯 식구가 코딱지만 한 방 두 칸에 기거하면서 아버지는 식솔의 입들을 책임지느라 평생을 힘겹게 사셨다….” 필자 소설 중 가난과 싸우던 시절, 먹는 일만큼 중한 것은 없었죠. 그래서 아버지는 딸린 식구의 입을 책임지는 막중한 짐을 지셨어요. 식솔, 가솔 등의 말은 다 가장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아버지 용어입니다. 가족이 먹는 입을 따지는 식구보다 격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끈끈한 정분과 생명력은 ‘식구’가 더 우직하면서도 살갑습니다. 먹고사는 생존 운명체로서의 질긴 연(緣)입니다. 식구와는 또 다른 의미의 ‘생구(生口)’란 말이 있습니다. 식구뿐 아니라, 노비나 식객, 집에서 기르는 소, 닭, 개 같은 짐승들을 통틀어 ‘생구’라 불렀어요. 함께 기식한다는 뜻입니다. 조선일보 인기 칼럼을 연재한 이규태 선생의 ‘한국인의 의식구조’에서 찾은 말입니다. 선생은 “이 세상에서 짐승을 사람과 동격으로 표현하는 말을 가진 나라는 아마 우리 외엔 없을 것”이라고 통찰했지요. 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탄 펄벅 여사가 오래전 한국에 왔을 때, 소 달구지를 모는 지게꾼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죠. 다큐 영화 <워낭소리>에 전율했던 그 짠함이 펄벅의 감성을 흔든 겁니다. 소는 40년을 동고동락한 할아버지의 식구요 생구입니다. 할아버지는 소가 무거워할까봐 얼마 안 되는 짐도 나눠지고, 소가 늙어 죽으면 묘도 써 줍니다. 그 공생의 삶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웠어요. 지구의 육지 면적에서 매년 남한 면적의 60%만 한 사막이 늘어나고, 아마존 밀림은 매년 여의도 면적의 6배가 사라진답니다. 이 모두 공생의 삶을 저 버린 인간의 탐욕이 빚는 참사입니다.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은 무엇일까?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답합니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청중을 감동시킨 연설에서죠. 정치적 수사 가득한 연설문 대신, 가슴의 언어로 국민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텍스트는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을 다룬 성서입니다. 신이 아벨의 제사를 즐겨 받는데 화가 난 형 카인이 동생을 죽이자 카인에게 묻습니다. “네 동생 아벨은 어디 있느냐?” 그 대답을 21세기의 오바마가 대신한 것입니다. “만일 시카고 남부에 글을 읽지 못하는 소년이 있다면, 그 아이가 제 아이가 아니어도 그 사실은 제게 중요합니다. 만일 어딘가에 약값을 지불하지 못하는 노인이 의료비와 월세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그녀가 제 할머니가 아니라도 제 삶마저 가난해집니다. 만일 어떤 아랍계 미국인이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체포당했다면, 그것은 제 시민권에 대한 침해입니다...” 전 미국인이 숨을 죽입니다. 그들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자비와 희망에 불씨를 살려주었기 때문이죠. 강퍅한 세상에 찌든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면서 오바마의 연설은 절정을 향합니다. “저는 다음 같은 근본적인 믿음이 있습니다. 저는 제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다. 저는 제 여동생을 지키는 자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나라를 작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의 미국이란 가족으로 모이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동생을 지키는 자’란 말은 구약성서 창세기 4장에 나옵니다. 오바마는 카인처럼 “내가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까?” 항변하지 않고 성서를 깊이 묵상한 지혜로 가족애와 이타적 사랑을 말했어요. 결국은 가족입니다. 내가 우선할 일은 먼저 나를 보호하고 가족을 지키는 일입니다. 세상의 많은 문제는 가족을 지키지 못하면서, 이타적 사랑을 저버리는 이기적 행위에서 생성됩니다. 동시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생구’입니다. 통섭을 주창하는 최재천 교수의 ‘호모 심비우스(공생인)’와도 통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내 가족과 인류와 자연을 지키는 진정한 공생인이 되는 길이 아닐까? -소설가/ daumcafe 이관순의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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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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