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RE100이란 Renew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의 약자이다. 이는 국제적 기업간 협약으로 출발하여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프로젝트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만을 이용하거나, 사용한 전력만큼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구매하는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에 제안한 캠페인으로 현재까지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349곳에 이르고 있다.

 

‘더 클라이밋 그룹’은 RE100 캠페인에 가입하려면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1000대 기업이어야 하며 연간 전력 사용량이 0.1테라와트를 넘어야 한다. 그리고 RE100 기업은 재생에너지원으로 전력의 100%를 공급하겠다는 공개 선언을 해야 하고, 매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재생에너지를 소비했는지 제3자의 검증을 받아 결산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와 같은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에어비앤비, 3M, 샤넬, 듀퐁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RE100 캠페인 가입하게 되면 시장과 사회로부터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실천 기업이라는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결국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들은 그 만큼 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 홍보효과가 높아 매출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되므로 경쟁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018년 4월, 애플은 43개국 모든 데이터 센터와 사무실에서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서 23개 공급 업체가 청정에너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2017년 한 해 약 150만 미터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여 자동차 30만 대를 없애는 것과 맞먹는 성과를 얻어냈다.

 

더 나아가 애플은 ‘청정에너지 포털’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급 업체에게 애플의 지원 정책을 알리고 이들 업체가 주변에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쉽게 찾을 수 있게끔 정보까지 제공해 주고 있다.

 

더욱이 애플은 대규모 그린본드를 발행해 공급 업체와 함께 환경 프로젝트 투자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8년 애플은 중국 내 10개 공급 업체가 함께 조성한 에너지 펀드는 중국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약 3억 달러(약 3,500억 원)를 투자, 1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여 청정에너지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와 같이 애플은 ‘지구를 되살리는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선도적으로 RE100 캠페인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본래 RE100은 자발적인 참여를 기준으로 하는 협약이지만 참여기업들이 청정에너지 확산시켜 친환경 기업이미지를 제고시키고자 경쟁적으로 참여를 권유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BMW가 자사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 이온 전지를 공급하는 삼성SDI에 참여를 독려하고 애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협력업체에게 참여를 독려하였다, 더욱이 애플은 SK하이닉스에 RE100 참여를 요구하며 주문물량을 취소하거나 줄이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국내 최초로 RE100 가입을 선포하고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실트론, SK,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이 참여하고 있다. SK그룹이 RE100 기업에 참여하는 것은 비용측면에서 기존보다 30% 이상 비싼 전기를 구입하게 되어 연간 2조 원 이상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에너지전환이라는 친환경 기업이미지는 고양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1년 1월, 산업자원부는 전기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선택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RE100(K-RE100)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더 클라이밋 그룹은 기업과 발전소가 직접 계약하거나,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재생에너지 전력 인증서(REC)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증빙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로서는 그런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사실상 RE 100캠페인에 참여하고자 해도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한전과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즉 전력소비자가 한전이나 1메가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 사업자와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이 밖에도 전기 소비자가 한전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녹색 프리미엄 제도,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구입 제도 등이 제안되고 있다.


SK그룹은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제3자 PPA, 녹색 프리미엄 계약, 지분 투자 등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최근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한국형 RE100이 본격 시행된 지 1년 만에 한국형 RE100에 가입한 기업, 기관은 총 74곳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전력 사용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선언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주로 연간 전력 소비량이 많은 대기업이 대상이다.

 

‘더 클라이밋 그룹’은 RE100 참여기업 대상을 연간 100GWh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으로 하고 있으며 참여 기업들에 대해서는 2030년 60%, 2040년 90%, 2050년 100% 이행목표를 설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전 세계 RE100 참여기업의 총 전력소비량은 2020년 기준 약 329TWh로 국내 연간 소비량(509TWh)의 약 65% 수준에 해당하며 참여기업의 소비량 중 약 47%(155TWh)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주요국의 RE100 참여 기업들은 전력산업 특성 등 자국 실정에 맞는 RE100 이행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PPA의 경우 미국, 덴마크 등 재생에너지 단가가 낮은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나 인증서 구매, 녹색요금제 방식이 전체의 7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 부문별로는 제조업이 서비스업에 비해 이행률이 낮으며 특히 기계, 조립 분야의 이행률은 9.7%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은 IT 기술과 금융 부문이 행률이 특히 높으며 구글, 애플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미 이행률 100%를 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부문 에너지사용 중 전력비중은 약 48%로 해외 주요국(미·영·독 평균 32%)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GDP 대비 제조업 비중 또한 29% 수준으로 주요국(미·영·독 평균 15%) 대비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산업 부문에서 에너지원으로 전력의 비중이 높은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RE100 이행 여건은 비교적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한국의 총 발전량 대비 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8% 수준으로 RE100이 활성화된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 대비 낮은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기반이 미흡한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따라 서 국내 산업 여건에 부합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단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이행수단을 중심으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이행체계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발전단가의 경우 2006년 1MW당 65억원 수준에서 2020년 12억원으로 지난 10년간 약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자연스러운 가격경쟁력 확보를 이어오면서 달성된 그리드패리티로 인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태양광 공급과잉 등 외부요인으로 발생했다. 이에 태양광 등 발전소 시공과정에서 국내 제품보다 중국제품에 의존하는 문제점도 발생해 왔다.

 

여기에 더해 중소규모 발전소들의 REC 물량이 RPS시장에서 공급과잉으로 적체되는 현상까지 몇년째 해결되지 못하면서 REC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K -RE100이 재생에너지 가격하락을 방지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변동성 등으로 인해 발전량을 예상하고 보장하는 것이 어려워 전력거래 과정에서 볼륨위험, 프로파일 위험 등 다양한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PPA는 거래방식에 따라 실제 발전량과 계약 발전량의 차이에 대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리스크 대응이 필요하다.

 

국내 도입한 녹색요금(그린 프리미엄)의 경우 참여기업의 이행이 용이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며, RE100 기업이 부담한 재원은 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로 이어져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낮추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일은 온실가스 절반을 배출하고 있는 기업체에서 선도적으로 나서서 추진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인데 RE100을 통하여 경쟁적으로 기업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 성공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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