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9(목)
 

지난해 10,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이어서 지난해 127, 2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개최하여 '2050 탄소 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하였다. 여기에서는 탄소 중립 전략으로 경제구조 저탄소화 저탄소 산업생태계 조성 탄소중립사회로의 공정전환으로 구성된 3대 정책방향과 탄소중립 제도기반 강화를 더한 '3+1' 전략의 틀을 발표하였다. 이는 큰 틀에서의 방향만 제시한 것일 뿐 구체적인 대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들의 모든 생활영역은 에너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해온 화석연료(석탄, 석유, 가스 등)을 재생에너지로 전환시켜 나간다는 것은 결국 국민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친 엄청난 구조변혁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일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90% 이상이 살고 있는 도시지역에서는 냉난방을 하고 전등을 켜고, 자동차나 기차, 지하철을 타고, 핸드폰도 쓰고 TV를 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의 경우에는 온실가스의 67%는 건물부문에서 나오고 나머지 대부분은 수송부문에서 나온다. 따라서 산업단지도 없는 서울은 건물과 수송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산업단지가 조성된 지역이나 화력발전소가 입지해 있는 지역의 경우 산업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산업체의 온실가스 감축결과에 따라서 지역의 온실가스 감축이 결정되기 마련이다. 이와 같이 각기 다른 지역별 특성에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영역도 크게 다르기 때문에 각 지역별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마련해야 된다.

 

2019년말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7280만톤이다. 이는 전년도보나 2,490만톤 감소(3.4%) 한 것으로 석탄화력발전 폐쇄에 따라 1,960만톤, 기온상승으로 난방 감소에 따라 건물에서 210만톤이 감소하였다. 이에 반해 수송부문에서는 오히려 170만톤나 증가하였다.

각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비중을 살펴보면 에너지가 전체 배출량의 86.8%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산업공정이 7.9%, 농업 2.9%, 폐기물 2.4%이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산업 부문이 77.8%(발전이 44.2%, 철강산업이 15.6%, 석유화학이 7.5%, 시멘트가 3.9%, 제조업이 6.5%)이고, 수송이 16.0%, 건물 8.6%로 나타났다. (국가에너지 통제관리위원회 2019년 자료).

2019년 현재 우리나라 발전부문의 전력생산량은 563TWh이다. 이를 원별 비중으로 보면 화석연료(석탄, 가스, 석유) 비중이 약 67%에 달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7.5%에 불과하며 나머지 25%는 원전이 차지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현재 화석연료의 에너지시스템을 재생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로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설용량을 확대하여 나가야 하고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전력 생산공급체제를 재생에너지에 기반을 둔 전력생산 공급체제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대부분은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이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날씨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되어 간헐적 생산이 불가피하고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설비가 요구된다. 즉 대규모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하여 전력 공급 시점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며 전력을 열로 바꿔 난방용으로 사용하거나 열에너지 형태로 저장해 필요한 시점에 공급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석탄화력발전과 원전을 기저발전으로 하고 나머지 가스발전, 신재생에너지, 수력발전 등은 이의 보완적 발전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서 가스발전, 신재생에너지를 기저발전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중앙집중체제를 분산전원체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으므로 전력생산 공급기반이 완전히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 된다.

더욱이 수소에너지의 경우 현재 대부분 가스 등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그레이 수소이나 이를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발전을 활용하거나 기타 기술개발을 통한 새로운 수전해 기술을 개발하여 그린수소를 대규모 생산체제로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재생에너지가 대체에너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유연한 백업설비체제를 갖추고 지금까지의 전력생산 공급체제를 전반적으로 구조개혁을 통하여 친환경 연료로 대체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한편 2018년 기준 국내 수송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42958ktoe(석유환산톤). 에너지원별 비중을 보면 화석연료(석유, 가스) 비중이 97.8%에 달하고, 전력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EU 에너지 시스템 통합 전략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송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90%까지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화 비중을 증가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수송부문에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큰 부분은 도로교통이나 유럽연합에서는 2030년에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하였고 지금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로 전환시켜 나가는 대대적인 구조변혁이 불가피하게 요구되고 있다.

 

또한 해상 선박부문에서는 전력화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 고밀도 합성연료, 암모니아 등 그린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탈탄소가 가장 어려운 분야는 항공부문은 제트엔진에 의존하는 대형 항공기는 기존연료 대신 지속가능한 연료 비중을 높이면서 하이브리드 전기엔진의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특히 중소형 항공기는 전기엔진 도입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철도는 이미 전력화 비중이 높지만, 전력화가 어렵거나 비용 효율적이지 않은 분야에서는 전기-디젤 하이브리드 열차 및 수소연료전지 열차를 대안으로 개발하고 있다.

건물부문에서는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46911ktoe으로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건물부문의 화석연료(도시가스+석유+석탄) 비중은 46.7%로 다른 부문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가정에서는 냉난방, 조명, 취사, 기타 등 화석연료와 전력 사용이 비교적 고르고, 상업공공건물에서는 전력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특히 가정은 난방과 취사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난방은 일반주택의 경우 태양열, 지열 등 재생에너지 열이나 전기난방(전기보일러, 전기히터펌프 등)을 확대하고, 공동주택도 전기난방이나 친환경에너지 기반 지역난방을 확대해야 한다.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열과 전력을 변환하여 사용할 수도 있고 취사는 LPG, 도시가스 대신 전기취사 비중을 높여나가야 한다.

기존 건물은 그린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키고, 신축 건물은 더 높은 신재생설치 비중과 제로에너지 건축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건물부문 탈탄소화는 건물 단열향상이 필수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건물 재건축과 리노베이션 등 문제는 건물재산권 문제와 직접 관련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엇갈려 점진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

다른 국가에 비해 도심 인구밀도가 높고 90% 아상이 도시지역에 주거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우 지역난방 확대를 통하여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제고를 모색하여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업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142870ktoe으로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의 약 60%를 차지한다. 에너지원별 비중을 보면 화석연료(석유, 석탄, 가스) 비중이 약 80%에 달해 화석연료 사용량으로만 수송과 건물부문 최종에너지 소비보다 많다.

산업부문은 가장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제조업 비중과 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 비중이 높아서 탄소중립에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발전, 수송, 건물은 연료로 화석연료를 소비하지만, 산업은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원료로 화석연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원료 사용을 줄이는 것은 직접적인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연료사용 부문에서는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면서, 전력과 열, 친환경 연료 비중을 높여야 한다. 원료사용은 업종별로 특성을 고려해 원료 전환을 해야 나가야 한다.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부문에서는 특별한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즉 철강업종은 전기로의 확대와 함께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공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은 환원제를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유럽연합에서는 이미 일부국가들이 수소공급을 확대해 제철 공정의 화석연료를 부분적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정유산업, 석유화학산업, 가공산업 등으로 파생되는 산업의 범위가 넓다. 그리고 석유산업은 나프타를 바이오와 수소 사용을 늘려가며, 나프타를 대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실 발전부문은 정부가 독점하고 있어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하지만 건물과 수송부문은 일반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각 개인이 에너지 소비패턴을 바꿔 나가야 탄소중립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부문은 각 산업별 특성에 맞는 구조적인 변혁으로 통하여 새로운 제품생산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 분야로 많은 시설투자가 요구된다.

이와 같이 ‘2050년 탄소중립은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변혁이 이뤄져야 하고 지금까지 누려왔던 생활패턴을 전환시켜 나가는 엄청난 변혁이 뒷받침될 때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총체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부처를 신설하여 각 부처가 맡고 있는 업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역할을 담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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