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난해 8월에 발표한 6차 보고서에서 “전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01∼2018년 사이 0.2m 상승했으나 해수면 평균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연 1.3㎜에서 2006∼2018년에는 연 3.7㎜로 약 2.8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해수면 상승은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열 팽창을 한 요인과 내륙 빙하와 해빙이 녹아 해양 용량이 커진 요인이 겹쳐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기온 상승과 함께 해수면 상승폭도 더욱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에 따른 기상재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인구의 41%는 해안가에 살고 있고, 인구 1천만 이상의 대도시 3분의 2가 바다와 인접한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이런 저지대 도시들은 각종 재해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에는 바닷물에 침수 당하게 된다.

 

해수면 상승은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발생한다. 북극해의 빙하는 얼음이 바다에 떠있기 때문에 녹아도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지만 육상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 상승에 직접 영향을 준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4차보고서는 2090년까지 30~60cm가량 해수면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산출한 평균치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형학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해수면이 몇 미터 넘게 상승하는 곳도 나올 수 있다.

 

뉴욕 타임지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은 현재 해안가에서 10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고, 10%는 해안선 10km 이내에 살고 있다. 인도는 육지의 10%가 해수면 보다 낮아 수천만 명이 이동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방글라데시는 기후난민 유입에 대비해 국경지대에 4,100km에 달하는 철조망을 설치했다. 

 

한편 언제나 1km 두께의 얼음에 덮여있던 북극 항로가 열리며 가열된 주변국들의 자원 경쟁은 온난화가 야기한 새로운 갈등 양상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목포의 경우 해안가 방조제 건설 등으로 1960년 이후 해수면이 약 60cm가량 상승했으며, 밀물에는 침수되는 저지대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안 도시들이 물에 잠기게 되면 그 피해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많은 나라에서는 해수면 상승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북극의 해빙은 거의 40%가 줄어들었고, 해빙의 두께 역시 매우 얇아진 상태여서 북극 항로의 활용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북극 항로가 개설돼 러시아 연안의 북동 항로를 활용하면 아시아에서 유럽까지의 운항거리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것보다 약 40%(8천km) 정도 단축이 가능하다.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북극 항로의 항해일수는 90일 정도인데, 북극을 항해하는 선박안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다년생 해빙이 많이 줄어들어 오는 2020 ~ 2030년에는 100일 이상의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해운업계는 북극 항로의 상업화 가능 시점을 2040년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라면 당초 예상보다 북극 항로 가능 시점이 10~20년 빨라질 전망이다. 세계 해운업계가 이처럼 북극 항로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북극항로가 수에즈?파나마 운하, 파이프라인, 대륙횡단 철도, 항공운송 등의 물동 수요를 흡수,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회 운송용량, 운송원가 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 철도(TSR) 등 철로를 통한 육상운송과 충분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세계경제는 새로운 유러시아시대가 개막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천 300TEU급 컨테이너선을 기준으로 수에즈운하 경유 항로를 1년 내내 운항하는 경우와 북극 해빙기간 동안 북동항로를 경유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경우의 수익?비용 항목을 비교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두 가지 경우에 동일하게 평균 60%의 적재 비율과 TEU당 1천 200달러 운임을 설정하고, 항로별 연평균 운항횟수를 적용, 연간 수익을 창출한 결과, 연료비의 지출이 5~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유, 가스, 석탄 등 자원의 경우 수송 경제성 면에서 북극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고 밝혔다. LNG의 경우 수송 경제성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원이며,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북부 및 북극해의 내륙 인프라가 개선되면 경제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체들 역시 이미 북극항로 운항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내빙 선박기술을 확보하였다. 국내 조선업체의 경우 STX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극지 운항용 유조선, LNG선, 컨테이너선, 시추선 기술을 개발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는 그 이름과는 딴판으로 80% 이상의 지역이 1년 내내 눈으로 덮여 있다. 인구 5만 7천여 명 중 87%는 에스키모라고도 불리는 원주민인 이누이트들로 대부분 사냥과 어업 생활을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운송수단인 개썰매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사냥하고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세월과는 달리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기 시작하면서 개썰매 대신 작은 배를 이용하게 되었다. 또한 기온이 오르면서 70년대에 비해 그린란드의 경작 가능 기간이 2주가량 늘었고 경작지도 4배나 늘어났다.

 

농작을 하는 사람들이 늘게 되어 텃밭 가꾸기가 유행이 되고 있다. 어업 분야 역시 새로운 기대에 부풀게 되었다. 새우 어획량이 늘었고 80년대 이후 사라졌던 대구도 해수 온도 상승으로 2000년 이후부터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 이는 그린란드 경제에 커다란 보탬이 되고 있으며 그린란드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지하자원의 개발이다.

 

그린란드에는 전 세계 지하자원의 20%가 매장되어 있다고 추정한다. 이미 채굴이 시작되어 해마다 2천 킬로그램이 넘는 금을 채굴하는 금광과 2백만 톤의 감람석을 생산하는 감람석 광산을 비롯해 5천 2백여 개의 지하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바다에서는 빙산이 녹으면서 석유와 가스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지구온난화라는 지구의 재앙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의 만년설에 2km 깊이의 시추를 시행한 결과 이 지역이 약 50만 년 전에는 녹색으로 뒤덮인 국가였음을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초목류, 나비류, 거미류의 DNA가 발견되어 풍부한 지하자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와 같이 기후변화는 지구생태계에 큰 변화를 주어 재앙과 함께 새로운 선물도 우리들에게 주고 있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은 저지대 지역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들지만 또한 얼음이 녹아 동토 지역은 개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결국에는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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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에 따른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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