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석탄화력발전의 경우 일반적으로 석탄연소로 얻어지는 에너지의 40%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60% 이상의 에너지는 대기나 하천에 버려진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폐열 에너지를 열펌프나 열교환기, 파이프 라인 등으로 이용하여 열원이나 온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특히 도쿄의 경우 민간 생활용 열 수요에 거의 맞먹는 연간 43조㎉에 달하는 폐열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존 냉난방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또한 질소산화물을 60~80% 삭감할 수 있고 CO₂증가량을 약 10% 감소시킬 수 있어 환경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한다면 에너지 효용성은 배로 늘어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으면서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1980년대 초, 덴마크 칼룬보그에서는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폐기물을 다른 기업들에게 내보내어 활용하게 한 것이 오늘날 생태산업단지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즉 석탄화력발전, 정유공장, 제약회사, 석고보드 공장 등 4개의 주요공장이 입주해 있는 산업단지에서 버려진 폐열과 증기를 일반 가정에 공급되어 온수와 보일러에 사용하게 하고 양식장에도 활용되었다.

 

그래서 60만톤의 용수, 1.5만톤의 석탄, 4.5만톤의 석유 등 자원이 절감되고 이산화탄소는 17.5만톤, 황산화물은 1.2만톤의 대기오염물질을 저감시켰다. 특히 유황, 석고, 바산화물 등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산업단지 주변지역주민 4,500가구의 난방장치, 연간 33만톤의 농업용 비료를 절감하는 효과를 누려왔다. 

 

이와 같은 생태산업단지는 1990년대부터는 미국에서도 버지니아 케이프찰스, 텍사스의 브라운스빌, 볼티모어 페어필드 등 여러 곳에서 구축되어 환경개선과 에너지 절약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

 

일본에서도 생태도시개발 개념으로 출발하여 에코타운, 산업클러스터와 함께 생태산업단지 개념이 널리 확산돼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코쿠보 생태단지는 산업폐기물연구회가 구성돼 폐기물 무배출을 목표로 지역 기업과 학교, 정부가 협력하여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하여 환경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최근 성공사례로는 일본 기타큐슈 자원순환형 도시건설을 들 수 있다.

 

1901년, 일본 최초철강업체인 야하타제철소가 설립되어 60년대 말까지도 세계적인 환경재앙의 도시이었던 기타큐슈가 새로운 자원순환형 도시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즉 기타큐슈에서는 공해업체와 지역주민 간에 많은 환경분쟁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주민들이 가해자인 기업들에서 취업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결론을 내놓지 못하였다. 이에 기타큐슈 행정당국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면서 민관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였다.

 

민관거버넌스란 지역주민들과 기업, 행정당국이 모두 참여하고 지역경제발전연구소의 뒷받침을 받아 공해추방을 위한 각종 대안을 마련하여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1997년, 민관거버넌스에서는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재사용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공해방지 조례를 제안하였고 기타큐슈는 재생사업이라는 일본 최초의 에코타운을 건립하였다.

 

에코타운이란 ‘모든 폐기물을 다른 산업의 원료로 재활용해 최종적으로 폐기물을 제로(zero)화 하는 자원순환형 사회를 구축하는 종합 프로젝트’이었다. 기타큐슈 에코타운은 2천 헥타르(ha)의 매립지에 중소기업을 비롯하여 29개의 재활용 기업이 입지하였다.

 

에코타운 인근에는 종합 환경 콤비나트가 조성되어 실질적인 재활용 기업들이 입주하여 있다. 현재 페트병 재활용, O.A.기기 재활용, 자동차 재활용, 가전제품 재활용, 형광등 재활용, 의료용구 재활용, 건설혼합폐기물 재활용, 비철금속 재활용, PCB 오염토양 재활용 사업단지가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 재활용 사업을 예로 들면 자동차 한 대는 약 45분 만에 해체되는데 자동차는 구리, 철 등으로 분리되어 99% 이상 재활용된다. 특히 해체된 자동차를 이용해 인근 제철소에서 제련된 철은 품질이 좋아서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자동차 메이커에서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의 강판으로 다시 활용되고 있다.

 

종합 환경 콤비나트 외에도 기타큐슈에는 히비키 리사이클단지, 히비키나나 동부지구 등 재활용단지가 즐비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타큐슈의 정책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환경산업을 집적화해 나가면서 세계적인 친환경도시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 최초의 에코타운인 기타큐슈에는 폐자동차 분해공장, 폐가전제품 분해공장, 페트병재활용공장, 폐사무기기 처리시설, 폐 화학약품 처리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그 앞 바다에는 풍력발전기의 커다란 날개가 느긋하게 돌고 있어 일본 최초의 광화학 스모그 발생 지역이었던 기타큐슈는 점차 오염물질로부터 벗어나 친환경도시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특히 기타큐슈 에코타운에는 교육 및 기초연구, 실증연구, 사업화의 3단계로 구분하여 지역마다 관련분야 사업들을 집적시켜 나가는 벤처산업 도시를 바꾸어 나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각 부분에는 대학과 산업이 중심이 되고 행정기관의 전반적인 지원을 받는 산학관 협력체계가 구축되었다.

 

교육 및 기초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북구주 학술연구도시’에는 북구주 시립대학, 구주공업대학, 와세다대학 등의 환경관련학부 등이 유치되었다. 또한 시의 서부지역에는 산학관이 공동 참여하는 실증연구시설이 가동되고, 동부에는 민간에 의한 사업화시설이 모여 있다. 실증연구지역에는 개발된 기술의 전시 및 사업들을 외부인에게 시찰, 견학시킬수 있는 에코타운센터가 있다.

 

에코타운센터는 자신들의 변화된 모습과 첨단기술을 홍보하고, 과거로부터 얻은 교훈을 전파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실증연구로는 ‘비산재의 무해화처리, 발포 스티로폴의 리사이클, 생분해성 플라스틱 프로젝트’ 등 산업화 도시로부터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기술로 기타큐슈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고 21세기 환경기술과 산업에서 앞서가는 기타큐슈시로 변모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자원부가 2002년 7월, ‘산업경쟁력 전략회의’에서 생태산업단지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2006년 12월, 전국 생태단지 시범사업 전담기관인 국가청정생산자원센터(KNCPC)가 결성되었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생태단지 구축사업단을 구축하여 본격적인 생태단지를 추진해 왔다.

 

제1단계 기반구축사업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포항, 여수, 울산, 반월, 청주가 5개 시범사업단지로 지정되어 단일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산업공생 체계를 구축하는 자원순환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2009년 10월에 부산, 대구, 전북 등이 추가 단지로 지정되었다.

 

제2단계 사업은 2010년부터 주변 3~4개의 산업단지와 연계한 광역적 거점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자원순환 네트워크를 확산시켜 나갔다.

 

고도성숙기로 접어든 3단계(2015∼2019년) 사업은 산업공생네트워크 전국화, 주민친화 사업 확대, 자원절약 전문산업 육성이라는 추진 목표 아래 △산업 공생망 확대 △지역친화형 모델 개발 △기술개발 모듈화 추진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였다.

 

이렇게 2단계 46개 산업단지에서 104개 단지를 추가한 150개 단지(개별입지+환경시설 포함)로 확대돼 버려진 에너지 재활용으로 지역경제 발전과 환경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산업자원부는 2005년부터 약 13년간 울산을 비롯한 12개 지역 전국 105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약 810억원의 예산을 투입, ‘친환경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발표하였다. 그 결과 지금까지 총 2조4226억원의 경제적 성과와 온실가스 854만톤 저감, 폐부산물 685만톤 저감이라는 환경적 효과를 거뒀다. 또한 신규 투자 7613억원, 992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는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런 ‘친환경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이 2017년 12월, 국가 R&D 장기계속사업 대상 일몰시점 설정에 따라 사업이 종료되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배숙 의원(국민의당)은 “친환경 국가 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은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함에도 오히려 관련 사업이 종료가 되는 등 정부의 ‘친환경 산업단지 정책’이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산업부는 산단공에서 추진해오던 ‘친환경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이 일몰된 것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와 산단 환경오염 피해 방지 및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리고 조 의원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탈석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금융제공을 하고 있는 국민연금· 수출입은행 등 공적금융기관의 실태를 엄중히 지적하고, 우리나라 공적금융기관들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금융지원 중단 선언 및 친환경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강력히 촉구하였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종합대책과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목표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산업현장에서 버려진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발생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기타큐슈와 같은 자원순환형 도시를 건설해야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해당지역 행정당국이 직접 나서서 지역주민들과 기업, 행정당국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민관거버넌스체제를 구축하고 지역경제발전연구소의 뒷받침을 받아 각종 대안을 마련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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