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2019년 2월 6일, 국립환경과학원은 “1월 11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미세먼지(PM2.5) 고농도 발생 원인을 지상 관측자료, 기상 및 대기질 모델을 통해 종합 분석한 결과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의 요인 중 평균 75%가 국외요인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북부의 미세먼지 농도는 131㎍/㎥로 역대 미세먼지(PM2.5) 측정 최고치였던 2015년 10월 22일 전북의 128㎍/㎥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중국 산둥반도와 북부지역에 고기압이 강하게 위치하면서 서풍기류가 형성되어 오염물질이 흩어지지 않고 쌓였기 때문이란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은 물론 몽골, 북한 및 일본 등 국외 영향은 전국 기준 69~82%로 평균 75%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2016년 11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진영 박사 연구팀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중국에서 직접 생성돼 한반도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전체의 28%에 달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중국발 미세먼지의 비중은 75%인지 아니면 28%인지 아리숭하다.

 

사실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기준은 배출량, 농도, 위해성으로 구분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평가방식은 농도기준일 것이고 김진영 박사는 위해성 기준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평가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측정방식은 국민건강보호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농도보다도 위해성 기준으로 이뤄져야 더욱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은 ‘국내 배출, 해외 유입, 기상상황’이라는 3가지 요건에 의해서 결정된다. 특히 기상상황에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5배에서 10배까지도 크게 변화되기 때문에 정확한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평가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런데 미세먼지 관리부서인 환경부가 나서서 중국영향이 크다고 발표한다면 책임회피를 목적이라고 오해받기 십상이다.

 

주무부서가 나서서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이 국내 배출이 아니라 해외 유입이라고 주장한다면 책임을 회피하기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미세먼지 감축사업에 발목잡는 일이 된다. 때문에 대단히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갈 일인데 환경부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마련이 미흡한 실정에서 자꾸 남의 탓만 하는 경향이 있어 매우 안타깝게 여겨진다.

 

또한 해외유입이나 기상상황은 우리나라 당국에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로 인하여 국내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비중이 적어진다면 자연스럽게 미세먼지 감축사업은 게을리 할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주무부서가 나서서 섣불리 미세먼지의 발생을 해외요인으로 돌리는 것은 극히 삼가해야 될 일이다.

 

더욱이 일부 정치인들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무의미한 논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정확한 정량분석을 통하여 이를 미세먼지 감축방안을 마련하는 기초로 활용해야 되고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지식정보가 되어 미세먼지 관리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보다도 햇빛, 기온역전, 안개 등 기상요인에 의해서 대부분 농도가 결정된다. 특히 기온역전에 의해서 대기가 정체될 경우 환경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쌓아져 높은 농도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은 약 0.6℃씩 낮아진다. 그런데 가끔 거꾸로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올라가는 기온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공기는 더울수록 밀도가 낮아져서 더운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이동하면서 대기권이 안정성을 유지하게 되는 기온역전현상이 발생한다.

 

기온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대기권은 장기간 안정되어 대기정체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대기 정체상태에서는 지속적으로 대기오염이 쌓이게 되고 이것이 오래 지속되는 동안 미세먼지는 고농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온역전현상은 일교차가 큰 계절이나 산간 분지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봄에 이동성 저기압과 건조한 지표면의 영향으로 황사를 동반하게 되고 이런 기온역전현상까지 자주 발생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경우가 많이 발생된다. 그렇지만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내리면서 청정한 하늘이 유지되어 미세먼지 농도는 다시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가을에도 다른 계절에 비해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 지역적인 대기의 순환이 원활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일반적으로 낮다. 허지만 겨울이 되면 난방 등 연료사용이 증가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높아져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될 때나 황사먼지가 발생하였을 때 미세먼지의 농도는 급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측자료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하여 어느 정도 미리 예측하여 미세먼지 예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일반국민들이 미세먼지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 '청정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제주의 초미세먼지 수준이 서울보다 나빴던 날이 반대인 날보다 더 많아졌다고 알려졌다. 이는 제주의 미세먼지는 대부분 그 안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중국 상해, 저장성, 장쑤성과 우리나라 내륙에서 유입된 것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즉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소와 자동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북풍이 불면 한반도 내륙의 대기오염 물질이 제주 하늘을 뒤덮기도 한다. 때문에 제주 미세먼지 수치만을 근거로 제주 공기가 서울 등 대도시만큼 오염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봄철이 되면 황사로 인해 국민들의 건강은 물론 각종 산업까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농업, 조선, 항공, 자동차, 전자 등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계산한다면 적게는 2조 원에서 많게는 10조 원이나 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환경오염은 본래 오염자 부담원칙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중국의 황사나 대기오염이 중국에서 발생하였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중국이 부담해야 될 것이다. 그렇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각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되기 어렵다. 

 

때문에 국경을 넘어서는 환경오염은 오염자 부담원칙보다는 오히려 희생자 부담원칙이 적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현상이나 대기오염은 중국이 직접 나서서 이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국내 미세먼지에 영향을 주는 중국 유발 미세먼지의 양을 정량적으로 제시한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제주지역이나 인천지역 그리고 전북지역의 경우 미세먼지에 대한 역궤적 추적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북부나 동부지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기류에 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한 정량분석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 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여겨진다.

 

때마침 2019년 11월, 한중일 황사공동연구단에서 합동으로 3국의 미세먼지 영향력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란다. 이는 피해자와 발생원인자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라서 정확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일부에서는 유럽국가들이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이유 중에 가장 큰 원인은 국제협정으로는 유럽의 장거리월경성대기오염협약(CLRTAP)이 잘 이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국제적으로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관련 배출 및 규제 기준을 협정서 내에 명시하고 있어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CLRTAP는 법적 제재보다는 대기오염 예방과 감축을 위한 정보 교류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기때문에 협정 참여에 미온적인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나 시기에 대한 공동 대응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추가적인 협의서나 부속서 등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국가간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 때문에 이런 협정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과 중국, 일본은 각기 다른 역사관을 갖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에서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런 장거리 월경성 대기오염협약도 제대로 이뤄질지 의심스럽다.

 

여하튼 미세먼지 감축사업은 전 인류의 건강보호를 위한 것이고 미세먼지는 지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각국이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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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에 관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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