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정책 축이 전력에서 ‘열’로 확대해야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의 48%가 열에너지이며, 온실가스 배출의 약 30%가 열 부문에서 발생하며 탄소중립을 위해 열에너지 탈탄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국내 에너지정책의 중심을 전력에서 열에너지로 확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회 입법공청회에서 형성됐다. 전력 중심 정책의 한계를 넘어 최종에너지 소비의 약 48%를 차지하는 열에너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탈탄소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칸(KHARN)은 지난 1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에너지기본법’과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및 이용·보급 촉진법’ 입법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산업계·학계·연구기관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해 열에너지 전담 법률 제정의 필요성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열에너지 탈탄소화의 필요성과 열에너지 2법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의 48%가 열에너지이며, 온실가스 배출의 약 30%가 열 부문에서 발생한다”며 “탄소중립을 위해 열에너지 탈탄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산업부문과 건물부문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산업부문은 고온영역 중심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지만, 건물부문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탈탄소 수단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개별식·중앙식·집단에너지 방식 등 공급방식 선택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로는 EU와 미국의 정책 흐름이 소개됐다. EU는 열전략을 통해 에너지효율지침·재생에너지지침·건물에너지성능지침 등을 연계하고 있으며, 배출권거래제(ETS)를 통해 열에너지 소비에도 탄소비용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역시 산업·건물부문 열 탈탄소화를 목표로 세액공제와 보조금 정책을 운영 중이다.
열에너지기본법은 열에너지의 정의와 범위를 명확히 하고, 청정열과 미활용 폐열 개념을 새롭게 정립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미활용열’ 대신 데이터센터·산업공정 등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해 버려지는 열을 ‘미활용 폐열’로 정의했다.
또한 15년 단위 국가 열에너지 기본계획과 10년 단위 지역 열에너지 기본계획 수립 근거를 마련하고, 열에너지정보·통계체계 구축을 통해 열수요지도, 청정열 잠재량, 수요·공급 매칭 정보를 단계적으로 데이터화하도록 했다.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및 이용·보급 촉진법에는 열공급사업자와 연료공급자의 탈탄소 전환계획 수립 의무, 청정열 의무화 및 공급인증서 거래제 도입, 재원 조성 및 열에너지센터 지정 근거 등이 담겼다. 다만 오 연구위원은 “심의 절차의 이중 구조, 인증서 거래 여건, 초기 재정 부담 등은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병철 기후에너지환경부 열산업혁신과장은 “청정열 의무화 등은 산업 활성화와 규제로 동시에 인식될 수 있는 만큼 업계와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이미 발생한 열을 회수·이동·저장·순환해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도시가스업계는 연료공급자에게 청정열 공급의무를 부과하는 데 대한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자원순환에너지 분야에서는 산업폐기물 소각열의 활용 확대와 제도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