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불교의 지침서를 내놓은 조애너 메이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약자와 피해자를 보살피는 운동, 생명 사회운동, 그리고 새로운 대안적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3가지 대전환이 이 땅위에 정착되어야 한다.
티벳 불교학자이며 생태운동가로서 알려진 조애너 메이시는 기후위기 시대에 대한 원인치료를 위해서 실천적인 전략지침을 내놓았다.
그녀는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고뇌를 통하여 과거 선조들의 전통과 미래세대를 연결하고 그들의 고통과 입장을 이해하도록 체득해야 하는 ‘온 생명회의 (Council of All Beings)〉 프로그램’을 통하여 가능하다고 지침을 내놓게 되었다.
그녀는 2010년, ‘두려움 없는 미래’라는 저서를 통하여 기후위기 대전환을 위해서 ‘호스피스’의 역할과 ‘산파’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된다고 강조하였다. 즉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사라져야할 것들에 대해서는 그 성과가 발전적으로 전수되도록 좋은 호스피스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화석연료를 대신할 수 있는 무탄소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적 문명과 가치들이 다양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산파 역할을 해야만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서 ‘산처럼 생각하라’라는 저서에서는 자연에 대한 심층적, 생태적 각성을 중심으로 인간이 지구상의 중심이 아니며, 동물과 식물 등 유정, 무정의 생명들과 과거 선조들의 전통과 미래세대를 연결하고 그들의 고통과 입장을 이해하도록 체득해야 하는 ‘온 생명회의 (Council of All Beings)〉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그리고 2016년에는 ‘액티브 호프 (Active Hope)’라는 저서에서는 본격적으로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문명전환을 위한 사회운동 프로그램인 ‘재연결 작업 (WTR : Work That Reconnects)’을 이론적으로 제시하여 녹색불교의 지침서를 내놓게 된 것이다.
이어서 이를 2020년에 출판된 ‘생명으로 돌아가기’라는 저서를 통하여 그 내용을 총정리하여 오늘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전략지침서로서 녹색불교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사는 21세기 지구에는 기후위기와 생물 멸종이라는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위기는 지금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과학문명 때문인 것이다. 즉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전 세계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구분되고 한 국가 내에서도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갈라놓고 대립과 갈등으로 계급투쟁을 벌리게 만든 경쟁 사회라는 혼란스런 사회를 만들어 놓았다.
여기에다 화석연료를 너무나 많이 사용하여 여기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이 지구 기온을 상승시켜 가뭄, 폭염, 산불과 그리고 폭우, 태풍, 쓰나미, 지진 등 기상이변으로 많은 재앙을 낳는 기후위기를 야기 시켰다. 그리고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각종 환경오염물질은 지구생태계의 3분의 2나 멸종시키는 생태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이제 더 이상 지구생태계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적 상황에서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하여 전 세계 각국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시키는 ‘2050 탄소중립(205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완전 제로로 만들자)’를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세계 인류는 전기 없이는 하루 한시도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일은 지금까지 모든 일상생활을 포기 해야 된다는 것과 같은 일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를 사용할 수 없는 형편에 놓여 있고 선진국들은 자국민의 보호와 국익을 내세워 당장 경제적 실리만을 챙기고 있어 사실상 기후위기는 뒤전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더욱이 탄소배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패권전쟁에 몰두하고 있어 탄소중립의 성공적인 실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불가에서는 삼계화택(三界火宅)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안채, 사랑채, 행랑채까지 모두 불타 오도 가도 할 곳이 없는 신세를 말한다. 더욱이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불타 생로병사와 윤회의 덫에 갇힌 인생은 숙명적인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런 번뇌 망상에서 벗어날 수있는 방안을 불가에서는 해탈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살다보면 살아진다’라든지 ‘이 또한 그냥 지나가리라’라는 인내하는 소극적인 태도로 해탈하려 한다면 또 다른 집착이 생겨나서 더욱 큰 번뇌에 빠져 헤어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우린 고뇌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자기수양 과정을 통하여 완전히 벗어날 수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완전한 해탈인 열반의 세상에 도달하게 된다.
일시적으로 재물욕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재물에 대한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오히려 또 다른 집착이 생겨나게 되며 더욱 재물에 집착하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재물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을 통하여 자기 수양으로 이를 해결해 나갈 때 완전한 해탈인 열반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나’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번뇌 망상에서 벗어날 수 없고, ‘나’의 애정, 욕망, 집착을 버리기 힘드니 고통에 헤매면서 삼계화택속에서 살아가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2020년에 내놓은 ‘생명으로 돌아가기’라는 저서에서는 화석연료에 기반을 자본주의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재연결 작업을 진행시키자는 녹색 불교를 제창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겪고 있던 모든 인연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재연결작업을 추진해 나갈 때 대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재결합 작업을 위해서는 우리 시대에서의 수많은 사람과 자연과 연관 되어있는 ‘공간적 인연’의 깨달음과 함께 수십 억년동안 인류 역사, 우주 역사에 걸쳐 미래세대까지 이어지는 ‘시간적 인연’에 대해 실질적이고 다양한 깨달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재연결작업을 위해서 ‘고마움에서 시작하기, 현재 우리의 고통을 존중하기,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실행하며 나아가기’ 라는 4단계의 나선형 순환을 통하여 자기 수양과 깨달음으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심오한 불교교리에 기반을 둔 기후위기 극복전략을 내놓았다.
첫째, 고마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창조적인 동력이 생겨 나게 된다.
새로운 대전환의 시작은 바로 고마움과 감사할 줄 아는 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웃과 동료, 사람에게 고마워하고 자연에 감사하고 그 많은 은혜를 기뻐하는 데서 출발해야 창조적인 동력이 생겨날 수 있다.
분노와 적개심, 증오는 ‘파괴적 동력’이 될 수 있어서 대전환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없고 분노는 과거 낡은사회의 운동을 파괴 시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창조적인 동력으로 대전환을 이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린 사람과 자연의 은혜에 고마움을 갖도록 노력해야 새로운 미래의 대안을 찾아내서 다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행복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둘째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면 절반으로 감소하게 되고 기쁨이나 행복을 함께 나누면 도배로 커진다.
슬픔, 비탄, 분노 등에서 오는 고통은 대체로 갈등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며 상대방이 나를 배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시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이를 한 번 더 되돌아보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의 공간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고 여기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린 세상의 고통을 피하지 말고 이를 존중하면서 한 번 더 되새겨보고 공감의 공간을 마련해 나가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셋째, 새로운 눈으로 서로 바라보게 되면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전환사회의 변화를 인지할 수있는 힘이 생겨나서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상호의존하고 자기 조절로 맞춰 나갈 때 다 함께 힘을 합할 수 있고 대승불교의 파리나마나(回向)와 같이 환희에 찬 마음으로 만물의 행복에 헌신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인드라망의 구슬처럼 전체론적 사고에 기반하여 세계를 바라보는 힘이 생겨나게 된다.
인다라망이란 불교의 신적 존재 가운데 하나인 인다라(Indra), 즉 제석천의 궁전 위에 끝없이 펼쳐진 그물을 가리킨다. 이 그물에는 보배 구슬이 달려 있고, 한 구슬은 다른 모든 구슬을 비춰 관계가 끝없이 펼쳐지게 된다.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란 자신의 관점과 반대하는 사람의 관점, 사람이 아닌 생명 존재의 관점, 그리고 미래세대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때 무아를 체득하는 존재를 인식하게 되어 내 자신이 누구이며 진정한 자아를 바라볼 수 있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연결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대전환의 역사를 전개시켜 나가야 한다.
대전환을 위한 역사적인 행동이란 ‘약자와 피해자를 보살피는 운동, 생명 사회운동, 그리고 새로운 대안적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3가지 대전환을 위한 행동이 지속적으로 추진돼 이 땅위에 새로운 세상이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