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3(금)
 

2023223, 과기부는 18차 국가핵융합위원회를 개최하고 핵융합 실현을 위한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는 인공태양기술인 핵융합 에너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위협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임을 밝히고 KSTAR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였다. 즉 국내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KSTAR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30초 연속운전 달성하였으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이후의 실증단계에서도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주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인공태양은 태양에너지의 원천인 핵융합 반응을 지구상에서 구현해 에너지를 얻는 차세대 친환경에너지 기술이다. 그런데 태양의 중력 대신 강한 자기장을 이용, 수소 플라스마를 핵융합로에 가두고 고온·고압 환경에서 지속적인 핵융합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하지만 고온·고압의 플라스마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의 찢어짐' 불안정성은 플라스마 붕괴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이는 핵융합 발전을 위해서 1억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가 요구되는데 이는 플라스마 상태에서 형성될 수 있다. 플라스마 상태란 어떤 물질이 강력한 열원으로 가열돼, 기체 상태를 뛰어넘어 전자·중성자·이온 등 입자들로 분리된 상태를 의미한다.

 

초고온의 플라스마가 생성되면 이를 적절하게 가두고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 지구상에 현존하는 물질 중 1억도 이상의 초고온을 접촉하고도 원형을 유지할 수 있는 물질은 없다.

금속원소 중 열에 가장 강하다는 텅스텐도 6000도를 넘어가면 기체가 돼 증발해버린다. 따라서 자기장이나 충격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이용해 플라스마를 가두는 방식이 필요하다. 즉 진공 용기 내에서 플라스마를 벽에 닿지 않게 가두면 벽면의 온도는 수천 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스마를 가두더라도 이를 세심하게 제어하고 유지하는 데는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즉 고온의 핵융합 플라스마는 안쪽과 바깥쪽 사이의 압력 차이와, 자기장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발생시킨 대용량의 전류로 인해 불안정하게 요동치게 된다. 이를 얼마나 세심한 제어로 오랫동안 유지하느냐가 핵융합 발전 상용화의 핵심인 셈이다.

 

우리나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은 이런 태양에너지를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1995년부터 인공태양 개발에 착수했다. 이런 인공태양인 ‘KSTAR 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동안 12년에 걸쳐 국내 기술로 개발된 KSTAR2008년에 최초로 플라즈마 상태 도달에 성공했음이 공개되었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고성능 플라즈마(H-모드) 운전을 1분 이상(70) 지속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이온 온도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최초로 달성하며 본격적으로 핵융합 상용화 핵심기술 분야인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연구에 착수했다.

이후 202020, 202130초의 1억도 운전 달성으로 세계 기록을 이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모드인 ‘FIRE 모드를 발견, 네이처 논문에 게재되면서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주요 난제 해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둬 왔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실험은 202312월부터 20242월까지 진행된 것으로, 내부 플라즈마 대면 장치인 텅스텐을 탄소 소재에서 텅스텐 소재로 교체한 후 이뤄진 첫 실험이다.

KSTAR는 해당 실험에서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시간을 48초로 연장하고, H-모드 운전 시간을 102초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실험을 통해 KSTAR 장치가 장시간 운전을 위한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장치 특성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실험에 적응하고 기존의 성과를 경신한 것은 국내 연구진의 플라즈마 제어 및 운전 역량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그리고 2024222, '인공 태양' 핵융합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플라스마 붕괴 원인인 자기장 불안정성을 극복할 인공지능(AI) 자율제어 기술이 개발됐다. 즉 한국연구재단은 중앙대학교 서재민 교수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에그먼 콜먼 교수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핵융합 인공 태양의 불안정성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실제 핵융합에너지가 상용화되기 위해선 첫째, 최대 전기출력 500메가와트(MW) 이상 둘째, 지구상 희귀한 삼중수소 유효자급률 1 이상 셋째, 안전성 넷째, 경제성 등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전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실증로 구축에 들어갈 비용과 인력도 만만치 않다. 핵융합 실증로는 최소 10~20만평 규모로 구축돼야 한다. 또한 방사능을 띈다고 알려진 삼중수소를 직접 다루진 않지만, 토카막 안에서 발생되는 점을 고려해 설립 위치에 따른 지역민 여론도 간과할 순 없다.

과기부는 2035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실증로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란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그 준비를 착실하게 존비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핵분열에너지의 경우 연쇄반응에 성공한 뒤 14년 후 상용화가 됐음을 감안할 때 2035~38년 사이 ITER로부터 핵융합에너지가 연쇄반응에 성공하면 최소 2050년대엔 상용화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핵융합로(ITER)는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한 거대 인공 태양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35개국이 참여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공동 과학 프로젝트다.

 

KSTAR 개발 시작 당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2026년까지 초고온 플라즈마를 300초 동안 운전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했다. 초고온 플라즈마가 300초 동안 운전되면 핵융합 반응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023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KSTAR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48초 동안 유지했다.

곽종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초고온 플라즈마연구부 부장은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가 300초 동안 유지된다면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향한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35년 이후 ITER의 목표 달성(에너지 증폭률 10) 여부와 핵심기술 확보, 핵심 부품 국내 조달 등을 고려해 국내 핵융합에너지 실증로 건설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핵융합에너지가 실제 전력까지 생산하는 실증로다.

 

현재 주로 연구되며 가장 실용화에 근접한 방식은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tokamak) 방식이다. 토카막은 초전도자석 등 강력한 전자석를 이용해 자기장을 형성, 플라스마를 진공 용기 내에서 공중에 띄운 상태로 유지하는 핵융합 장치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에 가깝기때문에 큰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고 전자석에 이용될 경우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 수 있다. 예컨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경우 약 10만 개의 초전도 선재로 이루어진 토카막 자기장 코일을 통해 플라스마를 유지한다. 그리고 KSTAR의 초전도자석이 나이오븀틴(Nb3Sn)이라는 신소재 초전도자석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핵융합 장치로, 다른 핵융합 장치에 비해 10배의 자기장 정밀도를 가진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 기업 미국 록히드마틴도 우주선과 항공기, 선박 등에 넣을 소형 핵융합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핵융합은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고온 플라스마 환경에서 헬륨 원자핵으로 바뀔 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라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핵융합의 원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론상 1g의 수소로 핵융합 발전을 하면 석유 8t에 달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융합 발전은 여러 방식이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록히드마틴 등은 소형 핵융합 기기 개발에 주력한다. 반면 한국은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초전도 토카막 방식의 거대 설비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ITER200급 전기 출력을 내는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해 2040년까지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200는 약 2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중공업 등이 ITER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설비인 ITER보다 미국이 채택한 소형 핵융합 방식이 더 빠르게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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