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름 모를 한떨기 들꽃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게 된다.
세계 인류는 외딴 곳에 핀 이름 모를 한떨기 들꽃처럼 살아가야 했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만심으로 과학문명의 힘을 빌려 만들어 낸 역대에 가장 큰 재앙이 우릴 위협하고 있다.
산골짜기 깊은 골에 아무도 찾지 않는 외딴곳에 핀 이름 모를 한떨기 들꽃이 있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이들을 아무런 의미 없이 사라질 무모한 존재라고 이를 짓밟아 버렸다.
그렇지만 지구생태계란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잡아먹는 약육강삭(弱肉强食)의 세계가 아니라 함께 공존 발전해 나가는 시스템으로 구축 되어있다는 사실을 기후위기와 지구멸종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세상 모든 지구생태계는 그들 나름대로의 존재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에 지구환경을 지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다고 여기고 아무런 지구환경을 짓밟고 개인의 편의와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만 여겼다. 그렇지만 기후위기가 세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지구생태계가 멸종되어 더이상 지구에서 생물체들이 살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는 위험신호를 알게 되면서 세계 인류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으로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산업혁명 이후 250년간 세계 인류는 화석연료를 마구 사용하여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시대를 구가하고 과학 문명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생태계를 짓밟아 희생의 대가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세계 인류는 실속 없이 허풍 떨고 출세에 욕심을 보이면서 거짓과 갖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세상을 어지럽고 복잡하게 만들어가면서 으시대면서 살아왔다.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요지경 속같은 세상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면서 경쟁에서 뒤진다면 설 땅을 잃게 된다는 불안감으로 매일매일 초조하게 긴장하면서 살아왔던 것이 아닌가?
깊은 산속에 외로이 자신의 정초함을 잃지 않고 고고하게 자태를 내보이면서 이 세상에 아름다운 향내를 풍기면서 살아가는 들꽃처럼 우리들은 그렇게 여유를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었는데도 경쟁사회에 하나의 도구와 같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시장경제라는 틀에 얽매었기 때문이다.
깊은 산속에 외로이 핀 들꽃들은 우리들과는 달리 복잡한 세상을 멀리에서 관조하면서 존재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만족하면서 아름다운 향내를 풍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우리들은 이런 들꽃처럼 여유와 향내를 뿜기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인가?
2022년 12월 7일부터 19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제15차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COP15)에서 개최되었다. 여기에서 “지구 내 육상, 해양 면적의 30%를 생태보호 구역으로 설정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 그리고 멸종된 생물 종 30%를 복원시켜 나가자고 선언하였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현재 해양면적의 7.96%, 육상 면적의 16.7%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해양 2.12%, 육상 17.15% 수준에 머물러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 6년 내에서 해양면적의 4배, 육상면적의 2배 이상을 생태보존구역으로 지정하여야 하는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구생태계의 3분의 2나 멸종된 상태이어서 이를 되살리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매일매일 생활하기조차도 힘겨운 실정에서 추가적으로 생태보존구역을 설정, 생태를 복원시키는 일까지 도맡아서 해야된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2018년 현재 전 세계 인구는 76억명에 이르는데 이는 200년 사이에 8배가 늘었다. 하지만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0.01%에 불과한 인간이 모든 야생 포유동물의 83%와 식물의 절반을 파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의 론 밀로(Ron Milo) 교수가 이끄는 국제공동연구진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내용에서는 “인간은 ‘만물의 제왕’으로 지구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여 불과 1만년 안팎 사이에 지구생태계에 큰 불균형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이 유일하게 개체 보전을 지켜준 생명체는 가축뿐이다. 현재 닭, 오리 등 가금류는 모든 조류의 70%, 돼지 등 가축은 모든 포유류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포유동물 가운데 야생에서 서식하는 동물은 4%에 불과하다
인류는 한 해 600억마리에 이르는 닭을 먹어치우고 있고 2020년에는 닭이 돼지고기를 제치고 세계 최대 육류로 등극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50년 사이에만도 지구상 동물의 약 절반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인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농업, 벌목, 각종 개발 등 자연 파괴행위들은 결국 6번째 대멸종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 문명을 태동시킨 농업혁명, 자본주의 씨앗을 뿌린 산업혁명이 생명체의 대규모 멸종을 촉발한 촉매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린 놀래지 않을 수 없다.
2023년 2월에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와 미국 칼리포니아 공과대학이 공동으로 지구촌 생태계의 생물량 변화’를 발표하였다.
지구에 생물량을 탄소로만 계산할 때 총 5500억 톤의 생물량이 존재한다. 이 중에 사람은 6000만 톤으로 1만의 1에 불과하지만 지구 포유류 전체의 생물량은 10억 2천만톤이다. 이 중에서 야생 포유류는 육상에 2000만t 해양에 4000만t이 사고 있어 5.8%에 불과하고 나머지 94%는 인간과 가축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얼마나 인간이 지구생태계를 착취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6억3000만t에 이른 가축의 3분의 2는 소였고 돼지의 무게는 육상 포유류 전체의 약 2배로 나타났고 개의 무게도 전체 야생 육상 포유류와 비슷했다.
야생 육상 포유류 생물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은 북미에 4500만 마리가 사는 흰꼬리사슴이었고 이어 세계에 3000만 마리가 서식하는 멧돼지였다. 아프리카코끼리는 무겁지만 개체수가 적어 3위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야생 육상 포유류 가운데 사슴과 멧돼지 등 발굽이 짝수인 동물(우제류)의 비중은 49%에 이르렀다. 이어 쥐 등 설치류가 16%, 코끼리 8%, 캥거루 등 유대류와 박쥐류가 각각 7%, 인간을 뺀 영장류 4%, 사자 등 식육목 3% 순이었다.
한편 사람과 가축이 먹으려고 재배하는 농작물의 생물량은 100억톤 수준으로 전체 식물량의 2%에 불과하다. 결국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면서 지구 생물량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사람과 가축, 몇몇 식물(농작물)만이 생물량을 비정상으로 크게 늘린 셈이 되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기후재난이라는 인류 자신과 지구생태계의 위기마저 초래하게 돼 세계 인류가 지구환경을 망친 망나니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세계 인류는 외딴곳에 핀 이름 모를 한떨기 들꽃처럼 살아가야 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만심으로 과학문명의 힘을 빌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소비가 만들어 낸 역대에 가장 큰 재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