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19(금)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이르신 이는 최영 장군입니다. 그 한 마디가

최영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놓았지요.

어느 정도 인격을 닦아야 황금을 돌 같이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면서도

한때는 이 만한 카타르시스도 없다고 생각했었지요.

 

가난했던 학창시절, 이를 금과옥조로 삼아 스스로를 위안하기도 했습니다.

돈이냐 젊음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 없다가도 생기는 게 돈 아냐?“

이렇게 친구와 맞장구치면서 말이죠.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요즘의 학생들에게 최영의 말을 빌려 돈에 대한

생각을 물으니 한 친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네요. “? 말도 안 돼. 황금을

어떻게 돌과 비교해요.“ 아이들이 한바탕 깔깔 대며 엄지 척합니다.

돈 그거 없으면 청춘 비참해져요.“

 

수렵시대와 농경시대에는 돈타령이 지금 같진 않았겠지만, 산업시대를

돌면서 돈의 위용은 갈수록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돈은 알라딘의 등불이란 말도 있어요. 무슨 소원이고 다 이루어 주는

마법의 등잔처럼 돈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돈은 모든 사람을 엎드리게 하는 유일한 권력.’이란 말도 나왔습니다.

 

머리는 빈 깡통이면서 지식을 탐하는 부자 귀신이 있었답니다. 그가

당대의 석학인 가난한 선비를 찾아가 지식을 팔라고 간청합니다.

한 오천 냥이면?” 선비가 들은 척도 안합니다. “만 냥까지 쳐드립죠.

만냥 큰돈입니다선비의 얼굴에는 미동도 없습니다. 한참을 쩝쩝거리던

귀신이 통 큰 배팅을 합니다. “십만 냥! 어떠십니까?”

 

그러자 선비는 미련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계약서를 쓰기 무섭게

귀신이 궁금함을 못 참고 묻지요. “아무리 10만냥이 크기로서니 그래도

그렇지 팔 생각을 하십니까?“

눈을 감고 있던 선비가 빙긋이 웃습니다. 그리고 그 돈이면 귀신도 살 수

있다네.” 돈의 위력을 한마디로 압축해 보인 얘기입니다.

 

그러나 돈을 쓰는 재미보다 버는 즐거움에 빠진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GH 노만이 쓴 크리스의 얼굴이라는 작품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죠.

한 친구가 죽기 살기로 억척스레 돈만 버는 부자를 향해 비아냥거립니다.

 

그렇게 돈을 벌면 뭘 하나. 아들이 자네가 버는 이상으로 방탕하게 낭비할

텐데. 허망한 일 아닌가?“ 그러자 부자가 너털웃음을 짓습니다. ”모르는 소리

말게. 제 놈이 아무리 돈을 펑펑 쓰고 놀아본들 애비의 돈 버는 즐거움에

비할 텐가?“

 

또 이런 사람도 있지요. 일생을 성실히 노력해서 거부가 된 금융업자가

임종이 가까워지는 모양입니다. 이 부자에겐 불행히도 자식이 없었지요.

형제들이 저 많은 유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 달라고 은근히 보챕니다.

형님 정신이 이만하실 때 말씀 하셔야 합니다.” 형제의 채근을 받던 금융

거부가 그들을 돌아보며 빙그레 웃습니다.

 

알아서 처리하게 난 관심이 없네. 내가 일생 동안 즐길 대로 즐기고 남은

찌꺼기에 불과한 거 아닌가.“ 참 대답이 쿨 합니다. 돈을 버는 재미가

귀하고 즐거웠지 번 돈은 한낱 즐거움이 타고난 재에 불과하다는

그 인식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요한 기본 요소입니다. 그렇지만 돈에 대한

가치관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물질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황금을 돌같이 보라는 말은 돈이란 신() 앞에 쉽게

무릎 꿇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안깁니다.

*글 이관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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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을 돌 같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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