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고갈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는 태양전지, 풍력 터빈, 2차전지, 고효율 모터, 고효율 전구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만들기 위한 핵심 원자재들의 수요는 급증하고있는 실정이다.

빛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태양전지에는 갈륨(Ga)과 텔루륨(Te) 등이 필요하며, 풍력발전 터빈에는 니켈(Ni)과 망간(Mn)이 쓰인다. 풍력발전과 전기차 등에 필수적인 고효율 모터에는 네오디뮴(Nd)과 디스프로슘(Dy) 등 희토류가 영구자석 재료다.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ESS)2차전지에는 리튬(Li)과 코발트(Co) 등이 핵심 원료이며, 고효율 전구인 LED에는 갈륨 등이 전극재 재료로 사용된다.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정화장치 촉매로는 백금(Pt)과 팔라듐(Pd) 등이 쓰이고 있다.

리튬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희토류는 중국,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의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희토류와 리튬, 백금 등의 공급은 80% 이상을 3대 생산국에 의존하고 있다.

니켈은 가채연수가 31년으로 다른 광물에 비해 매장량이 적은 편이며 국제유가가 중동 등 주요 산유국 정세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처럼 이들 광물 역시 특정국가의 사정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재료로 쓰이는 리튬 가격이 지난 1년 새 3배 가까이 폭등했다. 실제 리튬을 추출하는데 최대 18개월이 걸리고 일반적으로 광산 개발 이후 생산까지 최대 15년이 소요된다. 때문에 가격상승이 공급확대로 연결될 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대다수 녹색 광물이 철광석과 구리 등 주요 광물 생산의 부산물로 채집되고 있다.

태양전지 패널의 재료로 쓰이는 텔루륨 1kg은 구리 1,000톤의 생산 과정에서 얻어진다. 만일 텔루륨 가격이 강세가 되더라도 구리 가격이 약세일 경우 텔루륨의 공급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 더욱이 녹색 광물들은 아직 선물시장이 개설되지 않았고, 소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소비자 간 개별 협상을 통해서 거래되고 있다.

리튬의 경우 칠레의 SQM, 미국의 FMC과 알버말 락우드 등 3개 업체가 세계 생산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이같이 녹색 광물은 소수 기업에 의해서 장악되고 있기 때문에 독점가격 형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전기 모터용 영구자석에는 강력한 자성을 갖기 위해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이라는 희토류가 널리 쓰이고 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 한 대에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이 약 1kg 들어가며, 2차전지까지 고려하면 10kg 이상의 희토류가 필요하다. 우선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자석의 결정 입자를 아주 작게 하거나 나노 파우더를 활용하기도 한다. 실제 일본에서는 디스프로슘의 양을 40%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같이 희토류 가격 급등에 대비한 기술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차전지의 리튬만 하더라도 니켈이나 망간, 철 등을 활용하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전극 재료의 최적 조성 탐색은 물론 미세 구조의 혁신, ()고체 전지 및 차세대 전지의 개발 등에 주요 전지 기업들 간 기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편 제품으로서의 수명을 다한 폐기물에서 녹색 광물을 회수하여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재순환시키는 리사이클링이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 등 해당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들은 리사이클링을 통해 수요량을 조절할 여지를 키워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2010년 이후에 리튬이온전지, 태양광 패널 등의 리사이클링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즉 다 쓴 전지, 전자 제품을 수집, 처리하여 유용한 광물을 재순환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미츠비시, 히타치, 혼다, 도시바 등 전기전자, 자동차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사가 생산했던 제품들 혹은 생산 공정에서 나온 스크랩들로부터 중요한 재료들을 뽑아 공정에 재투입하거나 부품 기업에 공급한다.

2030년경에 태양광발전 능력이 1,600GW에 달하며, 동시에 태양광 패널 폐기물도 200만 톤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의 태양광 패널 리사이클링 기업인 PV CYCLE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재료는 90~97%까지 회수, 재활용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의 회수와 리사이클링에 일찌감치 뛰어든 퍼스트 쏠라(First Solar)는 유리는 90%, 반도체는 95%, 텔루륨(Te)80% 이상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태양광 패널의 수명이 25~30년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2020년대 중반 이후 폐기물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녹색 광물의 리사이클링과 관련한 입법을 강화하고 있다.

 

청정에너지시대에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원자재 공급이 필수적이다. 이런 원자재가 석유 못지않게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고 생산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 각국이 청정에너지 생산체제 구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해야 될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 재생에너지의 한계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정에너지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해 나가는 방안이며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의 배출을 감축시켜 나가는 길이다. 때문에 불가피하게 추진해 나가야 사업이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원자재 확보가 어렵다고 하니 사실상 발전가능성이 어렵게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새로운 원자재 확보에 경쟁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자재 부담 없이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미래 에너지 계획을 설계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고 궁하면 통한다는 말도 있다. 청정에너지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국민경제가 지속적인 발전기틀이 마련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청정에너지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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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시대의 새로운 자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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