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산업혁명은 영국이 일으켰지만 이를 개화시킨 곳은 미국입니다. 선수를 잡고도 주도권을 내준 셈이죠.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이 이해력을 높여줍니다.

 

탐욕스럽고 냉혈한인 스크루지는 영국 상인의 한 단면이기도 해요. 이들은 돈을 벌면 호화스러운 별장이나 저택을 짓고 고귀하게 살려고 합니다. 이러한 풍토에서는 대기업이 나올 수 없습니다.

 

캘빈의 종교개혁은 이러한 인식을 깨뜨렸어요. 부지런히 돈 버는 것도 편안하게 사는 방법임을 알린 겁니다. 가치의 변화를 불러일으켰지만,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대기업은 미국에서 먼저 등장합니다.

 

증기기관차를 만든 영국 회사는 중기업이었어요. 종업원 수가 이백 명정도였으니까. 미국의 비즈니스는 청교도라는 특별한 인간에 의해 시작됩니다. 바탕에 종교를 깔고 있어요. 이런 토양에서 미국의 철도, 자동차, 석유, 철강 등이 산업화되고 대기업이 탄생합니다.

대륙횡단철도 건설이 그 출발점에 있어요. 방대한 사업규모가 자본을 키우고 연관 사업을 만들면서 종업원 천 명이란 상상 못할 기업조직이 만들어집니다. 당시는 군대에나 있을 법한 큰 조직입니다.

 

초기에 적자가 컸던 것은 큰 조직을 통제, 관리할 능력이 없어서였죠.이 같은 역경을 경험하면서 관리, 회계 등 전문 분야, 전문 인력이 양성되고, 새로운 경영기법이 만들어져 마침내 철도 정상화가 이뤄집니다.

 

미국의 기업풍토가 영국과 비교됨은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 것입니다. 러한 청교도 정신이 대기업의 등장을 거부감 없이 용인했어요. 이는 곧 대량생산, 대량판매라는 새 경제 질서를 만드는 배경이 됩니다.

 

철도왕 벤더 빌트는 선박으로 번 돈을 몽땅 철도에 부어 철도 산업화에 시너지를 높였지요. 록펠러도 수백 개에 이르는 석유기업을 통제하고자 경쟁사를 사들여 대규모 트러스트인 스탠더드 석유회사를 만듭니다. GM의 자동차, 철강 왕 카네기 등의 등장이 잇따랐습니다.

 

여기에 기업인의 천부적 기질이 더해져 그들만의 기업문화를 만들고 대기업의 발전을 통해 대량소비사회를 이끌어 냅니다. 대량 소비사회와 대량 생산체제가 밀고 당기면서 세계최강의 미국이 만들어집니다.

 

1920년대 말에 이미 인구 90%가 전기를 쓰고, 4분의 3이 자동차를 소유했어요. 미국 기업문화의 요체는 네 가지입니다. ‘정직하게 번다. 낭비하지 않는다, 끝까지 번다. 죽으면 기부한다.’

 

그 중심에 캘빈 이즘, 청교도정신이 흐릅니다. 록펠러센터, 카네기재단, 벤더빌트 대학 등의 설립은 부()를 대물림 하지 않고 사회로 환원한 사례입니다.

 

스탠다드 석유회사 재무담당 세브란스는 록펠러의 친구입니다. 어느 날, 선교사를 통해 병원이 없어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한국의 실상을 듣고 병원 건립에 거금 1만 달러를 내놓았어요. 그리고 4대에 걸쳐 지속적인 투자로 오늘의 세브란스병원이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의 자각도 빨랐어요. 근대혁명으로 청년층까지 새로운 인식을 깨친데는, 중심에 서양의 지식을 습득한 일본인들이 있습니다. 미국 기업의 형태에 조국이 접목된 일본식 재벌을 만듭니다. 사무라이들도 애국심을 앞세워 사업가로 변신하는 기회를 갖지요.

 

우리의 자각은 갑오혁명으로 시작됩니다. 좋든 싫든 일본 기업의 영향을 받으면서요. 한국기업의 애국적 태도는 이러한 환경에서 배울 수밖에요. 이에 더해 미국의 기업 형태와 기업인의 자세를 접하게 됩니다.

 

우리는 짧은 기간에 세계 톱클래스 기업을 만들었습니다. 해방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성된 기업이나, 훌륭한 지도자를 만난 것도 행운입니다. 20세기 신흥 독립국 중 대부분 지도자들은 정부가 일을 직접 하려다가

 

무능과 부패, 독재, 파탄을 불렀지요. 한국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한 이승만, 경제개발을 기치로 한 박정희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계획은 나라가 세워도 일만은 기업인에 맡겼어요. 서구의 시민혁명이 이끈 일을 각성한 몇 사람이 주도한 셈입니다.

 

25년 전 반도체 다음엔 의료산업이 21세기 꽃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건희 회장의 육성이 공개됐습니다. 그의 통찰과 혜안이 돋보였어요. 세상은 대기업의 싸움터입니다. 여기서의 승자가 세계를 지배합니다.

 

진정한 창의와 혁신은 어디에서 나오나? 국가의 부()는 어디에서 창출 되나? 맥박이 쿵쿵 뛰어야 할 기업 현장의 숨결이 약하게 들리는 것은 왜지? 무엇이 문제일까...

(글 이관순 소설가/ daumcafe/ lee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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