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7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인데도 아직도 내 고향, 당진에 대한 향수가 아련히 되살아난다,

어린 시절, 엄마가 갓 잡아 온 맛조개에 애호박이 들어간 밀국수가 그립다. 가끔은 엄마 손에 이끌려 갯벌에 나가 망뚱이와 맛조개, 게를 잡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제철에 나오는 굴, 숭어나 망뚱이 맛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 이 집 저 집 맛집을 찾아다니지만 그 옛날 그 맛은 찾을 길이 없다.

코 흘리게 어린 시절에 같이 뛰놀던 친구들, 지금은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직 출세를 해야 되겠다는 일념으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홀로 무작정 상경하여 고등학교를 다니던 그 때 너무나 많은 고생을 하였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연탄불이 꺼진 날이면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점심도 싸가지 못한 채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에 와서 겨우 옆집 아줌마 탄불에 밥을 올려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그런 생활이 몇 달이나 지속 된 뒤에는 영양실조에 각기병까지 걸려 다리가 뚱뚱하게 부어올라 3층에 있는 교실까지 올라 갈 수 없었다.

그래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처참한 심정으로 시골로 내려와야 했고 활성비타민 아로나민과 쌂은 팥을 먹으면서 쏟아지는 잠을 몇날 며칠이나 잤던 기억은 아직도 가슴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기대하시는 사법고시에 합격해야겠다는 단단한 각오로 밤새 법학 서적을 읽어 내려갔던 그 시절이 지금은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결국 대학 3학년 때 1차 사법고시에 합격하였지만 3선 개헌과 유신헌법이 발표되면서 법이란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시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젠 법관의 길을 접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던 촌놈의 근성은 버리지 못했다.

대학 졸업 후 군대에 입대하여 각 지방에서 올라온 장정들과 만나면서 세상에는 별다른 사람들도 많구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대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산업의 역군이 돼서 국민경제를 되살려 나가는 일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대형 증권회사에 공채 1기로 입사하여 총무, 인사, 기획 등 회사 살림을 맡게 되었고 입사후 10년 만에 지점장으로 나가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허지만 시시각각으로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가와 싸워나가는 바람잡이 노릇을 해야 되는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져  방황하던 중에 경제연구소에 근무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기업조사, 투자분석, 경제조사 등 각종 경제문제를 다루면서 글을 쓰는 업무를 천직으로 여기면서 KBS, MBN 등 방송에도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기회까지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경제연구소내 해외 유학파들이 자기 세력 확충하려고 나를 말어 내려는 움직임에 결국에는 경제연구소 생활도 밀려나는 불운을 겪기도 하였다.

2000, 50대 초반의 나이로 보험회사의 경영연구소를 마지막 직장으로 마무리 짓게 되었고 그 후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신문사에서 환경관련 칼럼을 쓰면서 앞으로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고 환경분야에 매진할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환경이란 모든 학문이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각 분야에 전문가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전문 보고서를 내놓고 있으나 이를 바탕으로 환경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야 될 텐데 전문적인 지식정보를 제대로 공급될 수 없다는 한계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내 자신이 경제연구소에서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 분야에서의 전문 보고서를 알기쉽게 정리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전문 보고서를 요약해서 알기쉽게 정리해 나가는 환경관련 콘텑츠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다.

 

이런 환경관련 콘텐츠를 10여년간 모아 온 내용을 교육자료로 정리하여 유명 교육기관과의 협약을 통하여 7권이나 되는 환경교육시리즈를 만들게 되었다.

그렇지만 기업들은 환경을 단순한 비용이라고 여기고 전혀 투자나 교육을 하려고 하지않았다.

환경관련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우선 기업의 비리나 캐려는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환경은 기업의 적이라고 여기는 경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환경교육 사업은 무모하게 실패하고 나서 국내 최고의 환경오염지역인 고향 당진을 위해서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2013년부터 당진신문에 당진시 지속가능발전 방안이라는 연재 칼럼을 쓰기 시작하였다.

또한 4년간 당진시 정책자문위원을 일하면서 낙후된 지방행정 체제를 경험하게 되었다.

사실 나 혼자 힘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환경관련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석문투데이라는 인터넷 신문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도 1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나 탄소중립이라는 절박한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정책당국자나 시민단체들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도대체 당진 환경문제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궁리를 하게 되었다.

 

당진시는 90년대까지만 해도 조용한 농어촌 마을에 불과했다. 그리고 당진시는 중국과의 무역 길이 열리는 서해안 시대가 개막되면서 급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우선 서해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서해대교가 생겨 당진시는 수도권과는 1시간 생활권으로 편입되었고 그리고 당진산업단지에 철강단지, 화력발전단지 등 중화학 공업의 핵심도시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석문산단과 인접해 있는 대산 석유화학단지와 밀집되어 있으면서 화력발전, 철강, 석유화학 등 환경오염업체들이 집단적으로 입주해 있어 국내 최고의 환경오염지역으로 부각하게 되었다.

 

2004년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하고 58,400억 원을 투입해 여의도 면적 2.5배에 달하는 대규모 일관제철소 설비를 완성시켰다. 이어서 KG스틸, 동국제강, 휴스틸, 환원철강 등 전기로 철강회사들이 연이어 입주하면서 이들에게 전기를 제공하기 위한 국내 최대의 화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 그리고 철강단지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20만 톤 선박까지 수용할 수 있는 천혜의 당진항만이 조성되어 해상물류망 및 육상물류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2016, 미국 NASA가 한반도 대기오염을 측정한 결과 당진서산 산업단지에 화석연료에 나오는 황산화물질보다도 더 많은 질산알미늄이 배출되고 수도권 2차 미세먼지의 28%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부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각종 조치가 내려졌지만 당진서산산단에 많이 배출되는 질산알미늄에 관한 언급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지역주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중앙정부가 환경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나서 당진 환경문제는 당진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에 당진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보다 체계적이고 설득력 있는 환경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미디어를 통하여 널리 알려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당진환경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한편 대산 석유화학단지는 국가산업단지가 아닌 개별산업단지라는 이유 등으로 여수 석유화학단지 등에는 각종 지원 혜택이 주어지는데 여기에서 제외되었다고 서산 시민들이 지속적인 성토에 나서고 있다.

대산5사인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엘지화학, 롯데케미칼, 케이씨씨 등 굴지의 대기업이 자리를 잡아 연 매출 40~50조 안팎에, 국세만 4조원이 넘게 내고 있는데 충남도와 서산시로 돌아오는 지방세는 국세의 1%도 정도인 4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란다.

이런 재정수입도 지역배출업체의 인프라 지원에 거의 대부분 사용되고 있어 서산 시민들은 오염된 환경과 각종 사고에 시달리게 만드는 것이외에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런 우리나라의 산업단지 정책은 지역주민들에겐 아무런 혜택이 없이 이젠 탄소중립과 미세먼지 문제까지 지역주민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어 산업단지에서 얻은 과실보다도 너무나 많은 책임만 부담하는 꼴이 되고 있다.

 

이제  당진시는 ‘2050 탄소중립은 국가적인 가장 큰 현안 과제에 대한 책임을 부담해야 되는 입장이다.

지난 325, 탄소중립 기본법에서 탄소중립 달성목표를 법정화하였고 이를 추진해 나가기 위한 각종 제도적인 장치와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관심을 갖게 하는 부문은 지금까지 중앙정부의 하향식으로 이끌어오던 탄소중립화 사업이 상향식으로 바꿔 이젠 모든 책임이 지방자치단체에게 넘겨졌다는 것이다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마련한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평가하고 여기에 예산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마중물 역할만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당진시가 탄소중립에 관한 모든 책임을 부담하고 이를 성공시켜 나갈 수 있는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중앙정부의 평가를 받게 되고 여기에서 인정을 받아야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내어 당진환경문제가 해결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당진시는 탄소중립 기본법에서는 탄소중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성공 가능한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탄소중립 관리센터, 탄소중립 시민연대 등을 결성하여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만 한다.

따라서 탄소중립의 최종 책임은 당진시민이 부담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진시민들은 다함께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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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당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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